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에도 도움”
대학시절 ‘농활’을 갔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농촌의 일손이 얼마나 달리는지 알 것이다. 그룹을 지어 정해둔 지점으로 이동하고 있노라면 어느새 ‘농활’온 학생들임을 알고 인력지원을 요청하는 간절한 표정의 할아버지를 만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방학 때 ‘농활’ 만을 가는 시대는 아니다. 일손이 부족한 곳은 농촌말고도 또 있다. 현재 중소기업도 농촌 못지 않게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 몰려있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중소기업청이 작년 여름방학부터 대학생을 상대로 ‘중활(중소기업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중활’ 주선 방법은 대학생이 중소기업청에 직접 신청하고 중소기업청에서는 업체를 소개시켜 주는 방법이다.
대학생이 1, 2, 3 지망의 희망분야를 신청서에 써넣으면 중소기업청에서는 각 기업에 대학생을 소개한다. 이후 업체에서는 학생에게 연락을 하여 다시한번 희망지역과 업종에 대해 조건을 맞추어 보고 활동 기간의 임금을 정하고 나면 ‘중활’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두번째 ‘중활’ 주선 방법은 대부분 전문대학과 연계 되고 있는데 이는 전문대의 ‘현장체험활동’과 맞물려서 이루어 진다. 주성대학의 경우 공업계열 학과는 ‘현장체험활동’ 이라는 전공필수 학점을 따야만 졸업이 가능하다. 이에 학생들은 방학중에 ‘현장체험활동’을 겸해 중소기업청의 ‘중활’을 이용하고 있다.
주성대학의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중소기업은 IT관련업체 8개 일반제조업체 11개가 있다. 이에 취업담당팀에서는 대부분의 ‘중활’ 주선을 이곳과 연결하고 있다.
일손이 부족한 중소업체에는 노동력을 제공하고 취업난을 극복하기 위해 경력을 쌓으려는 대학생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생각해 볼 때 ‘중활’은 고용안정센터에서 벌이고 있는 ‘직장체험 프로그램’, ‘연수프로그램’ 등의 인턴사원제와 별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많은 차이가 있다.
정부지원 인턴사원제의 경우 정부에서 임금을 지원해 주어 일자리 제공과 함께 중소업체에게는 노동력을 제공해, 업체와 대학생 모두를 만족시키는 방법을 취하는 것이지만 ‘중활’의 경우는 ‘농활’처럼 부족한 일손을 대학생이 감내하고 제공한다는 성격이 짙다.
‘중활’의 경우 임금없이 일하는 대학생들도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은 50~60만원까지 받고 있지만 이는 의무사항이 아니고 약정에 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무임금 노동을 해주겠다는 대학생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주성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천지테크. 신혜진(21) 양의 경우 정심식사를 제공받는 것 이외에는 임금을 받지 않고 아침 9시30분부터 6시까지 일한다. 천지테크 측에서는 어린나이의 신혜진양이 일하는 모습이 기특하기만 하다는 입장이다.
혜진양은 멀티미디어정보통신학과 1학년 생이며 천지테크에서 전자성경책의 데이터 베이스 구축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천지테크 관계자는 “학생은 성실하고 일도 잘하고 있다” 고 밝혀 일손을 더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음을 말해 주었다.
신혜진 양은 개인적으로 천주교 신자로서 전자성경책을 만드는 일에 참여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밝히면서 “전자성경은 아주 간편하게 돼있다. 스타일러스(손가락을 사용해도 되지만 지문이 남는등 모니터에 손상이 가므로 입력용으로 쓰는 전용펜)를 이용하여 터치스크린을 눌러주기만 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성경하고 찬송가 복음성가를 한꺼번에 갖고 다니려면 무거운데 전자성경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준다”면서 한마디 보태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전자성경책의 성능을 한 껏 자랑 했다.
또한 주성대 창업보육센터의 다잡아닷컴에서 한달정도 데이타 베이스 입력업무를 하던 전산정보시스템학과 황지현양(22)과 정경애(21)양은 1월초 ‘중활’을 마쳤다. 개인적으로는 “학점도 벌수 있고 몰랐던 것을 배울 수 있어서 보람됐다”고 말하는 황지현양은 “새로운 업무에 접하고 부딪혀 보면서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알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으며 사회생활에 대한 자신감 마쳐 갖는 기회가 됐다”며 방학동안의 ‘중활’의 성과를 좋게 평가했다. 한편 같이 근무한 과친구 정경애(21)양은 “책상에 앉아서 공무만 하다가 실제 업무에 접하게 되어 이론과 실제의 차이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면서 “처음에는 적응이 어려웠는데 마치고 나니 무엇인가 얻어 나온 것 같다” 며 보람있는 일이었다고 평했다.
현재 막바지에 이른 주성대학의 ‘중활’은 학생이나 업체나 대체로 좋은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대학생 ‘중활’ 담당부서인 취업담당팀은 “창업보육센타에 입주업체를 중심으로 일손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신청업체는 많은데 신청학생은 부족한 실정이어서 일손이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고 밝혀 ‘중활’을 원하는 업체가 지원자 보다 많음을 시사했다. 또한 “우리학교의 ‘중활’은 ‘학생현장실습’과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어서 적게는 2학점부터 많게는 8학점까지 딸 수 있다”고 말해 신학기를 맞게되면 학점관리가 더 수월해 짐을 밝혀 주었다.
중소기업청과 대학이 연계하여 실시하는 ‘중활’은 구인난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에 일손을 빌려주고 보람을 얻는 대학생의 모습 속에서 농촌 일손을 돕기를 목적으로 하는 ‘농활’과 모습이 닮아있다.
현재 전국 대학에는 각 동아리 중심으로 ‘농활’을 위한 소그룹을 만들고 활동하고 있으며 학과에서도 ‘농활’ 지원자를 방학마다 모집하고 있다. 대학사회에서 ‘농활’이 활기를 띄고 있는 것처럼 ‘중활’이 활기를 띌수 있는 시대를 기대해보는 것도 주성대학의 예를 볼 때 무리만은 아닌 것 같다.
/곽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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