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는 앞으로 갑니다
김 승 환 충북민교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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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앞으로 갑니다
김 승 환 충북민교협 회장
  • 충청타임즈
  • 승인 2008.02.2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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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거꾸로 가는 시계는 없다. 오늘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의 시계 또한 앞으로 갈 것으로 믿는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이 선택한 국가원수이기에 축하를 드리고, 또 국민들의 기대를 받고 있으므로 잘해나가기를 기원하면서 일화(逸話)를 하나 소개할까 한다.

지난주 목요일, 저녁시간에 택시를 탔다. 쾌활한 음성과 씩씩한 태도의 기사(技士)여서 기분이 좋았다. 한데, 갑자기 이렇게 묻는 것이었다. 손님, 이혼해 보셨습니까 무슨 이야기인지 파악을 못하는 것 같았던지 재우쳐서 여성부를 없애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리적으로 연산(演算)이 되지 않았다. 여성부가 없어져야 이혼이 줄어든다는 뜻인 것 같았다.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여성부와 이혼이 관계가 있습니까

논쟁의 맥락을 잘 잡았다고 판단한 택시기사는 여성들을 너무 위해주니까, 세상이 이 모양이 아니냐고 대지른다. 그러니까 여성부 같은 부서를 없애야만 여성들이 순종적이 될 것이고, 여성들이 순종적이어야, 이혼율이 줄어들 것이며, 이혼율이 줄어들어야 가정이 행복해진다는 논리였다. 논증에 문제가 있었지만 내가 문제제기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 곧이어 노조(勞組)로 비난의 창끝이 옮겨갔기 때문이다.

노동자와 비정규직의 어려운 상황을 말해 보려는 나의 목소리를 짓눌러 버린 것은 '지방자치'였다. 자신도 노동자지만 노동에 대한 이해는 필요없다고 못을 박은 후, 지방자치를 당장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궁금해 하는 나에게, 지방자치 의원들이 얼마나 무지하고 또 얼마나 탐욕적인가를 장장 설파하면서 그런 지방자치는 무조건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곧 이어서 '길에서 데모하는 것들'이 등장했는데 그는 그것들을 모조리 잡아다가 삼청교육대로 보내야 한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번에는 나도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해 보았다. 기사님, 데모해 보셨습니까 안해 보았는데요. 데모가 쉬운 것은 아닐 것입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아스팔트에서 한 시간만 서 있으면 숨이 막힙니다. 그런데도 데모를 하는 것은 떼를 쓴다기보다는 억울한 사연이 있기 때문 아닐까요 글쎄 그런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데모하는 것들은 모조리'로 일단락되었다. 이어 대통령이 등장했다. '노무현 때문에 나라가 망했으므로, 명박 성님이 나라를 살릴 것'이라고 격분하고 흥분했다.

경기가 좋거나 나쁜 것을 대통령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 내 말은 모든 것은 대통령이 책임을 지는 것이라는 대통령제 정치구조로 마감되었다. 나아가 장관들이 돈이 많은 것이 좋다면서 경제결정론까지 설파했다. 충북 출신 여성부장관 후보는 능력이 있어서 재산을 많이 가진 것이므로 충북에서 지원(支援) 사격을 해야 한다고 강력히 발언했다.

마침내 최고의 정치논평이 등장했다. 손님, 역대 대통령 중 전두환이 2위인 것을 아시지요 어떤 점에서 그런가라고 물을 사이도 없이, 그는 결론을 냈다. '과거로 돌아가자는 겁니다!' 암요, 과거로 돌아가야 나라도 살고 국민도 삽니다. 전두환 대통령시절로 돌아가야 합니다. 나는 낙담했다. 절망스런 이 발화처럼 우리는 정말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것인가. 논증은 생략하겠거니와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고 돌아가서도 안되며 그런 것을 착각할 이명박 대통령은 아니라고 믿는다. 모든 것을 바꾸는 진보적인 성향의 자본주의와 실용주의는 과거로 돌아갈 수가 없다. 아마 그 기사는 5년 후, 노무현 대통령을 욕한 것보다 더 심한 욕설을 퍼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부디 5년 후 그 택시 기사의 찬사를 받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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