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유망주 울산시 이적, 고액연봉에 '속수무책'


도내 중·고교 엘리트 선수들이 타 시·도로 유출되는 등 고질적인 병폐가 지속되고 있다.

울산시체육회는 지난 10월에 열린 제 88회 전국체전 여고부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국가대표 이겨라(3년·대성여상)를 4년 보장 연봉 8600만원에 스카우트했다. 울산체육회는 이 선수를 받아들이기 위해 팀까지 새로 창단했다.

이겨라는 충북수영의 유망주로서 차세대 재목으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이처럼 타지로 유출됨에 따라 충북수영의 침체가 불가피해졌다.

울산시체육회는 이겨라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고액연봉은 물론 경주시 모 대학에 입학시켜 4년 동안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도내 체육관계자들은 이겨라가 울산시체육회에 스카우트 된 배경을 놓고 "장학금 등 조건이 맞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충북은 선수들을 붙잡을 만한 동기부여를 못하고 있다.

제 2의 박찬숙으로 불리는 이정현(3년·청주여중 농구)도 청주여고로의 진로선택이 늦어지고 있어 충북체육회와 충북도교육청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이정현은 발가락 치료를 받기 위해 현재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재활훈련 중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달 17일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 36회 교육감기 및 전국소년체전 1차 평가전에 출전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청주여고는 이날 대회에서 학부모로부터 자녀5명(청주여중)을 입학시킨다는 동의서를 받아 이들을 경기에 출전시켰다. 그러나 4명의 선수들은 동의서에 사인을 했지만, 이정현은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도체육회 관계자들은 이정현과 타 시·도 고교의 협상() 가능성을 우려하며 긴장하고 있다.

실제로 신장이 190에 가까운 이정현은 이미 타 시·도 학교로부터 눈독의 대상이 되고 있다. 때문에 장학금이나 각종 지원제도가 맞아 떨어질 경우 유망선수를 또 빼앗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도내 체육관계자들은 지난 2005년에도 여자 레슬링 기대주 홍향래를 대전으로 빼앗긴 경험이 있어 이정현 선수만큼은 유출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한목소를 내고 있다.

고교 사이클 1인자로 불리고 있는 신동현(3년·미원공고)도 음성군청 남자 사이클 팀창단이 무산되면서 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몸담고 있다. 몇년 전에는 한국 양궁의 상징적 인물인 김수녕이 역시 지역의 배타적 분위기로 타지에 둥지를 틀어 격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도내 체육계 인사는 "충북선수들이 타 시·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대우를 받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지역사회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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