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홍보 시장지향적" 지적...박 시장 "쓴소리 고맙다"

<디트뉴스24>25일 저녁 대전시공무원교육원에서는 이색적인 자리가 마련됐다. 박성효 대전시장과 간부공무원들이 출입기자들과 자리를 같이하는 워크숍을 갖고 시정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듣는 자리였다. 시정의 주요 업무보고와 함께 토론으로 이어지기로 한 이날 워크숍은 그러나 처음부터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창조도시, 창조도시를 이야기 하는데 워크숍 진행이 전혀 창조적이지 않다. 업무보고를 계속 들어야 하나”

▲ 25일 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시청 출입기자단-시청간부 워크숍. 경향신문 윤희일 차장의 사회로 패널로 참여한 기자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고객이 뭘 원하는지 모른 채 끝까지 하는 대단한 공무원들”

25년째 현장기자로 뛰는 국민일보 정재학 부국장의 이 한마디는 느슨하게 진행 되던 워크숍에 일순간 긴장을 제공했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지난해부터 창조도시 대전을 강조해 오고 있다. 공직자들은 그러나 계획했던 대로 순서를 진행하는 고집(?)을 보여주기도 해 나중에 이를 두고 또 한 차례 조크가 나왔다. “고객이 뭘 원하는지 모른 채 준비한 것은 끝까지 하고야 마는 대단한 공무원들이다.”

이어 경향신문 윤희일 차장의 사회로 이어진 기자들의 토론회는 더욱 날카로운 말로 이어졌다. 그야말로 쓴소리 일색이였다. 7명의 기자들 이야기를 직접 들은 박성효 대전시장은 연신 “고맙다”는 말을 했다. “모두 대전시정에 애정이 있어야 할수 있는 말들”이라면서 "간부 공무원들이 기자들의 애정어린 쓴소리를 잘 소화를 해 주기"를 바랐다.

패널로 참여한 기자 가운데 국민일보 정재학 부국장은 “실. 국장들이 기자들을 의례적으로 만나기보다 보다 진진한 개인 접촉을 통해 내편을 만들려는 노력을 하라”고 충고하면서 지역의 여론을 이끌어 가는 지방언론에 대해 상생할 수 있는 역할 모색도 주문했다.

“대전시에서 당장 뽑아내야 할 전봇대 너무 많다”

대전일보 송연순 차장은 여권 발행 과정의 사례를 들어 시민 편에 선 공무원상을 강조했다. 중국에서 형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한 시민이 여권을 빨리 발급받고자 했을 때 대전시청은 “규정상 1주일 걸린다”는 말만 되풀이 하는 사이 충북도청에서는 사정을 다 들은 뒤 "빨리 가져오라"며 반나절 만에 해결해 준 사례를 들었다. “공무원들이 시민 편에서 일을 하는 것의 차이”라고 강조했다.

디트뉴스 류호진 취재부장은 “기자들도 무슨 뜻인지 개념도 모르는 '창조도시 대전'을 갖고 어떻게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느냐”고 다소 모호한 개념의 재정립을 지적하고, 주요 시책을 펴나갈 때도 사전에 충분히 언론인들을 설득하는 전략적 접근을 주문했다.

“다양한 언론 매체 환경 변화...맞춰 전략적 홍보계획 필요”

한국일보 최정복 대전충남본부장은 기자들과 공직자들의 감성적 소통, 인간적인 접촉을 강조한 뒤 “지방신문과 방송, 연합뉴스,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 환경의 특성에 맞게 전략적 홍보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일보의 시청출입 여기자 1호를 기록한 원세연 기자는 “시정 정보와 관련한 취재를 위해 공무원들에게 전화를 걸을 때 5번은 해야 답변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제한 뒤, “기자가 이러한데 일반 시민들은 어떻겠느냐”고 꼬집었다.

“대전시는 지역 국립대와 비슷...시장지향적인 마인드 고쳐야”

조선일보 임도혁 대전충남본부장은 대학을 출입하면서 느낀 국립대와 사립대의 홍보 시스템을 비교 소개 한 뒤 “대전시의 홍보가 시민지향적인 것 보다는 시장(市長)지향적인 것이 많다고 느꼈다”면서 “시민입장에서 구체적으로 얻는 게 뭔지, 좋은 게 뭔지 시정을 홍보할 것”을 주문했다.

토론회를 이끈 경향신문 윤희일 차장은 토론회 중간 중간에 “대전시에도 뽑아야 할 전봇대가 많다” “창조도시, 창조도시 하는데 대체 무슨 뜻이냐.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나” 고 멘트를 하면서 “대전시가 고객을 강조하지만 정작 고객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보전달을 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를 고려한 전략적 사고를 가져라”고 충고했다.

대전시 사상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25일의 워크숍, 덕담을 쏙 뺀 기자들의 솔직한 토론회를 들은 실. 국장들의 표정은 다소 굳어있었지만, 대체로 고개를 끄덕이는 분위기였다. 이날 워크숍에는 박성효 대전시장과 박찬우 행정부시장, 양홍규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실. 국장급 간부 20여명이 모두 참석했다. 기자들은 출입기자 30여명이 자리를 했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