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밀레니엄타운 조성 예정지로 결정한 청주시 주중동 옛 종축장부지가 환경보전을 위한 민간 토지매입운동 단체인 (사)내셔널트러스트운동(공동대표 고은·김성훈)의 후보지 콘테스트에서 금상(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해 도의 골프장건설계획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청주환경운동연합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충북도의 밀레니엄타운 골프장 건설에 한 목소리로 반대해 왔고 도는 오송바이오엑스포가 끝나는 올 연말까지 최종 결정을 미뤄 골프장 건설 여부는 유보된 상태다.
1895년 영국에서 시작된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은 ‘환경적·역사적으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토지 또는 그에 준하는 재산을 국민의 이익을 위해 가능한 현 상태로 보존하는 운동’으로 국가·자치단체가 나서지 않을 경우 민간모금을 통해 해당 토지·재산을 매입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0년 8월부터 동강트러스트 후원과 사이버 땅 한평사기 모금운동을 통해 4024만원을 모금하기도 했다. 2001년에는 광주 무등산의 훼손을 막기위해 무등산 공유화재단이 설립돼 트러스트운동의 불길을 당겼다.
충북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11월 김학성집행위원장과 염우사무처장이 ‘청주 주중동 옛종축장 푸른언덕’이란 제목으로 자료를 작성해 후보지 콘테스트에 제출했다. 이들은 후보지를 ‘8만여평의 구릉지로서 그린벨트 해제에 따라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며 8만평의 국공유지를 소수를 위한 골프장, 호텔건립에 활용한다는 것은 공익을 무시한 판단이다. 충북도의 상징적인 공간이자 도민의 꿈을 담아낼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보전방안으로 충북도 토종생태공원을 제안했다. 옛 종축장의 국공유지와 매입예정인 인근 사유지를 포함해 시민을 위한 다목적 공간으로 조성하자는 것이다. 충북의 특성, 특색을 반영하고 공공성과 외부경제적 효과(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주는 것)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당초 충북도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 대비하고 오창첨단산업단지, 오송생명공학단지의 배후시설로 국제적 수준의 비즈니스 ·휴양타운을 조성, 청주국제공항을 통해 중부권 국제교류의 핵심 기반시설로 활용한다는 원대한(?) 뜻으로 밀레니엄타운 건설계획을 수립했다. 오는 2005년까지 도비 500억원과 민·외자 857억원을 들여 사유지 9만여평을 매입, 총 17만8000여평의 부지에 특급호텔인 컨벤션센터와 퍼블린골프장 위락시설인 조이월드, 그린존, 인터내셔널존 등을 조성키로 기본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청주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해 골프장건설저지 공동대책위를 구성하는등 강하게 반발했다. 충북환경운동연합 염우사무처장은 “도심과 인접한 금싸라기 국공유지에 소수여유 계층을 위한 특급호텔과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발상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 더구나 충북도는 작년도에 인접한 율량동에 민간 특급호텔 건설을 승인해 주었는데 반경 1km내에 특급호텔 2개가 동시개장한다는 것이 타당한 일인가? 골프장도 청주에서 1시간 거리 이내에 7∼8개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도심지역에 입지시키려는 의도를 모르겠다. 자체적인 시민 여론조사 결과 90%이상이 반대의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특히 대전시가 지난해 10월 국비 600억, 시비 300억, 민자 900억원을 들여 연건평 2만여평 규모의 중부권 컨벤션센터 건립계획을 확정해 충북도의 밀레니엄타운 컨벤션센터 건립을 무색하게 했다. 충북도는 올해 110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사유지 매입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또한 오송바이오엑스포가 끝난 뒤 올 연말까지 실시계획, 조성계획을 확정키로 하고 설계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충북환경운동연합은 밀레니엄타운 부지가 내셔널트러스트운동 후보지로 선정됨에 따라 조성계획이 친환경적으로 수립될 수 있도록 최종 여론수렴 과정에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충북도의 사유지 매입에 대해서는 그린벨트 해제지역의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고 공익적 활용을 위해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
/ 권혁상 기자





환경 지켜야 농촌살고 농촌살아야 사람이 산다
인터뷰/ 김 학 성 충북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장

청원군 미원면 토박이인 김위원장이 청주를 비롯한 도내 일원에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먹는 샘물’ 때문이었다. 지난 95년 수맥이 풍부한 미원면 일대에 생수업체들이 난립하면서 지하수 오염과 농업용수 고갈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논밭을 일터삼아 살아온 김위원장은 머리띠를 동여매고 선두에 서서 주민 반대시위를 주도했다. 수돗물 불신으로 생수수요가 늘어나면서 청원지역에 집중적으로 들어선 먹는 샘물 공장을 막기 위해서였다. 김위원장은 미원면환경보전회를 통해 반대여론을 확산한 뒤 ‘먹는샘물개발 저지 및 먹는물 관리법개정을 위한 충북도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이때 환경운동연합과 인연을 맺게 됐고 지금은 충북환경운동연합의 기둥으로 백두대간보전사업 등에 주력하고 있다. 제2회 내셔널트러스트운동 후보지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수상한 김위원장을 만났다.

-내셔널트러스트운동의 일환으로 옛 종축장 부지의 민간 매입운동을 벌일 계획은 없는가.

“현재 충북도가 사유지 매입예산을 세워 토지보상에 들어갔기 때문에 매입운동을 결합하기가 적합하지 않다. 도의 매입작업이 끝나고 구체적인 조성계획을 수립할 때 우리가 제안한 환경생태적 시설유치를 위해 노력하겠다. 이번 수상이 도의 친환경적 인식전환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농민에서 환경운동가로 변신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그동안 환경운동 과정에서 가장 인상깊게 남는 기억은.

“생수공장 난립을 막기위해 생존권 차원에서 주민들과 뜻을 함께 했었다. 여기에 환경운동연합과 다른 시민사회단체까지 힘을 실어줘 결국 법개정까지 이루는 성과를 거뒀다. 단순히 개인적인 환경보호 실천보다는 운동차원에서 결합하면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자심감이 생겼다. 그래서 환경운동에 참여하게 됐고 이후 문장대용화온천반대운동과 백두대간보전사업이 힘들었던 만큼 소기의 성과를 거둬 가장 보람있게 생각한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환경단체에서 ‘녹색후보’로 출마를 권유했으나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거부이유와 앞으로 활동계획은 무엇인가.

“지방의회가 바로 작은 국회인데, 그만한 역량을 가진 분이 맡아야 하지 않겠는가? 내 고향땅에 뿌리박고 딴 생각없이 환경보전운동에 전념하고 싶을 뿐이다. 내 성격상 정치적인 사람사귐이 맞지도 않고…, 앞으로 국민들의 환경의식에 발맞춰 교육사업에 치중하고자 한다. 짜임새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짜서 준비된 환경교육가를 육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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