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도로점용, 우수시설물 훼손 세륜시설 형식적

대한주택공사가 제천시 강제동에 조성 중인 강저국민임대주택단지 조성사업이 주민의 편의와 안전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추진돼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주택공사가 강제동 일원에 지난 2005년 사업에 들어가 오는 2011년 준공을 목표로 제천시 강제동 일원 61만5000㎡(18만 6000여 평)에 조성하고 있는 강저 국민임대 주택단지 조성사업은 944억여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국민임대 단지로 오는 2011년 사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공동주택 4760세대와 단독주택 70세대 등 4830세대의 주택이 들어서는 이번 사업은 지난 4월 실시설계를 승인받았으며, 현재 서울의 J사와 충주의 C사 등 두 개사가 시공업체로 참여해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문제는 주공이 단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무단으로 도로를 점용하고 인도블록과 우수 시설물을 마구 훼손하는 등 안전사고의 위험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을 뿐 아니라 공사 차량에서 묻어나는 비산먼지 등을 제거하기 위한 세륜시설조차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주공은 강제동 사업지구 일대의 도로를 임의로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은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도로점용허가를 아예 무시하는 등 최소한의 절차마저 어긴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 법령에 따르면 택지 개발 사업의 경우 지구를 구획해 미관을 확보해야 하고 공사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EGI 안전펜스를 사업지구와 인접한 각 시ㆍ지방도 경계에 설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주공은 제천시 영천동 굴다리에서 청풍방면으로 이어지는 사업지구를 구획하기 위해 안전펜스를 설치했으나 사실상 인도로 사용되던 우수관로지역마저 사업지구에 포함시켜 시민들이 인도 대신에 차도를 이용할 수밖에 없도록 유도했다. 주공은 또 제천자동차학원 교차로에도 펜스를 설치해 주민들의 기본적인 통행권마저 제약했다. 뿐만 아니라 사업지구를 관통하고 있는 영천동 제천자동차학원 교차로와 강제농공단지 구간 4차선 도로도 인도까지 점유해 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시민 정인숙 씨(50·여)는 “주공이 설치한 펜스 중에는 시로부터 도로점용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인도를 무단 점용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심지어 주공은 도로변에 설치된 우수관로까지 마구 훼손해 사람뿐 아니라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에게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주공은 공사현장의 비산먼지가 도로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세륜시설도 형식적으로 운영해 도로 환경을 크게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주공이 설치한 세륜시설은 제천자동차학원 진입로의 단 한 기에 불과하다. 공사 현장과 이어진 진출입로가 4개인 점을 감안하면 현실과 턱없이 동떨어진 형식적인 시설에 그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그나마 현재 운영 중인 한 개의 세륜시설도 2차선 도로의 한 개 차선을 점유한 채 작동되고 있어 차량 통행을 방해할 뿐 아니라 사고의 위험마저 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주공 측의 반응은 매우 고압적이다. 주공의 시공 관계자는 “청풍방면의 안전펜스는 기존의 가옥을 허무는 과정에서 원하는 작업공간을 제대로 확보치 못해 도로와 접하게 된 것일 뿐 고의성은 없었다”며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고 있는 부분은 개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공익 사업이 사소한 문제로 지체되거나 견제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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