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바다의 해적선 와레즈사이트가 전세계를 떠돌고 있는 가운데 세계최고 수준의 초고속전산망이 구축된 우리나라에서는 그 위력을 한층더 떨치고 있다. 우리나라 와레즈 사이트 이용자의 대부분은 정보검색 능력은 뛰어나지만 정품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기엔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10대와 20대가 대부분이다.
와레즈 사이트는 대형 소프트웨어 회사의 횡포를 막기위해 해커들이 만든 사이트로 불법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는 시위행동으로 대형소프트회사와 맞서고 있다.
그러므로 공개프로그램 만을 업로드하는 극히 일부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불법사이트다.
청주대학교에 재학중인 와레즈 이용자 P(23세)씨는 “정품 소프트웨어는 솔직히 너무 비싸다. 디아블로2 같이 특별히 CD-KEY가 필요 없는 경우는 와레즈 사이트에서 프로그램을 다운 받아 사용한다” 며 “대형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경우 가격을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한다. 우리 같은 학생들이 구입하기에는 불가능한 액수가 많다” 말했다.
와레즈 사이트 이용자들은 한술 더떠 “인터넷이란 정보공유를 기본 철학으로 하고 있다” 고 와레즈 사이트를 적극 옹호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저마다 소프트웨어의 불법 복제로 손해를 보고 있는 입장이어서 와레즈사이트 운영자 와의 대결이 불가피하다.
삼국지(게임) 시리즈를 좋아하는 K(28)씨는 “KOEI사 같은 경우 와레즈 사이트를 찾아다니며 삼국지(게임)를 올려놓은 계정을 찾아 삭제하고 있다” 고 말해 소프트웨어 회사와 와레즈 사이트 운영자의 대결도 한참 진행중임을 말해 주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회사의 와레즈 사이트 타도에 대한 와레즈 사이트의 운영자들의 대처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대부분 홈페이지를 가명으로 개설하고 주민등록생성기 등을 이용하여 홈페이지 계정을 얻어 사용하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
또한 본인이 직접 계정자료를 업로드하지 않더라도 다른 와레즈 사이트에 링크만 시켜 홈페이지를 만들수 있어 그 수는 하루에도 수백개씩 늘어나는 실정이다.
한편 링크 사이트가 아닌 계정 사이트를 위주로 구축하고 있는 해커의 경우, 유료사이트 정보의 비밀번호를 해킹해 자료를 업로드, CD-KEY 생성기를 만들어 업로드, 프로그램의 락을 풀어 자신의 계정으로 업로드 하는등 소프트웨어 회사의 자물통을 비웃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직접 해킹하여 자료를 올리는 사이트 운영자보다는 다른 사이트의 자료를 퍼다가 계정 자료실을 만드는 운영자가 훨씬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링크 자료실을 구축해 운영하는 사이트는 훨씬 더 많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우리나라 와제즈 사이트의 총수가 얼마나 되는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예측 조차 하기 어려운 상태다. 단순히 검색엔진을 이용하여 검색되는 사이트 수를 계산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 검색엔진 마다 다르겠지만 엠파스에 ‘와레즈’ 라는 검색어를 입력할 경우 2300개 정도의 사이트가 뜨고 있다.
이에대해 와레즈 이용자 P씨는 “와레즈 사이트를 찾기 위한 검색어로 ‘와레즈’를 입력하는 것은 사오정 검색에 불과 하다” 며 “와레즈 사이트의 총수를 아는 것을 불가능하다” 고 덧붙였다.
P씨는 “와레즈는 대부분이 홈페이지 방문자 랭킹에서 성인 사이트와 함께 상위에 랭크 돼 있기 때문에 ‘???100’으로 검색하는 것이 가장 쉬운 검색어” 라고 말해 와레즈 사이트 찾는 법을 알려주었다.
기자가 확인한 결과 대부분의 홈페이지 랭킹 사이트의 10위권 안에 7~8의 와레즈 사이트가 랭크돼 있었다.
P씨의 말대로 단순히 검색어 ‘와레즈’는 사오정 검색에 불과하다. ‘와레즈’란 검색어로 와레즈 사이트를 찾아낼 경우 다운로드를 받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와레즈 사이트는 정보통신부의 타도 대상 1호이기 때문에 수명이 그리 길지 않다. 길게는 1년정도 가는 사이트도 있지만 와레즈 이용자들은 6개월 정도면 천수를 다 누린 사이트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실 때문에 홈페이지 폐쇄 이후에도 엠파스 같은 검색엔진으로 검색이 되고 있어 ‘와레즈’란 사오정 검색어로는 허탕치기 일쑤다.

와레즈 사이트의 위력은?

와레즈 사이트 이용자 J씨(22)는 윈도우 XP, 한글2002 등의 신프로그램을 이미 다운받아 사용하고 있으며 K씨(28)는 임진록, 스타크래프트 브르드 워, 디아블로2, 삼국지7, 삼국지8등의 게임을 다운받아 사용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2 같은 경우 CD-KEY가 있어야 베틀넷 접속이 가능한데 와레즈에서 다운 받은 경우 같은 CD-KEY 사용자의 동시 접속으로 베틀넷 접속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것도 이미 해결된 상태. ‘CD-KEY생성기’를 이용하여 새 CD-KEY를 만들거나 ‘CD-KEY뽀기기’를 이용하여 PC방의 CD-KEY를 빌려 사용하면 베틀넷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CD-KEY생성기’나 ‘CD-KEY뽀기기’도 또한 와레즈 사이트에서 구할 수 있어 와레즈 사이트는 주머니가 가난한 학생들에게는 고마운(?) 해적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와레즈의 자존심을 지켜라”

우리나라 와레즈는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외국 매머드급 소프트사에 대항해 우리나라 소프트사를 보호하려는 ‘애국와레즈’와 국적불문 국산도 무조건 올려놓는 ‘무조건 와레즈’로 분류할 수 있다.
‘애국와레즈’가 유행하던 시절은 IMF 직후로 소프트웨어 수입에 따른 외화유출을 막아보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사이트가 많았다. 또한 와레즈 이용자들도 국산 소프트웨어가 업로드 돼 있으면 게시판을 도배하는 등의 시위를 벌여 국산소프트웨어를 보호하려 했다.
그 예는 한글과 컴퓨터가 위기에 처했을 때 발휘된 바 있다. 기자가 폐쇄된 와레즈 사이트에서 확인한 결과 와레즈 운영자는 폐쇄이유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너무들 하는 군요. 한글97 815판을 올렸다고 너무 욕을 해대는 군요. 앞으로는 국산프로그램은 올리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압축이 잘 안풀린다고 말이 너무 많네요. 자기들이 못푸는 거면서. 힘도 들고 공부도 좀해야겠기에 당분간 홈페이지를 닫을 예정입니다. 다음에 새로 만들면 많이 들러주세요.”
불과 1~2년 전만해도 ‘애국와레즈’에 접속해보면 메인 페이지에 ‘국산 소프트웨어는 올리지 않는다’는 글귀를 쉽게 볼수 있었는데 현재는 이러한 ‘애국와레즈’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정보통신부의 단속으로 와레즈 사이트의 폐쇄가 계속되면서 ‘애국와레즈’가 근거지를 잃게 될 상황에 몰려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랭킹 사이트의 10위권이내의 와레즈를 검색한 결과 ‘애국와레즈’는 검색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일부 ‘애국와레즈’ 이용자들은 “와레즈의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고 안타까워 하지만 현재 와레즈 이용자의 대부분은 ‘무조건 와레즈’를 선호하고 있다.
/곽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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