저가 할인매장 이용·부녀회 단체구매까지

▲ 청주 성안길과 남주동 등에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천냥 하우스, 천원의 행복 다이소. 브랜드 없는 생활 잡화류 6000여 종을 공장 직거래로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다.
치솟는 물가가 서민생활을 옥죄고 있다. 하지만 짠순이들의 계획적인 소비는 고물가 파고를 넘고도 남는다. 알뜰 주부는 먼저 구매 물품 목록을 적은 뒤 저가 할인 매장을 찾는다.

생활 잡화류는 1000원∼5000원이면 6000종 이상을 구매할 수 있는 천냥 하우스를 찾는 것이다. 현재 청주 성안길과 남주동 일원은 '천원의 행복 다이소'란 생필품 잡화 가게가 3호점까지 문을 열고 있다. 청주 상당점 김진춘 점장은 "브랜드 보다 실용성을 강조한 상품들이다"며 "공장 직거래를 통해 유통비용을 줄이고 소비자에게 이익을 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70여 평의 가게 매장엔 무려 5000여 종의 생활도구와 잡화류 등 생필품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청주 남문로 이혜숙 점장은 "1000원 안팎의 균일 가에다 일주일에 2∼3차례 신상품이 들어오다 보니 빠른 순환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높이는 듯하다"고 말했다. 80여 평에 이르는 이 가게 또한 6000여 종의 생필품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천원 마케팅 명맥 이어…
'천원의 행복 다이소' 역시 IMF이후 저가 마케팅으로 생겨난 할인매장이다. 1000원짜리 김밥과 자장면 등이 애그플레이션에 무너진 요즘 천원 마케팅의 명맥을 잇고 있다. 현대판 보릿고개에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것은 대형 할인 매장들의 저가 자체브랜드 상품(PB)이 있다. 이마트가 가격혁명을 통해 PL상품 확대를 선언한데 이어 삼성 홈플러스가 5300여 종의 PB상품을 내 놓았다.

이들 상품은 밀가루 500g이 60원, 라면 120g이 40원 정도로 인하해 일반 제조업체 제품에 비해 20∼40%까지 저렴하다. 심지어 '최저가 할인매장'을 표방하고 나선 홈플러스는 최고 50%까지 저렴한 농산품(배추)도 있다. 농협물류센터는 가격 인상분을 아직 반영하지 않았다. 7일부터는 주요세재와 화장지 등 20∼30여 종의 생필품 가격에 대해 할인 행사에 들어갔다.

홈에버 청주점도 콩나물과 식자재에 대해 1+1행사를 하는 것을 비롯해 20가지 항목에 대해 30∼50%의 할인행사에 들어갔다. 물론 물량이 딸리는 밀가루와 라면의 경우 적게는 18%부터 50%까지 인상이 됐다.

아파트 부녀회 알뜰구매
하지만 무엇보다 짠순이 주부들의 모임인 부녀회의 움직임이다. 청주 일원의 아파트 부녀회는 대형할인점에서 물건을 묶음으로 단체 구매한 뒤 단지 주민들과 나누고 있다. 재래시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알뜰족도 있다.

청주 용암동 소라 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미영씨(35)는 "에누리에 덤 문화가 있는 시장에선 가격 흥정을 통해 저렴하게 야채를 구매하거나 같은 가격에 많은 양의 야채를 얻을 수 있어 이익이다"고 말했다. 주부 남수진씨(32)는 "1년 전만 해도 두 식구 일주일치 장을 보면 5만원이면 족했는데 이젠 10만원이 훌쩍 넘는다"며 "부녀회 단체 구매 등을 통해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름값 싼 주유소 찾기도
운전자들의 기름 값 줄이기 노하우도 눈물겹다. 주유소 가격정보를 알려주는 인터넷 사이트 오일프라이스워치(www. oilpricewatch.co.kr)를 통해 청주시내에서 기름 값이 가장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주유를 한다. 또 카드사별로 최소 30원에서 최대 100원까지 할인해 주고 있어 기름은 꼭 카드결제를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또 40∼80원까지 적립해 주는 포인트 카드를 이용하거나 정유사별로 적립액수에 따라 제공되는 경품을 받기 위해 포인트 카드를 이용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우선 4월 중 가공용 곡물과 농축산업 원자재 할당관세를 인하키로 결정했다. 또 소비자들에게 주유소 가격정보 제공 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임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가격통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역 한 인사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원가 상승 압력이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물가를 억제할 경우 한꺼번에 물가가 오르는 폭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물가 안정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더욱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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