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정해년(丁亥年)이 대선의 해였다면, '2008년 무자년(戊子年)은 총선의 해이다. 대선에 이어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총선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탄핵바람이 일었듯 이번에도 파란(?)바람이 일기를 바라는 것이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할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는 이들의 기대일 것이다.

▲ 사진 왼쪽부터 김경회 전 진천군수, 김수회 회장, 김종률 국회의원, 김종호 전 국회부의장, 송석우 축산경제 대표이사, 양태식 코리아덕 대표.
압승으로 끝난 대선 승리로 한껏 물 오른 한나라당은 이젠 총선 승리의 부푼 기대를 걸며 총선 후보 러쉬가 일고 있다. 이들은 파란 점퍼만 입으면 무조건 당선일 것이라는 희망적인 기대를 걸고 공천에 입질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과거의 총선 때보다 훨씬 많은 정치인들이 총선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지역별로 일일이 나열하면, 괴산군과 증평군 출신에 경대수 전 검사장, 김수회 (주)더좋은디엔씨 회장, 김정구 재경괴산군민회장, 김종호 전 국회 부의장, 안재헌 충북과학대학장, 이상복 강남대 교수 등 5명이 거론되고 있고, 진천군 출신으로는 김경회 전 진천군수, 이상진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이재정 통일부 장관, 이홍기 변호사, 장광현 씨(음식업) 등 5명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마지막으로 음성군 출신에는 현역 국회의원인 김종률 의원이 있다. 또, 김현일 전 중앙일보 정치부장, 송석우 전 농협중앙회 축산경제 대표, 양태식 (주)코리아덕 대표, 이기동 도의원, 이필용 도의원, 조용주 변호사 등 7명이 거론되고 있다.

이렇듯 무려 18명에 달하는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통합민주신당의 김종률 국회의원과 이재정 통일부 장관, 장광현 창조한국당 예비후보 등만 빼놓고 나머지 15명이 한나라당의 대표주자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지역구 넓은 김종률 의원 소원한 주민설득 선과제
김경회 전 진천군수 공천 경쟁 선착, 김종호 전 국회부의장 무소속도 불사

음성·진천·괴산·증평군의 현역 국회의원인 통합민주신당의 김종률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이명박후보를 겨냥한 저격수 역할을 담당했다. 이로 인해 당내에서 김 의원의 입지가 한층 두터워 졌을지는 모르나, 한나라당에서는 고까운 시선으로 바라 볼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음성·진천·괴산·증평군 지역구가 한나라당의 주요 선거구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느 선거구 하나 소홀할 리 만무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눈여겨 지켜볼 사안이다.

김종률 의원은 재임기간 동안 지역구를 위해 많은 일들을 해왔다. 또, 초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당의 주요한 역할을 두루 섭렵해 왔다. 최근에 국회 예결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해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속앓이를 해왔던 음성 소이산업단지 진입도로(국지도 49호) 설계용역비 10억원을 비롯해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진입도로 75억원, 괴산 농촌용수이용체계 재편 사업 3억원을 확보했으며, 계속사업 7건 85억원을 증액시키는 등 이밖에도 많은 현안 사업비를 확보했다.

4개 군을 아우르는 김종률 의원의 지역구가 넓은 만큼 관리가 어려운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다소 지역 주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으나 중앙 무대에서 음성·진천·괴산·증평군 등 4개 군을 대표하여 제 역할을 톡톡히 해 낸 것만은 사실이다.

중앙무대에서 활약한 만큼 김 의원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소원한 감정도 깊어진 것 또한 사실이다. 이 점을 주민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김 의원이 나머지 선거기간에 해결해야 될 최대 과제중 하나이다.

예비후보등록은 천천히!
한나라당은 김종률 의원을 대적할 맞수(?)를 찾는 인선이 관건일 것이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줄지어선 출마 예상자들이 예비후보 등록을 늦추고 있는데 이는 막판까지 공천가능성을 따져보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당초 총선출마를 자신하며 대외적으로 소신을 밝혀왔던 이기동, 이필용 도의원의 이번 총선출마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필용 도의원은 일찌감치 총선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생겼다. 1월말이나 2월초쯤이면 공천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 빗나간 것이다.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다음 공천신청서를 제출하고 선거법에 의거 공직자는 선거일 60일전에 사퇴해야 됨에 따라 오는 2월 9일 이전에 사퇴하고 후보등록을 한다는 계산이었던 것이다. 예상과 달리 한나라당에서 공천이 2월말에서 3월초로 늦어질 전망이어서 불투명한 공천에 목을 맬 이유가 없다는 것. 더욱이 거론되고 있는 출마 후보 예상자들이 만만치 않은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이기동 도의원도 마찬가지다. 총선 출마를 가늠하고는 있지만 공천이 늦어지면서 공직자의 출마를 제한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김종호 전 국회부의장은 무소속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바 있는데 중앙당 전략공천 움직임에 따라 탈당하여 새 둥지에서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안재헌 충북과학대학장의 총선출마가 거론되고 있는데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지난 7일 청주 예술의 전당에서 정책칼럼집 ‘변화의 바람’ 출판기념회를 갖는 등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다만, 안 학장이 청주 흥덕구와 음성·진천·괴산·증평군 지역구를 놓고 고심하고 있지만 인구비율이 적은 고향 괴산을 포기하고 흥덕구 쪽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진천군에서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경회 전 군수는 지난 8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음성군 금왕읍에 선거사무소를 차리고 본격 공천 경쟁에 돌입했다. 또, 이상진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도 총선 출마를 고심하고 있지만 재임당시 갑작스런 병고로 쓰러져 임기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건강문제로 총선 출마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현일 전 중앙일보 정치부장은 음성 수봉초, 청주중를 나와서 서울대를 졸업했다. 김 전 기자는 정계에서 총선출마를 권유받고 있지만 4개군을 지역구로 하는 선거인만큼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다 신중을 기해 이달 말께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조용주 변호사도 출마할 것을 시사했지만 예비후보 등록을 늦추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당내 경선에서 낙마했고, 이번 총선에서도 밀리면 앞으로 정치적 입지가 더욱 좁혀질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총선출마 여지는 남아있다.

이상복 강남대 교수도 일찌감치 총선출마를 선언하고 지난해 가을부터 총선대열에 뛰어들었다. 이 교수는 “이번 주 10일 안팎으로 예비후보등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의 모교인 청고 동문회에서 후원위원회를 구성해 출마를 돕고 있다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는 대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빠른 예비후보들
지난 2일 예비후보등록을 마친 송석우 예비후보는 기자간담회를 가져 출마의 변을 밝혔다. 농축산업인을 제대로 대변할 국회의원이 그동안 없었다며 자신이 그 적임자임을 자청하며 출마의지를 다졌다.

장광현 예비후보는 창조한국당 소속으로 총선에 나선다. 지난 대선 때 문국현 후보측 충북선거대책위원회 부선대위원장을 역임했었다고 한다. 장 예비후보는 음성군 원남 삼용리 출신으로 현재 진천군 광혜원읍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장 예비후보는 “자신이 군소 후보임을 인정하면서도 당선권에서 멀리 있지만 적게는 6천에서 1만 정도 통합민주신당의 표를 자신의 표로 가져올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양태식 괴산·음성 당협위원장도 대선을 마치고 바로 예비후보 등록하여 공천 경쟁에 돌입했다. 당초 공천유력후보군으로 거론됐었으나 신출 정치인들이 득세하면서 기득권을 끝까지 지켜낼지 관심이다. 김수회 (주)더좋은디엔씨 회장과 김종호 전 국회 부의장도 일찌감치 예비후보등록을 마치고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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