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마트, 급식업체 의존, 다변화 절실
품질 우위 마케팅 활용, 매출 늘려야

음성청결고춧가루공장 앞 입간판
세계명품브랜드 반열에 오른 음성청결고추를 원료로 음성농협에서 생산하는 음성청결고춧가루가 최근 시장경기 침체로 매출이 제자리걸음이다.

음성농협청결고춧가루가공공장에서 생산되는 고춧가루가 최근 시장경기 침체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음성청결고추는 상대적으로 세계명품브랜드에 선정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것과 상반되는 현상이다.

고춧가루 시장경기 침제의 원인은 한국의 식생활문화가 서구적으로 점점 변화되고 있고, 맞벌이 부부들의 급증으로 외식문화가 발달하면서 일반 가정에서 고춧가루 소비가 줄어든데 있다.
음성청결고춧가루는 작년 대비 판매실적이 저조한데, 이는 명품 고춧가루의 시장경쟁이 치열해 졌기 때문이다.

공산품은 물론이고 이젠 농산물도 중국산에 치이고 있다. 국내산 고춧가루의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은 중국산 수입이 늘면서 국산 고춧가루 시장이 좁아진 것이 주요한 이유다.

중국산 증가, 시장 좁아져
음성청결고춧가루의 주요 판매처는 하나로마트와 급식업체다. 음성농협은 전체 매출에 40%를 하나로마트에 판매하고 있다. 나머지 대부분을 급식업체에 납품하고 있는데, 이는 음식업을 하는 업자들이 저가 고춧가루를 선호하는 반면, 아이들의 먹거리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학부모들로 인해 학교 급식업체는 고품질의 고춧가루를 선호하기 때문에 국산 고춧가루가 설 자리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급식업체에 따라 음성청결고춧가루의 매출실적이 좌지우지되는 것이다.

음성청결고춧가루의 판매가 어려워진 것은 급식업체에 납품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때문이다. 급식업체는 HACCP(해썹) 업체 상품만을 찾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이 HACCP업체가 많이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음성농협과 괴산농협 고춧가루가공공장 모두 2006년 3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청(KFDA)으로부터 고춧가루 부문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적용업소로 지정받았다.

음성청결고춧가루의 지난해 매출은 18억 원이다. 올해는 이보다 저조하다. 음성군 관계자는 “괴산군에서 워낙 저가로 공략하기 때문에 매출신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괴산농협 관계자는 “괴산농협고춧가루가공장에서 납품하는 공장도 가격은 오히려 음성청결고춧가루보다 1000원 비싼 1만 8500원에 납품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괴산 고추 마케팅 배워라

음성농협 음성청결고춧가루 공장의 전경
선의경쟁은 음성·괴산청결고추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음성청결고춧가루와 괴산청결고춧가루를 비교해 보자.

괴산고춧가루가공공장은 연간 음성고춧가루공장의 두 배에 가까운 230톤을 생산한다. 매출액도 두 배에 달하는데 매년 33~34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2004년에는 37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었다. 음성고춧가루공장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18억 원이 작년 매출이다.

음성고춧가루에 비해 괴산고춧가루가 높은 매출고를 올리고 있다. 각기 지역에서 재배되는 면적과 생산량을 비교해 보면 괴산이 1650ha에서 5000톤을 생산하고, 음성은 1237ha에서 3586톤을 생산해 낸다. 재배면적과 생산량으로 보더라도 고춧가루 브랜드 상품 경쟁에서 괴산농협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생산된 각 지역 내에서 직거래가 대부분이고 자가소비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 음성청결고추가 대한민국 우수특산물 대상, 파워브랜드 대전 은상, 한국능률협회 웰빙농산물 인증, 소비자가 뽑은 세계명품브랜드 대상 등에 선정되어 고품질의 농산물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괴산청결고추보다 각종 시상에서 앞지르고 있다는 것은 품질에서 음성청결고추가 앞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음성청결고춧가루는 괴산청결고춧가루의 절반의 수준밖에 안 된다. 품질에서는 인정을 받았으나, 세일즈에서는 뒤진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품질우위를 점하고 있는 음성청결고춧가루가 괴산청결고춧가루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을까? 결론을 먼저 말하면 그렇지 못하다. 괴산청결고춧가루와 음성청결고춧가루가 시중(인터넷 쇼핑몰)에서 얼마에 판매되고 있는지를 살펴보자.

괴산청결고춧가루가 음성청결고춧가루에 비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괴산고춧가루는 9만 2900원/3㎏(d&shop), 9만 1800/3㎏(cjmall)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음성청결고춧가루는 6만 9000/3㎏(옥션), 6만 8000원/3㎏(엠플), 5만 8000/3㎏(GSstore)에 거래되고 있었다.

NH쇼핑에서도 음성고춧가루보다 괴산고춧가루가 비싸게 거래되고 있었다. 괴산청결고춧가루가 7만 50/3㎏, 음성청결고춧가루가 6만 8860/3㎏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거의 모든 쇼핑몰에서 명품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 음성청결고춧가루가 괴산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고춧가루보다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음성청결고추는 각종 시상을 휩쓸고 있다. 괴산청결고추도 물론 각종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렇지만 판매실적은 확연하게 구분된다.

고추는 명품 고추장은 무명품
음성전통고추장영농조합 ‘좌초’

▲ 좌초위기에 놓인 음성전통고추장영농조합 정문이 벌써 오래전부터 굳게 잠겨져 있다.
소비자가 뽑은 세계명품브랜드에 선정된 음성청결고추를 원료로 하는 고추장과 음성청결고추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음성군에서 생산되는 고추가 얼마 전 소비자가 뽑은 세계명품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렇게 고추가 고품질로 평가받고 있어서 음성청결고춧가루의 내년도 매출신장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음성에서 재배된 고추로 만든 고추장은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소비자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몇 년 전에 설립된 음성전통고추장영농조합(대표 이성자)이 좌초위기에 놓였다.

설립 첫해에는 높은 판매실적을 올리면서 기대를 모으기도 했었다. 이성자 대표는“담당자가 바뀌고 나서 관심이 시들시들해 졌다”며 “설립당시 판로를 책임지겠다던 담당자의 말을 믿고 시작했는데 이젠 공과금 내기도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때, 충청북도가 부존자원의 한계로 도내 경영에 어려움이 있는 경영수익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치단체의 우수하고 성장 잠재력이 있는 향토지적재산을 발굴, 선정하여 지역 특화상품을 육성을 추진했었다.
이를 위해 괴산청결고추특화사업과 함께 음성전통고추장생산 사업을 우수 향토지적 재산으로 선정하고 5억 원을 지원 했었다. 또 몇 해 전 음성전통고추장가공공장을 방문한 군의회의원들도 미약한 시설과 대외 홍보 부족을 지적하며 집행부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었다.

그런 음성전통고추장영농조합이 연간 매출 천만 원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일단 운영당사자의 열의가 부족했고, 전통고추장의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적다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전통방식으로 빚어진 고추장은 유통에 제약이 뒤따른다. 전통고추장은 살아있는 균이 있기 때문에 이를 용기에 담아 유통시키면 가스가 차 폭발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거리 택배가 불가능하다.

또한 시중에 일반 고추장은 중국산 고춧가루를 수입해 담그는데 반해 음성전통고추장은 원료부터 음성청결고춧가루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경쟁에서 일반적인 상품과 경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애초부터 사업성이 없는 사업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고추장으로 유명한 순창도 음성전통고추장영농조합과 같은 전통고추장을 만드는 영농조합이 많이 있었는데 이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순창에서 고추장사업을 하고 있는 이들도 유통이 제일 힘들다는 것이다. 전통고추장 사업자 대부분이 연매출 1억 원 정도 수준이다. 이보다 못한 사업자들도 있었다.

중국산 고춧가루가 밀려온다.
한국의 고춧가루 시장규모가 연간 200만톤이라고 한다. 그중 절반이 중국산이다. 대기업에서 고추장을 제조하기 위해서 중국산 고춧가루를 사용하고 있다. 이유는 국산 고춧가루가 비싸서이기도 하지만 색상이 국산보다 중국산이 좋기 때문이다.

중국산은 고춧가루에 색소를 첨가한다. 또 중국의 고추는 모두 태양에 말린 태양초 고추이기 때문이다. 건조시설이 없는 중국에서는 고추를 따는 게 아니라 고추대 채로 뽑아서 그대로 말린다고 한다. 말린 고추에 파프리카 색소를 첨가해 가공한 고춧가루를 국내로 수입해 고추장을 제조하고 있는 것이다.

국산은 고추를 따서 말릴 때 건조시설로 말린다. 대부분 열풍기로 말리는데 이 때 온도가 높아서 고추가 검게 탄게 된다. 그래서 색상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내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홍고추를 수매해서 자체적으로 고추를 세척해 건조하여 열풍기가 아닌 원적외선으로 말리는데 이렇게 하면 건조시간이 짧고, 온도도 낮아서 태양초보다 색상이 더 뛰어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가 경쟁에서 중국산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중국산 고추에 국산고추가 밀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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