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부대, 청주국제공항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 도민여론 비등
국방부 브레이크 벌써 여러 차례, 백두산관광 직항로 꼭 개설돼야

청주국제공항~백두산 간 직항로 개설이 불안하자 충북도민들이 공군부대 이전을 강력 주장하고 있다. 건교부·통일부·문광부·국방부 등 관계부처 실무자들은 지난 13일 회의를 열고 이 자리에서 청주국제공항 제외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에 따르면 당초 통일부 관계자는 서울(인천, 김포)·양양·무안·김해·제주·청주국제공항 등 6개 공항에 백두산 항로를 개설하자는 의견을 냈다는 것. 그러나 국방부가 청주공항은 내륙에 위치한 민·군 공용 공항으로 군작전에 제약이 많다며 제외를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청주국제공항이 공군부대로 인해 또 다시 피해를 입고 있다. 따라서 도민들이 공군부대 이전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지역에 이 소식이 알려지자 도민들은 공군부대 즉각 이전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우택 충북도지사는 지난 19일 간부회의에서 “베이징 정기노선 취항에 이어 다음달 중국 광서장족자치구 남령시 전세기 취항으로 청주국제공항이 중국 관문공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백두산관광 직항로가 개설되면 청주국제공항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청주국제공항은 공군부대가 함께 있어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공항에 비해 불리한 만큼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청주국제공항 백두산관광 직항로개설 추진협의회’를 구성해 문제점과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걸프전 이후 부대이전 유야무야
그러나 홍재형 민주신당 의원(건교위·청주 상당)은 국방부 차관에게 청주국제공항 제외 사실을 확인한 결과 “반대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공군부대로 인한 청주공항활성화의 차질을 감안하면 차제에 이전까지도 거론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청주국제공항과 공군부대와의 ‘악연’은 꽤 오래됐다. 청주공군비행장이전대책위는 지난 2003년 1월 노무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에게 다음과 같은 청원서를 보냈다.

“전두환 전 대통령께서 재임 당시 제17 청주전투비행단 이전에 대한 당위성을 인정하고 김인기 참모총장에게 타 지역으로 이전토록 지시한 바 있었으나, 당시 국내외 정세가 여의치 않아 잠시 지연됐다. 이후 충주지역에 제19 전투비행단을 신설하고 부대가 이전, 소규모 비행부대만 남았지만 이를 추진하지 않아 현재는 청주와 충주 두 곳에 공군비행장이 건설되고 말았다. 청주국제공항이 활성화되고 국제공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민·군 겸용 공항을 탈피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이미 전 전 대통령은 청주 전투비행장을 충주로 옮기기 위해 충주 공군비행장을 건설, 50% 정도 이전했으나 때마침 터진 걸프전으로 더 이상 추진되지 않았다는 것. 이것이 오히려 공군비행장을 청주와 충주 두 곳으로 늘리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은 청주국제공항 계류장·활주로 확충, 일본·동남아 노선 확대, 중부고속도로 오창 IC-청주공항 직선도로 건설과 함께 공군비행장 이전 추진을 약속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도 이 공약을 지키지 않았다.

이욱 청주국제공항활성화대책추진위 사무국장은 “97년 걸프전으로 제17 전투비행단이 다시 주저앉으면서 피해가 막중하다. 청주 오근장동 등의 주민들은 비행기 굉음으로 인한 소음과 항공유에 의한 토양오염 등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서 2003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공군부대 이전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해 왔다. 또 항공산업단지를 조성할 때도 공군부대가 앞을 가로막아 이를 해결하느라 많은 사람들이 애를 썼다. 이번 백두산관광 직항로 개설을 앞두고 국방부가 브레이크를 건 것처럼 당시에도 국방부가 항공산업단지 입주 불가를 주장했다. 공군부대가 이전하지 않는 한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는 요원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행히 지역인사들의 노력으로 지금은 LG상사 항공기 정비공장이 청주국제공항내에 입주했지만 당시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2004년 당시 지역의 뜻있는 사람들은 청주공항활성화를 위해 헬기 부품생산 및 조립, 항공기 제작과 판매를 하는 업체들을 입주시켜 항공산업단지를 조성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국방부는 당초 제한적인 비행허용 방침을 뒤집고 ‘불가’를 통보, 청주지역을 다시 한 번 술렁이게 했다. 이 때 공군부대의 이전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더욱이 타 지역의 군부대가 청주로 추가 배치된다는 소문이 돌자 공군부대 이전을 기대하던 도민들은 아연 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

“백두산관광, 청주공항에서 출발하자”
나기정 미래도시연구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군사상 필요에 의해 하늘의 열쇠를 대부분 공군이 쥐고 있고 한국의 하늘은 공군의 것인양 되어 국가적으로, 지역적으로 필요한 조건을 갖추어도 공군이 ‘NO’하면 방법이 없는 것 같다. 당초 청주국제공항 건설을 정부에서 추진할 때 공군부대는 타지역으로 이전이 전제됐다. 이로 인해 충주에 공군비행장이 추가로 건설되었을뿐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도 부대 이전을 공약했다”는 칼럼을 당시 모 지역신문에 발표했다.

정종택 청주국제공항활성화대책추진위원장도 “제17 전투비행단이 걸프전 때문에 충주 이전을 일시 중단하고 청주국제공항이 활성화될 때까지 7~8년간 한시적으로 청주전투비행단을 사용키로 한 것인데, 공군이 청주와 충주비행단을 다 가지겠다면 약속위반이고 정부방침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강력 항의하는 글을 기고했다. 군부대 추가 배치를 저지하고 LG상사를 입주토록 한 것은 지역민들의 단합된 힘이었다. 청주국제공항활성화대책추진위의 전신인 청주국제공항활성화시민대책위를 비롯한 각계 각층이 국방부와 한 판 승부를 벌여 미래산업인 항공산업단지의 주춧돌을 놓도록 한 것.

한편 청주국제공항활성화대책추진위는 21일 비상대책 회의를 열고 청와대와 관계부처 장관들에게 청주국제공항에 백두산관광 직항로를 개설해 줄 것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이들은 “김포와 인천공항은 우리나라 서북단에 위치해 접근성이 용이하지 않다. 물류비용과 혼잡비용이 너무 많이 발생한다. 그러나 청주국제공항은 전국 어디서나 1~2시간내 접근이 가능하고 공항이용료와 주차비가 저렴하며 수속시간이 30분 이내로 끝난다. 또 고속도로와 철도의 X자축 중심부로 수도권과 중·남부권 주민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백두산관광 지정공항으로 최적의조건을 갖고 있다. 백두산 삼지연공항은 현지 사정상 대형 항공기 이·착륙이 불가능하므로 국내 최초의 저비용항공사를 보유하고 있는 청주국제공항이 적합하다”고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도민들은 백두산관광 직항로도 따내야 하지만 공군부대가 있는 한 청주국제공항 활성화는 말뿐인 활성화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강력 대응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제17 전투비행단이 언제든지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실제 그동안의 과정을 보면 공군부대는 청주국제공항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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