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주몽’ 이우범 대위, 제야의 종 울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는 등 온 국민이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무자년에는 국민 모두가 풍요롭게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양궁선수 출신으로 공군 조종사 가운데 올해의 탑건(TOP GUN)으로 등극했던 충주 공군 제19전투비행단 소속 이우범 대위(30·공사49기)가 인터넷 추천으로 선정된 ‘보신각 타종 일반인사 11인’에 포함돼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함께 새해 소망을 담아 제야의 종을 울렸다.

이우범 대위가 제야의 종 타종 인사로 선정된 것은 서울시가 지난 2005년부터 지역에 관계없이 우리사회에 모범이 된 선행시민이나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인물, 국제무대에서 국위를 선양한 자랑스러운 한국인, 각 분야에서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한 시민 등을 추천받아 보신각 타종대 위에 올려왔기 때문. 이 대위는 서울시 홈페이지와 우편접수 등을 통해 접수된 인물 가운데 타종인사선정심사위원회를 거쳐 지난해 12월20일 타종인사로 확정됐다.

이 대위가 타종인사로 선정된 것은 타종인사 추천이 이뤄지던 시점인 지난해 12월11일 공군 탑건으로 선정돼 상을 받는 등 각종 언론보도에 자주 이름이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이 대위는 지난해 10월 열린 보라매 공중사격대회에서 1000점 만점에 908점을 얻는 신기에 가까운 사격솜씨를 과시해 2위를 무려 114점 차로 제치고 1위에 올랐다.

3년차 KF-16 조종사로 770시간의 비행시간을 갖고 있는 이 대위는 보라매 공중사격대회에 불과 두 번째 출전한 경력으로 수많은 선배 조종사들을 제치고 최연소 KF-16 탑건의 자리에 오르는 금자탑을 쌓았다. 지상 7km 상공에서 시속 1000km(마하 0.9)로 비행하면서 지상표적의 정중앙으로부터 1.5m 안에 폭탄을 명중시키는 놀라운 사격솜씨를 보여준 것.

이 대위가 이처럼 ‘하늘의 주몽’으로 등극한 것은 천부적인 재능과도 무관하지 않다. 전북 임실군 오수초등학교 시절 4년 동안 양궁선수로 활약하면서 소년체전 단체전 금메달을 비롯해 도 단위 대회에서 다수 입상하는 등 어렸을 때부터 ‘쏘는 것’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해 왔기 때문.

이 대위는 지난해 12월 시상식에서 “아직도 탑건이 됐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다”며 “앞으로 부족한 면을 하나씩 채워 나가 탑건이라는 이름에 부끄럽지 않는 전투기 조종사가 되겠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사실 이 대위에게는 겹경사가 잇따랐다. 지난해 5월 첫아들 예성이가 태어난 것이 그 신호탄이다.

이 대위는 “지난해에는 좋은 일들이 너무 많아 주체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타종을 하면서 아이와 가족의 건강도 함께 빌었다”고 말했다.

이 대위와 함께 올해의 타종인사로 뽑힌 사람은 20년째 시각장애인을 무료 진료해 온 인천 한길안과병원 정규형 이사장, 50년간 이주 노동자를 보살펴 온 ‘필리핀 공동체운동’ 미켈라 산티아고 수녀, 시골 학교 야구부를 전국 정상으로 이끈 전남 화순중 김부관 감독, ‘난타’ 공연을 진출시킨 송승환 PMC프로덕션 대표, 장애인 아들을 휠체어로 통학시키며 대학원까지 졸업하게 한 ‘장한 어머니상’ 수상자 박미라(50)씨, 13명의 자녀를 낳은 ‘전국 최다 다둥이’ 가족의 엄계숙(43)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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