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한 생각, 즈믄네온 서른 여섯.

소꿉놀이가 재미있고 살림살이의 연습일 수는 있지만
소꿉놀이는 결코 살림살이일 수 없음은
군사훈련과 전쟁의 차이만큼이나 분명합니다.

그런데 때로 성인(成人)들이 풀어가는 삶이
소꿉놀이의 수준에도 밑돌고
게다가 잔인성의 횡포까지 지니고 있음을
살면서 참 많이도 보아왔습니다.

소꿉놀이에도 엄연히 작용하는 기준과 규범이 있는데
유치한 삶에서는 그것은 찾아 볼 수도 없고
소꿉놀이는 해 지고 집에 돌아가면 모든 상황이 종료되는데
이 놀이는 해 넘어가도 끝나지 않으니
아득한 절망으로 속절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는데
게다가 잔인성까지 지니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어제도 BBK사건에 대한 검찰의 조사 결과 발표가 있었는데
그 또한 검찰소꿉놀이를 본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음,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버젓이 있고 과학의 첨단이라는 시대에
도장 새기는 사람이 증인으로 나와서
빨간 펜으로 선을 그리는 것이
꼭 소꿉장난처럼 보였음은 물론,
지방에 있는 중소기업이
한꺼번에 일백 억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고 하는데
그것의 가능성에 의문 한 번 품었다는 말이 없으니
도대체 이게 말이 되는가 싶은 겁니다.

오늘은 하늘도 흐리게 하루를 시작하는데
그래도 나는 내 걸음으로 또박또박 가야 함을
다시 확인하는 아침,
그렇게 갈 것이지만 무거운 마음까지 어쩔 수는 없습니다.

* 도장 파는 사람을 업신여겨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러나 언제 이 나라의 검찰이, 그리고 일반적인 상식이 첨단과학기술장비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보다 우위에 둔 적이 있었느냐를 묻고 싶은 겁니다. 뜻 아니하게 도장 파는 이들이 폄하될 수도 있는 부분이 있어서 밝히고 넘어갑니다.

** 나는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보다, 국민들의 정치의식과 역사의식을 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의 자질보다는 정치의식과 역사의식의 확립에 관심이 많아 굳이 이명박 씨가 대통령이 되는 것에 반대하거나 위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목사인 내 간밤 꿈에 장로 이 명박 씨와 엄청 다툰 걸 보면 그 문제로도 많은 마음 부대낌이 있었음을 솔직하게 시인합니다.

날마다 좋은 날!!!
- 들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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