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60억→ 80억→ 120억→ 90억→ ?
도 도시계획시설결정 등 난관 남아있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청주 축구공원(청주시 상당구 용정동 459-1번지 일대)은 2002년 월드컵의 산물이다. 월드컵 개최 잉여금 650억원이 종잣돈이 되고, 자치단체 출연금 2000여 억원을 보태 목포, 천안, 창원에 대규모 축구센터를 건립하고 청주 등 14개 도시에는 축구공원을 조성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인공잔디구장 3면, 풋살(실내축구를 뜻하는 스페인어)구장 1면, 조명탑 2기 등으로 구성되는 축구공원을 조성하는 도시에는 기금 관리 주체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국비(국민체육진흥기금) 19억6000만원을 지원하게 되고, 건립에 필요한 나머지 비용은 해당 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한다.

▲ 둥근 축구공은 힘을 가한 방향으로 굴러간다. 그러나 청주시 축구공원 건립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표류해 왔다.사진은 축구공원 예정지.
축구공원은 막대한 비용투자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체육시설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물론 전국대회, 전지훈련팀 유치 등 각종 부수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청주 축구공원은 첫 단추부터 제대로 꿰어지지 않았다. 2005년 3월 유치 신청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 국비 가운데 1차분 5억8800만원을 미리 받았고, 12월 공유재산관리계획이 의회 의결을 거치는 등 순조롭게 추진되는 듯 했으나 잇따르는 난관에 부딪힌 것이다.

MOU 체결 직후 충북도에 30억원 지원을 요청했으나 투융자심사 결과 반려되는가 하면 2006년 10월에는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한 결과 시유지 옆에 매입할 예정이던 사유지가 산지인데다 암반이 발견돼 토목공사비용을 포함한 예산이 120억원까지 늘어나게 된 것.

청주시는 결국 반대쪽 평지 지형으로 부지를 일부 조정해 매입에 나섰으나 해당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13가구 주민과 일부 토지소유주들이 반발함에 따라 지난해 10월에야 문제가 된 마을을 제척시키기로 결정했다. 또 지난해 12월 예산을 먼저 통과시키고 지난 11일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천신만고 끝에 통과시켰다.
이 과정에서 60억원이던 총예산이 80억원, 120억원으로 늘어났다가 충북도 지원금 10억원을 포함해 총 90억원으로 확정돼 의회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시의회의 번안동의가 관중석과 주차면 증설, 관리동과 일반화장실 건립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예산을 추가 확보해야 하는 등 앞날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관중석을 늘리는 것은 공법의 차이이기 때문에 별반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화장실 등을 건립하려면 예산이 다소 늘어날 수도 있다”고 얼버무렸다. 이 관계자는 또 “4월 안으로 충북도에 도시계획시설결정과 관련한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라며 “복잡하게 얽혀있던 문제를 풀어나가는 만큼 긍정적인 시각으로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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