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천·오창 경유 직선화 주장, 인수위도 긍정 검토 회신
청주공항 활성화는 전략, 속내는 낙후된 동남부권 발전

수도권 전철을 청주공항까지 연장해 개통하자는 것은 청주국제공항 활성화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나오던 주장이지만 실현가능성에 큰 무게가 실리지는 않았던 게 사실이다. 당면 현안이라기 보다 중장기적 과제로 받아들여졌던 것.

하지만 천안은 달랐다. 대통령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마자 천안~청주공항 전철 연결사업 필요성을 들고 나왔고 이명박 후보 당선 직후 이 문제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정식으로 건의했다.
노선 또한 그동안 충북지역이 주장했던 것에 비하면 파격에 가깝다.

▲ 천안시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건의한 청주공항 전철 노선도. 낙후된 천안 동남부 지역을 관통하도록 했다.
기존의 경부선과 충북선 철도를 활용해 청주공항까지 전철로 연결하자는 게 충북이 주장하는 첫 번째 안이었고 신설은 장기방안이란 이름으로 사실상 뒤로 밀어 놨었다. 하지만 천안은 병천과 오창을 경유해 청주공항과 연결하는 직선 철도를 신설하자고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천안의 이같은 주장을 인수위가 어느정도 설득력 있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근 천안시가 인수위로부터 천안~청주공항 전철화 사업을 내년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수립시 반영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청주공항 활성화를 내세우며 충북지역 보다 파격적인 주장을 펴 인수위 까지 설득하고 나서는 천안의 진짜 속내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접근성 향상·지역개발 일석이조
천안이 천안~청주공항 전철 신설을 적극 주장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동남부권 발전을 위해서다.
천안의 북쪽은 수도권과 맞닿아 있고 경부선과 전철까지 개통됐고 서쪽은 아산과 더불어 신도시와 첨단기업이 속속 들어서는 등 하루가 다르게 확대되고 있다.

90년대 중반만 해도 20만명을 갓 넘는 지방도시에 불과했던 천안이 3배 가까이 인구가 늘어 55만명을 넘어선 것도 이들 지역의 개발이 활발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천안 동남부권은 발전 속도가 매우 느린 상황이다. 병천면과 동면, 북면 등의 지역은 기업들의 입지 선정에서도 제외되기 일쑤고 철도교통망과도 멀어 매리트를 확보하기 힘들다.

특히 동면에 130만㎡ 규모의 바이오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성남·수신면에도 150만㎡ 규모의 제5지방산업단지가 2011년 준공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이다. 또한 목천TG 인근도 천안온천을 중심으로 한 휴양관광지가 조성되는 지자체 차원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 상태로라면 성공을 장담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서북부 지역에 맞춰 이들 지역의 균형발전이 천안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뭔가 새로운 처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천안의 선택은 수도권 전철의 연장. 수도권전철이 이들 지역을 관통해 청주공항까지 연결된다면 천안 동남부권 발전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천안시의 판단이다.
청주공항 활성화 목소리가 높은 청주나 청원지역 또한 반대할 이유가 없는 사업인 만큼 천안은 정책적 필요에 성무용 시장의 의지를 더해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이들 지역의 각종 사업과 한국기술교육대학, 해양경찰학교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에 전철 만한 것이 없다. 더욱이 청주공항과 연결된다면 첨단기업의 수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성 없어 보였던 주장
천안~병천~오창~청주공항을 잇는 37km의 복선 철도를 신설하자는 천안의 주장은 당초 경제성에 큰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 경우 1조8000억원의 어마어마한 사업비가 필요하지만 그만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 경부선과 충북선을 이용할 경우 천안~조치원~오송~청주공항으로 이어져 20Km 가량 우회해야 하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10분의 1도 안되는 1600억원이면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됐다.
때문에 청주시의 청주공항 전철 개통 요구안도 신설안을 2안, 경부·충북선 이용안을 1안으로 작성됐다.
당연히 건교부나 인수위원회도 처음에는 과비용과 승객수요 부족 등 경제성을 문제삼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했었다.

하지만 천안은 경제성 차원이 아니라 충청권 숙원사업 해결과 국토균형발전 논리로 재무장해 인수위를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천안시 관계자는 “수도권 중심의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면 당연히 불가한 사업이다. 하지만 청주공항활성화와 국토균형발전, 충청권 숙원사업이라는 점을 적극 부각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청주공항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도권에서의 접근성이 중요한데 직선 철도를 신설할 경우 25분이 단축된다. 또한 천안과 아산이 국제 과학 비즈니스 벨트로 조성되는데 수출기업의 입장에서도 청주공항 전철 개통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업비도 절반이면 가능?
천안시는 청주공항 전철연결 사업 관철을 위해 2006년 7월 건교부가 수립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까지 들춰 냈다.
이 계획은 철도분야 최상위 계획으로 ‘추가검토대상’사업에 천안~문경 100.1km 신설이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천안시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건교부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것으로 이 노선은 천안에서 청주공항을 거쳐 문경으로 이어진다. 이미 검토되고 있는 계획을 구체화 해 달라는 주장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천안은 1조8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사업비도 절반인 9250억원이면 충분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 전철이 올 해 안에 천안아산역까지 연장되는데 이에 대한 사업비를 기초로 산정한 결과 9250억원이면 공사가 가능한 것으로 나왔다. 수도권에서의 청주공항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점을 감안하면 반드시 관철해야 할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천안시의 주장대로 청주공항 전철이 개통된다면 서울 강남은 1시간 30분, 강북에서도 2시간 안팎이면 공항을 이용할 수 있어 인천공항 보다도 월등한 접근성이 확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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