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계여성의 날 100주년]
‘여성에게 차별 없는 일자리와 당당한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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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세계여성의 날 100주년]
‘여성에게 차별 없는 일자리와 당당한 삶을’
  • 오옥균 기자
  • 승인 2008.03.12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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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장애인·대학생·노동자·이주여성 대표 좌담회 가져
여성에 대한 사회 인식 변화, 법제도 개선 등 다양한 의견

지난 3월 8일로 세계여성의 날이 100주년을 맞았다.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미국의 한 방직공장 여성노동자들이 근로여성의 노동조건 개선과 여성의 지위향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정해졌다. 세계여성의 날 100주년을 기념해 도내에서도 뜻 깊은 행사가 여러 곳에서 열렸다.

충북여성민우회·충북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등 7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충북여성연대는 지난 6일 청주시 여성발전문화센터에서 출범식을 갖고 ‘3·8충북여성대회’를 열었다. 같은 날 청주예술의 전당 대회의실에서는 민주노총충북지역본부, 전교조충북지부 여성위원회 등 8개 단체가 참여한 ‘충북여성한울림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충청리뷰·민교협 충북지회 후원으로 좌담회가 열렸다.

‘충북에서 여성으로 살아가기’란 주제로 열린 좌담회에는 사회적 약자의 삶을 살아가는 지역 내 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여성의 사회적 위치에 대한 진단과 일자리 현장에서 겪었던 여성차별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고 해결책을 모색했다. / 편집자

▲ 지난 6일 청주예술의 전당 대회의실에서는 세계여성의 날 100주년을 기념해 각 계 여성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충북에서 여성으로 살아가기’라는 주제로 좌담회가 열렸다.


강수분 “학교 주체인 학생들 아줌마 힘 실어줘야”
유주영 “농산물 함께 생산하고도 생산자는 남편”
김상윤 “여성장애인 장애인이기 이전에 같은 여성”
헬 렌 “결혼해도 2년간 외국인 신분, 맞아도 못 떠나”
이혜경 “체육대회, 남학생은 운동, 여학생은 전 부쳐”


▲ 김연각 씨.
서원대 김연각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는 여성비정규노동자를 대표한 강수분 씨(공공서비스노조 청주대분회), 여성농민을 대표한 유주영 씨(전국여성농민회 충북연합), 여성장애인을 대표한 김상윤 씨(충북여성장애인연대), 이주여성을 대표한 헬렌 씨(외국인노동자인권복지회), 여대생을 대표한 이혜경 씨(충북대학교 총여학생회)가 참여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좌담회는 각 분야에서 느끼는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한 공통 답변과 방청객의 개별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구성됐다.

Q 어떤 일에 종사하고 있으며 가정과 일터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문제점은 무엇인가?
·김상윤 : 충북여성장애인연대 성폭력상담소에서 9년째 근무하고 있다. 일터의 문제라기보다는 9년간 상담을 하면서 만난 여성장애인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나도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다행히 부모님들은 비장애인인 언니와 나를 차별하지 않으셨다. 언니를 더 사랑한다거나 나를 안쓰러워하지 않으셨다.

하지만 상담소를 통해 만난 장애인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아무런 경제적 도움이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지적장애인이 그렇다. 가정에서 그들은 그저 빨래나 하고 청소나 하는 삶을 산다. 사회에 나올 기회가 없다.

·이혜경 : 충북대 총여학생회 일을 하고 있다. 학내 여학생 문제는 성희롱·성폭행과 성역할 구분에 따른 성
▲ 이혜경 씨.
차별 문제, 아르바이트의 성차별문제 등이 있다. 우선 아르바이트에 대한 문제를 이야기 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비싼 등록금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뛰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아르바이트 사회에서도 성차별은 존재한다. 업주들은 같은 임금이면 남학생을 선호하고 같은 일을 해도 여학생은 더 낮은 급여를 지급하는 실정이다.

성역할 구분에 따른 성차별도 학내에 존재한다. 학생을 대표하는 총학생회에서도 회장은 남자가 맡는다. 그렇다보니 월경페스티벌이나 여학생 휴게실 등 여성복지에 관한 것은 담론화되지 않는다. 또한 기획과 홍보는 남자가, 여학생들은 홍보물을 그리는 보조역할에 머무른다.
술자리에서는 아직도 남자 선배들 술 따르게 재밌게 해줘야한다는 인식이 남아있고, 축제 때 여학생들은 부침개를 부치고 체육대회에서 응원을 맡는다.

·헬렌 : 아직 필리핀 국적을 가지고 있다. 4년 전 결혼을 했고 지금은 이혼하고 국적을 취득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이 큰 원인이다. 가족간의 의사소통 부재로 이해가 부족하다. 이주여성 노동자들은 더 큰 차별을 받고 있다. 폭력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여전히 많은 노동자들이 폭력을 당하고 있고 임금체불도 부지기수다. 밤 11시가 넘어서 저녁을 먹이기도 한다. 이렇게 어렵게 번 돈은 또한 이주여성의 몫이 아니다. 남편에게 급여를 모두 뺏긴다.

▲ 강수분 씨.
·강수분 :
청주대에서 11년째 시설청소를 해오고 있다. 처음 들어올 땐 정규직인줄 알았다. 1년이 지나서야 비정규직인 것도 청주대 소속이 아닌 청소용역회사 소속인 것도 알았다. 첫 월급으로 37만원을 받았다. 정규직과는 3배의 차이가 났다. 10년을 넘게 근속한 지금도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해마다 채결되는 용역계약에서 회사가 고용을 승계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실직하게 된다.

근무환경도 열악하다. 사람을 더 고용해야 하지만 최저낙찰제로 계약한 용역회사는 이윤을 남기기 위해 고용인원을 지금보다도 줄이려한다. 피해를 보는 것은 노동자뿐이다. 또한 용역회사 소속이다 보니 청주대가 직원을 위해 운영하는 시설이나 복지혜택을 누릴 수 없다. 한 번은 한 여성근로자가 빈차로 운행하는 학교 통근버스를 얻어 타려다 망신을 당했다. 청주대가 운영하는 대천수련원도 우리는 사용할 수 없다. 정규직 직원들이 수련원을 가면 우리는 남아서 학교 청소를 해야 한다.

·유주영 : 진천에서 농사지으며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여성으로서 농촌에서 살아가
▲ 유주영 씨.
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다. 예전의 농촌과 지금은 환경이 다르다. 농업이 규모화되고 있다. 남편이 들에 나가 일을 하고 아내가 집안일을 하는 구조가 아니라 둘이 함께 나가서 일을 하고 집안일도 아내의 몫이다. 아이들의 문제도 심각하다. 농번기에는 아이들과 만날 시간이 없다. 방치의 수준이다. 아이들은 방과 후 뻔한 시골의 몇몇 학원을 돌아야 한다.

농사에서도 여성은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만 사회적 관계를 맺을 땐 소외된다. 생산자실명제로 생산되는 생산물 또한 남편의 이름이 사용된다. 보조금·융자지원금을 받을 때도 남편이 대표가 된다. 농촌사회는 사회적 관계가 남자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여성농민회는 회의진행조차도 어렵다. 남자들은 옷만 차려입고 나가면 되지만 여자는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야 한다. 당연히 소란스럽다.

Q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하는 원인
·김상윤 : 일반인들은 어떻게 지원해야하나 고민한다. 심지어 사회복지사들도 마인드가 없는 사람은 인간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존재로 여성장애인으로 대한다. 특별한 관심, 잘못된 편견이 여성장애인을 더욱 힘들게 한다.

원인은 이해부족이다. 여성이든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혼자 벌어먹고 살기에도 바쁜 대한민국이다.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차별하지 않는다. 모르기 때문에 여성성장애인이니까 특별하고 잘해줘야 될 것 같은 생각을 한다. 하지만 장애인 그걸 원하는 게 아니다.
더욱 큰 문제는 여성장애인 본인이 차별받고 산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남성중심 사고방식에서 살았기 때문에 차별이 차별인줄 모른다. 성폭력을 당해도 당했다고 인지하지 못한다.

·이혜경 : 대졸여성 취업 중 10명 7명이 비정규직인데 학생들은 실감하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지만 나 혼자만 취업하면 된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는 것이 문제다. 학내 여성의 복지향상과 같이 본인의 권익과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

▲ 발고스 헬렌 씨.
·헬렌 :
이주여성이 가정과 사회에서 불합리한 대접을 받는 원인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이다. 외국인노동자인권복지회에서는 이주노동자를 위한 한글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공장이 이를 거부한다.
·강수분 : 용역회사는 허수아비다. 우리는 청주대에서 일을 하고 용역회사는 청주대를 대신해 임금을 나눠주고 청소용품을 나눠주는 일을 할 뿐이다. 일자리 창출을 한다면서 비정규직만을 양산하는 사회구조의 문제다.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해나가고 모범을 보여야 할 학교가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해나가는 것은 비판받아야 한다.

·유주영 : 농촌 인구가 부족하다. 그 원인은 도시보다 열악한 생활환경이다. 1학년 입학 땐 30명이던 학생이 졸업할 때는 20명도 채 되지 않는다. 젊은 사람이 없고 아이가 없다. 폐교는 점점 늘어가고 읍소재지의 학교에 보내려는 학부모들도 있다. 농촌에 사람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의 교육이다. 또한 가부장적인 가정의 모습이 심한 것도 농촌이다.

Q 여성차별 해결책은?
·김상윤 : 인식의 전환이다. 지난해 충북도 여성정책과에서 진행하는 여성발전기금 활용사업 신청을 했다. 하지만 여성의 지위향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답변이 왔다. 장애인 관련사업은 경로재활과로 문의하라는 것이다. 행정기관에서도 인식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여성장애인은 장애인이기 앞서 여성이다. 기본적인 인식전환없이 제도를 바꾼다고 해도 여성장애인의 인권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혜경 : 남성이 위에 있는 조직구조로 인한 문제다. 또한 인식의 문제다. 여학생들 사이에서도 총여학생회의 존재나 성문화바로잡기를 위한 토론회, 좌담회 등을 개최하지만 관심이 없다. 차별을 의식적으로 깨닫지 못한다.

충대 중문 상점을 중심으로 ‘3480원 최저임금을 지켜라’운동을 펼쳤다. 큰 성과는 없었지만 상인들에게 최저임금과 성차별에 대한 인식을 심어줬다. 총여학생회가 중심이 되어 학내의 불평등을 알리고 개선하는데 노력하겠다.

·헬렌 : 의사소통이 자유로워야 한다. 이주여성은 한국어 공부는 물론 문화와 전통을 익혀 빨리 적응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한국인들은 이주여성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고 동화될 수 있도록 기다려줘야 한다. 다문화가정, 글로벌가정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

법적으로는 일단 국적을 따내는 것이 어렵다. 결혼을 해도 2년간은 외국인 신분이다. 그 후에도 남편 승인이 있어야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 이를 악이용해 가정폭력이 빈번하고 있다. 맞고 살아도 집을 나가지 못하는 이유다. 또한 고용허가제를 통해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은 3년간 직장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3번밖에 없다. 또한 두 달 안에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출국 조치된다. 내국인과 외국인의 차별이 심하다. 현재 이러한 차별과 관계해 헌법소헌을 준비 중에 있다. 이주여성이 폭력과 차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강수분 : 비정규직으로 2년간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법이 있다고 하는데 무조건 해야 된다. 또한 청주대로 한정해 생각하면 최저가낙찰제로 시행하는 입찰제도를 바꿔야 한다.
사용자는 최저임금을 최대임금이라고 생각한다. 살아갈 수 있는 생활임금이 되어야 한다. 노조를 만들기 전까지는 최저임금도 보장되지 않았고 4대 보험도 안됐다.

학교는 우리가 권리를 주장하기 전까지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다. 법도 내가 권리를 찾으려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해고의 두려움 때문에 행동하지 못하면 권리를 찾을 수 없다.

참가자간 질문

·강수분 : 청소용역을 하는 아주머니들의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 고려대·덕성여대 학생들이 나섰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나선다면 권리를 찾는 일이 쉬워질 수 있다. 아줌마들을 위해 나설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다.

·이혜경 :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이나 운동에 관심이 있긴 하지만 주체적으로 모임을 결성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왜 우리를 부추겨서 실패하게 했냐’는 원망도 있을 수 있다. 도와드리는 것이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강수분 :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 뿐 아니라 다른 학교의 시설청소종사자들도 생각은 있지만 실행하지 못할 수 있다. 스스로 노조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 의식이 깨어있는 학생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방청객 질문

Q 성차별 피해사례
·김상윤 : 많은 사건들이 있지만 상담의 기본은 비밀이다.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는 사례를 말하자면 3년 전
▲ 김상윤 씨.
26세 지적장애인에 관한 이야기다. 마을 사람들이 모판 나르는 일 등 농사 일을 시키고 일당으로 담배 2갑을 주면 좋아했던 여성 A씨는 마을 사람들의 외면속에 수년간 갈취를 당했다. 국가보조금은 이장이 챙기고 몸까지 유린당했다. 하지만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고 세상에 알려지자 주민들은 땅값이 떨어진다며 마을에서 쫓아내려 했다. 주민들은 A씨를 미친여자라고 생각했지 같은 여성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사회자 :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문제를 들어보는 뜻 깊은 자리였다. 해결방안이 나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지만 좌담회를 계기로 여성문제로 연대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참가자의 의견을 종합해본다면 전체의 틀인 구조와 개인의 문제는 분리해 생각할 수 있다. 구조도 결국 개인이 만든 산물이고 구조는 개인의 의식을 좌우하게된다. 차별받는 여성은 지배계급의 이익을 위해 세뇌된 구조의 희생양이다. 개인의 의식도 중요하지만 구조적인 변화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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