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정 전 청주시장, 통일교 실력자와 수차 접촉
평화대사 자격으로 지난해 방미, 추후 방일 계획

통일교가 초종교(超-)와 초국가(超-)를 내세우며 만든 외곽조직인 평화대사협의회의 충북회장을 맡고 있는 나기정 전 청주시장은 가정당이 내세운 충북지역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그 사람들은 본부에서 결심만 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며 “그만큼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나 전 시장의 종교는 천주교이지만 통일교가 주선한 일본 세미나에 참석한 인연으로 2006년 7월부터 평화대사 충북회장을 맡고 있다. 초정이 고향인 나 전 시장은 이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통일교의 고위 관계자와 접촉하며 청원군 소유의 초정스파텔과 초정 일화공장 내부에 있는 ‘초정원탕’의 맞교환 등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시장은 “통일교가 자본을 투자한다면 심각한 운영난에 빠진 스파텔을 통일교 연수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고, 세종대왕이 눈병을 고치기 위해 행궁을 지었다는 초정원탕은 청원군이 역사문화유적지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빅딜 추진에 대해 시인했다.

나 전 시장은 그러나 “지난해 5월 통일교 관계자들이 스파텔을 직접 둘러보고 ‘시설이 생각보다 연수시설로 적합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면서 “충북도 공무원들이 다 그렇지만 청원군이 너무 소극적인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까지는 크게 진척된 것이 없다는 얘기다.

▲ 통일교 평화대사 자격으로 초정원탕과 스파텔의 빅딜을 추진하고 있는 나기정 전 청주시장.
나 전 시장은 빅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통일교의 실력자 가운데 한 사람인 Y씨를 수차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5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통일교계 신문 워싱턴 타임즈의 25주년 기념행사에서 만남을 가진 뒤 지난 2월 국내에서 다시 만나 초정원탕과 스파텔의 빅딜 등에 대해 논의했다는 것.

나 전 시장은 이와 관련해 “3월 중순 일본을 방문해 다시 Y씨와 만남을 가질 계획이었으나 총선 등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어서 선거 이후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청원군 관계자는 “스파텔이 민자 업자의 부도와 부실운영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황에서 나 전 시장이 초정원탕과 빅딜을 제의해 관심을 두고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며 “초정약수 축제 등 관광을 촉진하고 스파텔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기대를 걸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1999년 민자사업으로 청원군 북일면 초정리에 건립한 스파텔은 사업자의 부도로 부지 매입비 등 군비 44억원이 낭비됐으며, 건설비와 회원권 반환금 등 수백억원을 군이 물어야 했다. 2003년부터는 청원레져가 위탁관리하고 있으며, 현재는 일반 투숙객 외에도 모 항공사 승무원들이 숙소로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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