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 가구 중 아파트 12만, 96년 단독주택 역전
90년대 중반 건축 열풍, IMF 이후 다시 증가세

청주지역 주거 형태가 아파트 위주로 전환된 것은 90년대 중반. 이때부터 단독주택 수가 줄기 시작해 96년에는 아파트가 추월했다. 현재 전체 17만여 가구중 아파트는 12만 가구로 70%가 넘는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생활의 편리함에 아파트가 재테크의 수단으로 활용돼 왔기 때문이지만 고분양가로 인한 서민들의 박탈감과 도심공동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생활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아파트의 주거와 부동산으로서의 가치 변화를 진단하고 전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청주시민 70% 아파트 거주
청주지역 총 주택수는 지난 9월말 현재 17만 1022가구며 이중 아파트는 12만1026가구로 전체 주택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청주인구와 주택이 동시에 자료로 남아 있는 가장 오랜 기록은 1972년으로 당시 인구는 15만9287명, 주택수는 8.16명당 한 집꼴인 1만9514가구 였다. 이 때에는 아파트는 물론 철근콘크리트로 지어진 집도 없었다.
1972년의 기록에는 조석조 구조 1820가구, 목조구조중 초가집 1618·기와집 1만6025가구, 기타 50가구로 돼 있다.

주택수는 1979년 3만가구를 넘어선데 이어 인구 유입과 핵가족화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88년 10년 만에 2배가 늘어 6만 가구를 돌파했고 1995년에는 최대치인 6만6982 가구를 기록했다. 이 때 인구가 52만46명이었다.

이후에도 청주의 인구는 꾸준히 증가했지만 단독주택은 1996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05년에는 4만2952세대에 머물렀다. 더욱이 1997년과 2000년에는 4만가구 이하로 줄어들기도 했다.
반면 아파트는 80년대 후반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88년 1078가구가 지어진 것을 시작으로 매년 5000~1만가구 이상 공급됐다. 이같은 아파트 물량 증가는 IMF 직전인 1997년까지 계속됐으며 IMF에서 벗어난 2000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돼 가경·하복대 지역 아파트가 준공된 2004년 한해에만 9900세대가 공급되기도 했다.

청주지역 아파트가 단독주택을 추월한 것은 1996년으로 당시 아파트는 6만4936가구, 단독주택은 4만5611가구였다. 이때를 기준으로 해도 아파트는 11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외곽개발이 일등공신
아파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데에는 인구유입과 핵가족화 등 몇 가지 요인을 들 수 있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택지개발이었다. 그중에서도 도시 외곽개발로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생기면서 주거형태가 아파트 중심으로 급속히 변했던 것이다.

실제 아파트와 단독주택·연립·다세대주택 등을 포함한 전체 주택이 11만7000가구였던 96년
청주인구는 53만1000명으로 4.5명당 한 가구였지만 2005년에는 16만8000가구에 인구 63만4000명으로 가구당 3.77명으로 줄었다.
인구증가와 핵가족화는 전체 주택수 증가로 이어졌지만 이중 아파트가 급증한 것은 외곽개발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율량동과 용암동, 가경동 일부가 택지로 개발된 93~95년사이 2만9406가구, 가경동 일부와 분평동이 개발된 1997년 한해에만 무려 1만2685가구의 아파트가 쏟아져 나왔다. 또한 용담·용암2·봉명지구 등이 개발된 2003~2005년 2만여가구, 최근에도 산남3지구 3000여가구가 들어섰으며 개발 진행중인 강서1지구와 예정인 율량2·동남지구까지 합치면 30여년 동안 택지개발지구에서만 10만여가구의 아파트가 지어진 것이다.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아파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주민들의 생활도 크게 변했다. 소위 직주분리형 도시로 변모했고 부동산 호황을 타고 재테크의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분평·가경·하복대·개신지구 등의 아파트 가격이 몇 천만원에서 많게는 수 천만원까지 상승했으며 시세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아파트 구입 붐이 일기도 했다.

반면 인구증가와 핵가족화에도 불구하고 1996년 이후 단독주택이 급감한 것에서도 드러나듯 전통적인 단독주택지였던 도심은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일부 상업지역의 실거래가가 공시지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생겨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청주시에서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예정구역을 지정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最古 사창주성, 最初 고층은 사창현대
대규모 단지 주공이 물꼬, 마천루도 눈 앞

청주시 자료에 따르면 처음 등장한 아파트는 1978년 지어진 흥덕구 사창동의 주성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당시 전용면적 60㎡ 84가구로 지어졌으며 현재 인근 아파트들과 함께 재건축사업이 추진중이다.

1979년에는 청우(75가구)와 엘지산전아파트(50가구), 수곡동의 모란아파트(110가구) 등이 지어지며 청주지역 아파트 건설의 시발점이 됐으며 특히 127세대로 지어진 사직동 미호아파트는 전용면적이 85㎡로 당시로서는 대형 아파트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80년대 중반까지 대부분 100가구 안팎의 소규모로 지어지던 아파트는 주택공사에 의해 단지 규모가 커졌다. 81년 준공된 사창 주공아파트는 1220가구로 현재 시각으로 봐도 매우 큰 규모였고 83년 봉명주공 586가구, 봉명주공2단지 556가구, 사직주공2차 1630가구 등을 공급했다. 이중 사창주공(주공1단지)은 이미 막바지 재건축사업이 진행중이고 사직주공2·3단지도 조합원 분양을 마치고 공사가 한창이다.

주택공사가 대규모 단지의 물꼬를 텄다면 고층아파트 시대를 연 것은 민간 건설사들이었다.
5층으로 지어지던 아파트 층수가 늘어나 승강기가 설치되고 당시로서는 초고층이었던 사창동 현대아파트가 1988년 14층으로 준공된 것이다.

다음해 개신 삼익아파트(15층), 내덕 신화아파트(14층)에 이어 율량동아, 분평우성아파트 등이 고층 아파트 대열에 합류했다. 급기야 현재는 사직 두산위브더제니스와 대농지구의 지웰시티 등 주상복합아파트가 40층이 넘는 초고층으로 지어져 마천루시대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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