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희 위원장 돌연 사퇴… 신당 합류 가능성 시사

민주노동당이 '종북주의' 청산으로 최악의 위기에 몰린 가운데 충북도당도 후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노당은 대선 참패 원인을 친북성향으로 진단하고, 3일 임시 당 대회를 열어 종북주의를 쇄신하기 위한 혁신안을 통과시키기로 했지만 당내 갈등만 키우고 말았다.

이에따라 충북도당도 붕괴 위기에 내몰렸다. 윤성희 위원장은 지난달 돌연 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민노당에서 분열되어 새롭게 꾸려지는 진보정당에 합류할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 전 위원장은 새로운 당적으로 청주 상당구에서 총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도당의 내분은 중앙당의 계파 갈등과 궤를 같이 하지만, 사퇴의 또 다른 원인은 이인선 사무처장과 그동안 부딪혔던 개인적 갈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무처장이 윤 전 위원장 개인적 역량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왔으며, 이로 인한 크고 작은 문제들로 끝없는 대립각을 세웠다는 후문이다.

특히, 도당 집행부가 그동안 외부에서는 강경한 평등파로 평가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윤 위원장의 돌출행동은 의외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민노당이 자주파(NL)와 평등파(PD)로 분리되어 치열한 이념논쟁이 한창인 이때 윤 위원장의 행보는 수많은 추측을 낳고 있다.

80년대 대학 운동권의 NL(민족해방·National Liberation)과 PD(민중민주·People Democracy)의 케케묵은 이념논쟁으로 비쳐지는 민노당의 분열은 종북주의로 분리되는 자주파가 이미 민노당의 큰 세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북한에 대한 맹신으로 종북파, 주사파로 불리던 '자주파'가 많든 적든 민노당 타이틀안에서 엄염히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비난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 위원장이 새로운 진보정당에 기를 꽂게 된 후, 민노당에 잔류하게 되는 당원들의 친북성향이 사회적 물의를 빚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충북지역의 대표적 진보계 인물로 손꼽히던 배창호 전 위원장도 신당 합류 여부를 놓고 고심중이다.

배 위원장은 "민노당의 내분이 봉합되길 희망하지만, 민노당의 원천뿌리이자 근간세력들이 모두 빠져나간 당에 남아있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윤 위원장의 사퇴는 이념갈등보다 개인적 문제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성희 전 위원장은 "당의 진로때문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임시 당대회 이후 확실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충북도당은 이웅재 증평기별 대표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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