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사회복지협, 교재 제작 6학년대상 교육
“장애인을 보는 따뜻한 시선 알려주고 싶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사회복지 교육을 하는 학교가 있다. 바로 청주 봉정초등학교(교장 임준재)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한 학기 동안 6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회복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내용도 ‘사회복지란 무엇일까’ ‘장애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노인은 우리 모두의 어르신’ ‘자원봉사 활동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세상 만들기’ 등으로 유익하게 짜여져 있다.

봉정초가 이런 교육을 하게 된 동기는 청주시 사회복지협의회(회장 장기명 청주시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시 사회복지협의회 이화정 사무국장의 말이다. “일본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사회복지 교육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도해 보았다. 그런데 국내에 사례가 없어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맞는 교재 내용을 기획하고, 삽화 그리는 사람이 그림을 그려 교재 만드는 데 만도 8개월이 걸렸다. 이 책을 가지고 아이들에게 교육을 한다고 하자 학교에서 검증되지 않은 수업이라며 거부 하는 게 아닌가. 시간을 가지고 여러 차례 학교측과 이야기 한 끝에 봉정초등학교에서 하게 됐는데 지금은 교사와 아이들 모두 좋아한다.”

장애인을 보는 따뜻한 시선이나 자원봉사, 기부문화 등을 어렸을 때부터 가르쳐야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 이 국장은 이 교육을 위해 1년여의 시간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교재를 만든 뒤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한 사람 중에서 11명을 선발, 한 학기 동안 강사로 채용하고 이들과 함께 공통강의안을 완성했다는 것. 더욱이 협의회 자체 예산이 없어 돈을 구하는 데도 신경을 써야 했다고 그는 털어놓았다. 이렇게 고생한 덕분에 청주시에서 하반기 교육비로 1000만원, 공동모금회에서 1100만원을 얻어내 올 2학기에는 수월하게 됐다.

이 국장은 “다른 자치단체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소문을 듣고 해보고 싶다는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경기, 전라, 강원도가 적극적으로 추진을 하고 있고 제천시 사회복지협의회는 강사 섭외까지 마친 상태”라며 “앞으로는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해보고 싶다. 현장실습도 하면 좋겠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라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겠다. 강사진도 인력뱅크를 만들 계획이다. 사회복지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이를 생활화하는 데는 교육 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봉정초 박병호 교감은 “소년소녀 가장 세대가 살고 있는 대우 꿈동산 아파트가 인근에 있고, 이 곳 아이들 20명이 우리 학교를 다니고 있다. 사회복지 수업은 1주일에 1시간씩 배정된 재량활동 시간을 이용해 하고 있는데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사회복지협의회측은 이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며 만족해 했다. 앞으로 교재를 컬러판으로 바꾸고, 저학년용·고학년용으로 구분을 하는 한편 시내 초등학교로 교육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과제로 남아있으나 일단은 ‘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이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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