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노동자인권복지회 안건수소장 2008 동범상 수상

수년간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한 청주의 한 시민운동가가 신년 벽두부터 동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외국인 노동자 인권복지회 안건수 소장(46). 그가 3일 청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동범상 시상식의 다섯 번 째 주인공이 됐다. 동범상은 충북 시민운동의 선구자 고(故) 동범 최병준 선생의 지역사회와 시민운동 발전에 쏟은 열정과 희생정신을 기려 매년 시민단체연대회의가 선정 시상하고 있다.

안 소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 무심천 사랑 시민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원흥이생태공원조성 등의 환경운동은 물론 기독교청년연합회 사무국장으로 소외받기 쉬운 소년소녀 가장 돕기 등에 열정을 쏟아 왔다.

특히 2002년부터 최근까지 외국인 이주노동자 인권복지센터 및 인권복지회 활동으로 소외받기 쉬운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향상을 위해 노력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안 소장은 지난 한 해 외국인 노동자의 근로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일한 만큼 제대로 받고 법정 근로시간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외국인 노동자의 권리 찾기에 혼신의 힘을 다 한 것이다.

그래서 지난 한해 가장 기억이 남는 일도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이후 청주 외국인 보호소로 이감된 수용자 7명 중 여성 2명에 대한 인권실태 조사에 나섰던 일이다. 이어 중국인 불법체류자가 강제 추방될 위기에서 이를 막기 위해 시위를 벌이던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송재봉 사무처장은 "돌볼 가정도 있는데 수십 년 간의 직장(신협)생활을 하다 시민운동가의 길을 걷는다는 것이 보통의 열정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며 "수년간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향상을 위해 불철주야 뛰어온 그의 발자취가 적지 않아 시민자원활동가 부문 수상 대상자로 선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안 소장은 대전대학교 수학과를 졸업하고 청주의 한 신협에서 15년간 재직했다. 평생직장일 줄 알았던 신협이 사정상 문을 닫으면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다. 돌볼 가정이 있는 상황에서 진로에 대한 고민은 누구보다 컸다. 하지만 무심천 사랑 시민회원, 원흥이 생명평화회원 등으로 활동하다 고은영(진천교회) 목사를 만나 외국인인권센터를 청주 우암동에서 설립했다.

이후 2004년 말 고 목사가 진천으로 외국인노동자인권센터를 이전하면서 독립해 청주 내덕동에서 외국인노동자인권복지협의회를 세우고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외국인 노동자의 체불임금과 퇴직금 보장운동, 교통사고 보상, 질병 의료상담, 한글 인터넷 교육과 사회 적응 훈련, 한국영화 상영 등의 문화 사업까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다양한 인권복지운동을 벌여 왔다.

안 소장은 "무미건조한 직장생활이 싫어 시민운동의 길을 선택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요즘, 돈과 권력보다 행복하게 사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 받을 만한 일을 했다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살아온 길을 인정해 준 것 같다. 아직 미흡하지만 격려의 상으로 생각하고 고맙게 받겠다. 지난 수년간 갈 곳 잃은 청주 외국인노동자 인권복지회에 사무실을 제공해 준 독지가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앞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사람대접 받으며 살 수 있는 한국사회를 만드는데 열정을 바칠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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