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비뇨기과 전문의 김원재 교수

남성에게 발병되는 암 가운데 다섯번째로 높은 빈도를 보이고 있는 방광암의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비뇨기 전문의인 충북대 김원재 교수(55)는 배석철 교수와 함께 연구팀을 구성 1995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000년 먹는 방광암 치료제인 '아미나X'를 개발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정청으로부터 임상실험을 허가받아 현재 충북대병원을 비롯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서울 아산병원, 동아대병원 등 4곳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1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할 임상실험에 현재 80명의 환자가 등록을 했다. 계획대로라면 2년 후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금까지는 BCG라는 백신이 주요 방광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BCG는 결핵 예방접종에 이용되는 약물로 BCG를 요도를 통해 직접 방광내로 주입하는 방식이다. 이와 달리 아미나X는 먹는 치료제기 때문에 치료과정에서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이 훨씬 적다. 또한 BCG의 완치율은 40~60%선에 머물러 재발 확률도 그만큼 높다.

김 교수팀은 지난 2002년 암이 발생하는 원인을 규명했다. 이 과정에서 렁스3(RUNX3)라는 유전자가 암의 활성화에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렁스3의 발견으로 아미나X의 개발에 가속도가 붙었다. 렁스3는 한마디로 암 억제유전자로 렁스3은 활성화를 통해 암세포의 성장을 막고 치료하는 약품이 아미나X다.

김 교수는 "아미나X 개발단계에서는 기존 BCG와 같은 수준의 완치율을 목표로 했다. 동일한 작용만 하더라도 경구투여용 항암제가 가지는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임상실험을 실시하기 전 동물실험에서 김 교수팀은 기대이상의 성과를 확인하게 됐다. 동물실험과 예비실험을 통해 나타난 결과는 완치율 85%에 이른다. 김 교수는 임상실험 성공여부에 대해서 낙관적인 입장이다. 이미 2003년부터 2년간 임상실험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황우석 사건으로 인해 2년간의 임상실험 결과는 모두 폐기됐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임상실험 허가절차도 대폭 강화돼 허가를 받기까지 1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그만큼 아미나X에 대해서는 강한 자신감이 있다.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2009년이 방광암 환자들에게는 희망의 해가 될 전망이다. 그 중심에 김 교수를 비롯한 충북대 의대 연구팀이 있다.

방광암은 물론 전립선암 등 비뇨기 계통 난치병의 최고 권위자인 김 교수는 지난 1년간 20여편의 논문을 낼만큼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89년 충북대와 인연을 맺은 김 교수는 지금까지 10권의 의학전문서적을 펴냈으며, 국내외 전문학술지를 통해 169편의 논문을 선보였다.

또한 대한비뇨기과학회와 대한비뇨기종양학회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학술상과 우수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3년까지 의과대학장을 역임한 김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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