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고갈 대안으로 관광·물류·금융 허브화 추진
통치자 모하메드 프로젝트, 전세계 지도자가 벤치마킹

두바이의 기적은 계속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호텔, 가장 높은 빌딩, 가장 큰 인공섬, 가장 고급스런 리조트, 그리고 사막의 스키장과 최고급 골프장 등... 상상력과 역발상을 앞세운 두바이 성공 신화는 갖가지 기록을 갈아치우며 끊임없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보잘것 없던 중동의 작은 토후국 두바이는 이제 전세계 국가와 지도자들이 벤치마킹하는 나라로 떠올랐다.

두바이 프로젝트의 주역 셰이크 모하메드의 ‘꿈’은 어디가 끝인가. 충북지역개발회와 충북개발연구원은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이상훈 충북일보회장·이태호 청주상공회의소회장·이수희 충북개발연구원장·오선교 선엔지니어링회장 등 29명의 지역 경제계 인사들이 참여한 <두바이 경제시찰단>을 구성, 투자 신화의 땅 두바이 개발 현장 곳곳을 둘러 보았다. 다음은 동행취재 내용이다. <편집자 주>

800m 초고층… 삼성건설이 시공중
지난 17일 저녁 9시가 넘어 도착한 ‘셰이크 라시드’공항은 한마디로 북새통 그 자체였다. 세계 각국에서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공항은 초만원이고 시내 거리 호텔은 넘치는 차량과 관광객들로 늦은 시간인데도 북적였다.

▲ 160층에 높이 800m로 세계 최고층의 건축물이 될 ‘버즈 두바이’가 이미 156층의 골조공사를 마쳤다. 하늘로 뻗는 나선형 타입의 이 건물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삼성건설이 시공 중이다.
두바이 시내는 거대한 건설현장을 방불케 했다. 메인 도로 외에는 대부분 새로 짓는 건물들이다. 건설 중인 빌딩들이 하늘을 찌를 듯 경쟁하고 여기저기 올라간 클레인이 아슬아슬 하기만 했다. 기존 건물들은 하나도 비슷한 것 없이 제각각 독특한 디자인을 뽑냈다.

그런 건물 위로 까맣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는 건물은 바로 삼성건설이 짓고 있는 ‘버즈 두바이(두바이의 탑이란 의미)’다.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이미 156층 골조공사가 끝났다. 세계 최고층 기록(대만 TFC 빌딩 508m)을 이미 경신해서 최종 160층에 높이가 800m에 이를 전망이다.

약 1조원이 투입되는 이 건물은 하늘로 뻗는 나선형 패턴으로 강한 바람과 지진에 대비해 최신 공법이 총 동원되고 있다. 570m 콘크리트 압송기술과 3일에 1개층씩 골조가 올라가는 진기록도 수립 중이다. 연 면적 479,830㎡로 600m를 54초만에 도달하는 초고속 엘리베이터 54대가 운행될 예정이다.

건물은 1층부터 39층까지 호텔이고 40층부터 108층까지는 고급 아파트, 109층 이상은 사무실과 전망대가 들어선다. 이종혁 삼성물산 대리는 “현장의 삼성직원은 27명에 불과 하지만 호텔, 아파트 등 마감공사로 요즘엔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에서 온 상시 근로자가 9500명에 이른다”며 “3.3㎡당 약 1억3천만원선에 분양됐던 아파트는 2일만에 다 팔렸다”고 말했다. 이 건물의 호텔 등 인테리어는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직접 설계·시공까지 맡고 있어 세계 최고호텔을 위한 엄청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버즈 두바이’를 둘러싸고 건설되는 5개의 프로젝트도 대단했다. 1500개 상점이 들어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두바이 몰’ 등 총 100만㎡ 면적에 20억달러를 투입, 일대를 비즈니스 허브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버즈 알 아랍’호텔은 거대한 돛단배
세계에서 가장 좋은 호텔, 일명 세븐스타로 통하는 ‘버즈 알 아랍’은 보는 이로 하여금 “와”하는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바다를 항해하는 거대한 아라비아 돛단배를 형상화 했다. ‘셰이크 모하메드’왕의 첫 작품으로 높이가 에펠탑보다 높은 321m로 해변에서 280m 다리로 연결된 인공섬 위에 지어져 외형부터 아름답고 신비롭다.

▲ 세계에서 가장 좋은 호텔로 통하는 ‘버즈 알 아랍’은 인공섬 위에 지어져 외형부터 아름답고 신비롭다. 이 호텔 옥상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지중해를 향해 드라이버 샷을 날리는 모습의 광고가 유명했다.
내부도 화려하고 특이하다. 상당부문이 금으로 장식됐고 로비부터 분수 쇼에 각 층의 조망권 등이 모두 환상적이다. 관광객이 너무 몰려 호텔 투숙객이나 식당손님만 들어 갈 수 있다. 이 호텔을 구경하려면 적어도 커피숍 티 타임에 해당하는 입장료가 한국 돈으로 약 6만원이고, 하룻밤 방값으로 최소 150만원은 써야 한다. 이곳 레스토랑에서 세계 각국의 요리를 즐기며 창문을 통해 푸른 걸프해와 두바이 시내를 보는 것은 장관이고 그 자체가 행운이다.

인공섬 ‘팜 주메이라’는 내년 완공
그러나 두바이가 세계를 더욱 놀라게 하는 것은 야자수 모양을 본뜬 ‘팜 아일랜드(The Palm Island)’와 세계지도 모양의 ‘더 월드(The World)’란 인공섬 개발이다. 지상최대의 인공섬에 레저단지·상업지역·주거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이다. 2015년까지 이들 사업이 완공되면 두바이 해안선 길이는 무려 1500㎞로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만리장성과 함께 달에서 보이는 인공물이란다.

▲ 인공위성에서 찍은 바다위에 조성중인 인공섬 ‘팜 아일랜드’. 야자수 모양의 이 섬은 주거 오락시설을 갖추고 내년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종합레저타운으로 ‘팜 아일랜드’ 인공섬의 야자수 잎에 해당 되는 쪽은 현재 2층 빌라가 한창 건설중이다. 줄기의 아파트촌은 이미 공사가 끝나 입주중이다.
‘팜 아일랜드’는 야자나무 잎과 줄기를 표현한 인공섬들로 ‘팜 주메이라’ ‘팜 데이라’ ‘팜 제벨알리’등 3개 섬을 건설하는 것으로 현재 20억달러가 투입된 ‘팜 주메이라’는 조성 공사가 끝난 상태이다.

이곳에 건설중인 빌라와 아파트 4천가구는 전 세계 부자들이 몰려들어 3일만에 모두 분양됐고 현재는 최초 분양가에 3,4배까지 가격이 폭등 했단다.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등 스타와 부호들이 주인이고 몇몇 한국인도 분양 받았다”고 이곳 한 교포는 말했다.

내년 완공 목표인 ‘팜 주메이라’는 지름 5.5㎞, 면적 25㎡로 특급호텔과 빌라, 아파트, 요트장 상가 등 대역사가 끝나면 4만명이 거주하는 해상도시로 탄생된다. 또 ‘팜 자벨알리’는 ‘팜 주메이라’보다 크기가 2배로 이곳엔 수상파크 위주의 관광타운이 조성되고 2015년 완공 목표인 ‘팜 다이라’는 2층 빌라 8천채가 들어서는 주거지역으로 개발 중이다.

지난 2004년 시작된 ‘더 월드’ 프로젝트는 330개 섬으로 세계지도 모형의 해상도시를 만드는 것으로 내년 말 목표로 현재 토목사업이 막바지이다. 여기에 한국섬은 약 2700㎡ 크기로 분양가가 300억원이었는데 2006년 분양 때보다 30% 값이 뛰었단다.

‘디즈니랜드‘ 8배크기 위락도시 건설 중
두바이 초대형 프로젝트의 결정판은 위락단지 ‘두바이랜드’ 건설이다. 총사업비가 200억달러에 미국의 ‘디즈니랜드‘ 보다 크기가 8배나 된다는 것이다.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도로·상하수도·통신·전력 등 인프라 구축이 한창이다.

이곳은 단순 놀이공원 수준을 뛰어 넘어 위락도시를 건설 한다는 계획으로 라스베거스 형태의 30여개 호텔·리조트단지·백화점·골프장·자동차 경주장 등이 들어선다. 특히 문화 예술 건강 레저 생명 과학 등이 복합된 미래형 다목적 도시기능을 갖춘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등이 대규모 투자에 나선 가운데 이곳 관계자는 “2010년 1차 개장 해엔 1천5백만명, 2018년엔 7000만명의 관광객을 예상한다” 고 소개했다.

두바이 다운 역발상 ‘사막 스키’
두바이는 상상력이 총 동원된다. 그 중 가장 두바이다운 역발상은 사막에서 스키와 사파리를 즐기는 것이다. ‘두바이 스키’는 건물 자체가 마치 공룡모습이다. 시내 중심 에미리트 쇼핑몰 내에 450m의 슬로프를 조성 매일 60여톤의 인공눈과 수입눈을 뿌리고 있다. 열사의 사막에서 파카를 입고 눈 위에 선다는 것은 완전 다른 세상인 것이다.

사막 사파리는 사막 체험의 으뜸으로 모두가 아이처럼 즐거워 한다. 뜨거운 맛을 온 몸으로 느끼며 바람에 고운 모래가 날리는 모래언덕을 4륜 구동지프로 달리다 보면 뒤집힐 것 같은 스릴에 괴성이 절로 난다. 그리고 유목텐트촌에서 양고기 바비큐 등을 즐기며 반라의 밸리댄스에 흠뻑 빠지다 보면 사막의 밤하늘에서 쏟아지는 별빛이 ‘아라비안 나이트’를 꿈 꾸게 만든다. 하루 3천여 관광객이 찾는다고 하니 엄청난 달러 벌이이다.

1세기 전엔 인구 3000명 어촌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UAE)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 중 하나로 지난 71년 영국에서 독립했다. 면적은 3,885㎡로 제주도의 2.1배이며 90%가 사막이다. 여름엔 최고 53도까지 올라가는 아열대성 기후에다 사막성 기후로 숨 쉬기조차 힘들다.

두바이는 1세기 전까지만 해도 인구 3천여명에 진주 조개잡이로 유명했던 어촌마을에 불과 했다. 지금은 인구가 140만명에 80%가 외국인으로 세계 인종시장을 방불케 한다. 두바이의 오늘은 1964년 처음 석유가 발견 되면서부터 큰 변화를 불러 왔다. 그런 석유도 2010년 이면 바닥이 난다. 석유없이 살길을 어디서 찾아야 하나! 두바이가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의 대안이다.

석유고갈 대안, 물류 관광 허브화 투자
그것은 중동의 관문이면서 아프리카의 교두보란 지리적 잇점을 이용한 물류와 관광의 허브를 만드는 것이었다. 1990년 32년간 두바이를 이끌었던 ‘라시드’가 사망하자 그의 셋째 아들인 ‘셰이크 모하메드’는 영국 유학생활을 배경으로 2000명의 씽크탱크를 구성한다.

그로부터 17년, 그는 세계 클레인에 20%가 두바이에서 사용중이랄 만큼 ‘두바이 천지개벽‘를 이끌었다. 바로 상상력과 창의력을 앞세운 세계 최고·최대·최초의 인공도시와 휴양시설을 건설해 역시 최고만을 좇는 돈 많은 세계 부호들과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 충북지역 개발회와 충북개발원의 두바이 산업시찰단이 ‘버즈 두바이’공사 현장을 찾아 삼성물산 측으로부터 공사관계를 브리핑 받고 있다.
석유 이외에 아무런 자원이 없는 두바이가 ‘셰이크 모하메드‘에 의해 불모의 사막도시 전체가 리모델링 돼버린 셈이다. 두바이에는 2015년까지 100층 이상의 최고층 빌딩만도 5개 이상 추가 건설될 전망이다. 또 세계 최초의 해저호텔 하이드로폴리스(Hydropolis)도 추진 중이다. 한해 3600만명이 이용하는 현 ‘라시드공항’ 대체로는 2015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인 1억2천만명을 수용하는 2,3공항도 건설 중이다.

“필요하면 다 바꿔라”는 식
두바이는 “필요하면 뭐든지 다 바꾼다”는 식이다. 투자유치를 위해 과감한 규제 철폐로 ‘기업천국‘을 만들었다. 경제자유지역을 만들어 외국인에 기업소유권 인정은 물론 무세금에 무제한 송금도 허용했다. 한마디로 파격적이다.

또 이슬람 문화도 고집하지 않는다. 여타 종교를 허용하고 술과 돼지고기도 허용하고 있다. 아랍국가들로부터 비난도 받지만 친미성향엔 변함이 없다. 모든 것이 자본주의 논리다. 그 결과인지 지난 2000년 이후 두바이의 연 평균 GDP 성장률은 12%가 넘고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 33000달러, 1015년엔 45000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성장률 또한 세계 최고다.

그러나 두바이에 어두운 그림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걱정하는 소리도 적잖다. 우선 아랍국들의 시기이다. 이슬람 전통을 소홀히 하다 보니 범 아랍국들과 이런저런 문제로 빈번히 충돌하고 있다. 자국민의 3배가 넘는 외국인들도 문제다. 도시가 발달하다 보니 군인은 물론 경찰에서 하급관료까지도 수입해 쓰는 형편이다. 또 사막에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는 순수외국인 근로자들도 포화 상태다.

이런 가운데 궁핍을 모르는 자국민들의 생활은 노동과는 거리가 멀다. 청소년들은 결혼만 하면 정부가 집도 사주는 판이니 공부와는 멀어 질 수밖에 없다. 이와 아울러 지금 추진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지속 가능한 모델인지를 놓고도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고, 정치적 과제로 왕정 한계와 언제까지 상인정신이 먹히겠느냐는 것이다.

왕에 대한 국민의 신임 절대적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두바이에서 ‘셰이크 모하메드’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신임과 존경은 절대적이다. 그는 두바이 개발을 위해서는 왕이라기 보다는 직접 현장을 뛰는CEO로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

인간의 힘으로 자연을 얼마 만큼 바굴 수 있을까! 또 세계 최고·최대·최초를 앞세워 관광객을 끌어 들이고 투자를 유도하는 전략은 언제까지 유효할까!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추진력으로 세계 최고만을 고집하는 ‘셰이크 모하메드’의 이른바 두바이식 리더십이 언제까지 계속 될지 정말 관심거리다. / 두바이=변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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