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사상 첫 오존주의보 발령에도 다들 무관심
차량 급증이 주요 원인… 대책 마련 시급

주민도 언론도 환경단체도 너무 무관심했다. 문제가 별 거  아니었던 게 결코 아니었는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모두가 범상하게 넘겨버린 것이다. 정말 희한한 일이었다. 청주에 사상  처음으로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사건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분명 정상적인 게 아니었다.

세상이 너무 시끄럽고 피곤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오존문제는 별  것 아니라는 우리들의 둔감한 환경의식 때문인가.

청주에 오존 경보제가 도입·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오존주의보’ 발령이  어떻게 이루어졌고, 이 사건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또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이 문제가 흐지부지  넘어가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충청리뷰가  ‘이면  들여다  보기’를   시도했다.                             / 편집자주


충북도는 지난 5월 23일 오후 5시 각 언론에 청주지역에 대한 오존주의보 발령 사실을 신속히 알렸다. 그 날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곳은 전국에서 청주가 유일했다. 더구나 이날 이뤄진 청주지역에 대한 오존주의보 발령은 청주에 오존경보제가 도입돼 운영에 들어간지  5년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일대 사건이었다.

5월 23일 오후 5시의 사건
충북도는 지난 5월 23일 “청주지역의 1시간 평균 오존농도가 0.123ppm을 기록했다”고 오존주의보 발령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가 채택하고 있는 오존경보제의 발령기준에 따르면 대기중 오존농도가 0.12ppm/시(時)(이하 단위  ppm/시·오존농도는 1시간 평균치를 기준으로 한다)이상이면 ‘주의보’, 0.3 이상이면 ‘경보’, 0.5 이상이면 ‘중대경보’가 울린다.

충북도에 따르면 이번에 이뤄진 사상 첫 주의보 발령이 있기 이전에도 청주의 대기중 오존농도치는 발령기준에 근접할 정도로  아슬아슬했던 적이 많았다.  청주지역에 오존경보제가 도입된 때는 98년 6월로, 그 해 오존농도가  0.116에 이르렀던 적이 한 번 있으며  99년에는 0.1, 2000년에 0.96, 2001년 0.123ppm을 기록했었다는 게 충북도의 설명이다. 다만 그때는 오
존의 측정농도가 얼마 안 지나 곧 감소, 오존주의보 발령 사태까지는 가지 않았다.

그러나 오존농도 측정만 이뤄지고 경보제도는 실시되기 이전인 1997년에는 주의보 발령기준인 0.12ppm을 2번이나 초과한 적이 있는 등  청주가 오존으로 인한 대기오염으로부터 결코 안전지대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오존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청주
오존은 무색 무미하지만 자극성과 살균력을 갖고 있는 기체여서 소독용으로도 쓰인다. 강한 산화력으로 하수의 살균, 악취제거 등에 활용되는 것이다. 공기보다 약간 무겁고 물에 잘 녹지 않는 오존은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 배출가스 등에 함유된 질소산화물(NOx) 및 탄화수소류 등이 강한 태양광선(자외선)에 의해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생성된 2차 오염물질. 하지만 성층권에 형성된 오존층은 태양광의  자외선으로부터 지구의 생명체를 보호하는  대기의 보호막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표면에 생성되는 오존은 인체에 해로운 대기오염물질로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오존에 장시간 노출되면 눈과 코  호흡기에 자극을 받게되고 나아가 가슴압박 시력감소와 폐 기능저하 등의 중세가 나타난다고 말한다. 농작물에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수확량 감소 피해를 가져오기도 한다는 것. 바람이 불지 않을 때 더욱 높
게 나타나며 하루중 햇볕이 강한 오후 2∼3시부터 농도가 높게 나타난다.

눈 코 자극…장시간 노출땐 폐 손상
충북도보건환경연구원 김창영연구사(42)는 “청주시 송정동 보건환경연구원, 내덕동  청주농고, 문화동 충북도청내에  오존농도 측정소가 있어  5분 간격으로 자동  측정하고 있다”며 “지난달 23일은 분지형 구조인 청주에 바람이 며칠 전부터 불지 않았던 관계로 대기중 질소산화물 농도가 높았던 것이 오존주의보 첫 발령 사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충북도 환경과의 박대순 씨는 “차량에서  대량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이 오존의 1차  원인이 되고 있는 만큼 자동차를 덜타는 운동을 벌이는 것이 시급하지만 지금과 같은 교통체계에서는 시민의 전폭적인 협조를 이끌어 내는 데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주에서 사상 첫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사건의 의미가 이처럼 큰 데도 언론을 중심으로 지역에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 것은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왜 이랬을까.

이에대해 충북도는 “발령시점이 금요일 오후 늦은 시각이었던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며 “서울 등 다른 도시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더라면 반응이 전혀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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