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로 다시 ‘컴백’한 이길희 공항공사 청주지사장
공항활성화 붐 일으킨 주인공, 지역주민 위한 공항 ‘시동’

지난해 연말, 이길희 한국공항공사 공항시설팀장(56)이 청주지사장으로 온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2일자로 발령받은 그는 지난 2003년 3월~2005년 6월, 2년여 동안 청주지사장을 역임했다.

“반갑지요. 청주로 내려가면 전에 못 다한 일 다시 한 번 해볼 생각입니다. 고용창출을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곳이 공항이고, 지역 인프라로 중요한 곳이 공항이지요. 인천공항은 공항 하나로 150만명이 먹고 산다는 데 청주공항은 최소한 몇 십 만명이 먹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시 뵙게 돼 반갑다는 인사말을 하자마자 이 지사장은 대뜸 ‘지난 번에 못다 한 일 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그는 청주에 있을 때도 충북도 담당 공무원 등 관계기관 사람들을 괴롭혀 ‘왕따’ 직전까지 갔었다. 무엇 무엇 해달라, 무엇 무엇 알아봐 달라, 무슨 자료 달라며 이것 저것 요구하는 바람에 관계기관에서는 이 지사장을 싫어했던 게 사실이다. 그 만큼 그는 ‘일하는 지사장’ 이었다.

이 지사장은 청주지사장으로 근무할 때 공항활성화 붐을 일으켰다. 당시 그는 어디를 가나 천안까지 내려온 수도권 전철을 청주공항역까지 연결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전국 어디에서도 만들지 않은 항공산업단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전철 연결 문제는 현재 충북도 전체의 과제가 됐고, 항공산업단지는 LG상사 항공기 정비공장이 들어와 기틀을 마련했다.

이 지사장은 또 당시 이원종 전 지사를 앞세우고 문선명 통일그룹 총재를 만나기도 했다. 통일그룹내 WTA(워싱턴타임즈에미비에이션)가 미국의 헬기 제조업체인 시콜스키사와 공동으로 건립하는 헬기조립공장을 청주공항에 유치하기 위해서였다. 이 건은 아쉽게도 실패했으나, 만나기 어렵다는 문 총재까지 찾아간 것을 보면 얼마나 의욕적으로 일했는가를 알 수 있다.

청주공항내 항공산업단지 조성은 이 지사장이 2005년 6월 군산지사장으로 가면서 ‘스톱’된 상태. “공항을 지역주민을 위한 공항으로 만들자는 게 모토입니다. 우선 국내·외 항공사를 유치해 고용을 창출하고, 문화컨텐츠사업과 항공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항공산업단지는 헬기 부품생산과 경항공기 및 항공기 제작·판매, 항공기와 헬기관련 정비산업체를 한군데로 모아놓은 곳입니다. 앞으로 충북도와 청주상공회의소·청주국제공항활성화대책추진위·언론·공항공사 등이 손발을 맞추면 청주국제공항은 크게 발전할 것입니다.”

지난 80년 한국공항공사에 입사한 이래 속초·양양·청주·군산지사장을 거쳐 본사 공항시설팀장을 역임한 이 지사장은 청원군 내수가 고향. 그래서 주변에서는 저돌적인 그를 보고 ‘충북사람 같지 않다’고 말한다. “공항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인천국제공항에 가보면 답이 나옵니다.

충북도와 청주시도 공격경영을 해야 합니다. 인천과 부산·제주는 지자체에서 돈을 투자해 항공사를 만들었습니다. 이에 비하면 충북은 공항발전에 관심은 많은데 돈을 투자하지 않아요. 인천이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새롭게 변신했는데 청주도 이런 것을 못하리라는 법이 없지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려면 공항이 필수니까 청주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가 또 어떤 일을 벌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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