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기회없다’ 비관론에서 불패론까지
총선도 ‘권력독주 막아야 對 동반승리 자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이 20%의 벽에 갇혀있는 가운데 민주신당 일색인 도내 국회의원들의 대선 전망이 그야말로 ‘극과 극’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모 국회의원은 “이명박 후보가 낙마해도 기회는 이회창 후보에게 돌아갈 것으로 본다”며 비관론을 펼치는가 하면 “단일화 여부와 상관없이 반드시 이길 것으로 본다”는 불패론을 주장하고 있는 의원도 있다.

운명이 엇갈릴 12월19일까지는 20여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실낱같은 단일화의 희망이 남아있고, 외부적으로는 이회창 후보의 선전에 따른 ‘3:3:3구도’, 김경준씨 귀국에 따른 BBK 검찰수사의 폭발력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내부요인보다는 외부요인에 따라 결과가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남의 집 사정’에 더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Q 의원의 비관론
DY 가능성 희박, MB보단 昌이 낫다
“노 대통령 권력 행세 안하면서 중앙언론 키워”

결과를 떠나서 ‘해보나마나 이긴다’는 낙관론은 종종 접하게 되지만 ‘해보나마나 진다’는 비관론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데 Q의원이 꼭 그런 경우다. Q 의원은 “BBK 문제 등으로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감소하더라도 이회창 후보에게 기회가 있지 정동영 후보에게 기회가 올 것 같지는 않다”면서 일찌감치 승산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 정권이 그만큼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었고, 노무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권력(?)을 행세하지 않으면서 일부 중앙언론을 지나치게 키우다보니 여론을 반전시킬만한 힘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Q 의원은 “이명박 후보는 도덕적인 결함도 크고 고 정주영 회장 밑에서 기업인으로 성장했을 뿐 정치·행정적 균형감이 없는 인물이기 때문에 국정을 맡기기에는 곤란하다”며 “차라리 이회장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게 여러모로 안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Q 의원은 특히 “내년 총선마저 한나라당이 싹쓸이한다면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이 만들어진다”며 “견제와 균형을 위해 한나라당이 200석 이상을 차지하는 사태를 막아야한다”고 ‘총선 집중론’을 펼쳤다.

홍재형 의원의 당위성론
‘균형’ 생각하면 정 후보 유일한 대안
“이명박, 군대 동원해서 행정수도 막겠다더니…”

홍재형 의원은 충청권의 여러 현안들을 생각할 때 ‘져서는 안 되고 질 수도 없다’는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다. 세종시(행정중심복합도시) 추진도 첩첩산중이고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의 관문역 지정, 청주공항의 관문공항 역할, 하이닉스공장 추가 유치 등 해결할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정동영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이명박 후보는 서울시장 재임 시절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행정수도를 막고 싶다’고 발언한 사람이 아니냐”며 “지금은 선거 때문에 이리저리 말을 돌리지만 만약 당선이 된다면 본색을 드러낼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또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BBK 문제는 물론이고 아들의 위장취업, 뉴타운 사업 등 각종 비위와 관련된 의혹 규명 요구가 계속 꼬리를 물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을 제대로 할 수도 없고 국민만 피곤해질 것이 뻔하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으니 낮은 자세로 다니며 얘기할 수밖에 별 도리가 있겠냐”며 말문을 닫았다.

노영민 의원의 진인사론
일단은 최선 다해야 총선도 보장되는 것
“호남 여론 고려하면 한 자릿수 경쟁 시작돼”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은 대선에 임하는 노영민 의원의 마음가짐이다. 일단 비관적으로 보기에는 여론의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는 것이다.
노영민 의원은 “응답률 20% 이하의 여론조사는 사실 큰 의미가 없고, 정동영 후보에 대한 호남의 지지율이 현재 발표대로 30% 수준이라면 누가 믿겠냐”며 “이미 이명박 후보와의 격차가 10% 안쪽으로 좁혀졌다고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또 “BBK 조사 결과에 따라 다시 한번 상황의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기다려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단일화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상황을 관심있게 지켜보지만 가능성도 높지 않고, 단일화의 의미도 ‘명분을 주는 정도’나 ‘전열 정비의 수준’에 그칠 뿐이라는 것이다.
노 의원은 내년 총선에 대해서도 “일단은 대선에 모든 것을 걸어야 그 뒤도 보장되는 것 아니겠냐”며 대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용희 의원의 불패론
앞으로도 2~3번 요동, 鄭 당선 확실
“이회창씨까지 굳이 나와서 도와준다는데…”

민주신당 선대위의 최고 고문을 맡는 등 정동영 후보의 열성 후견인인 이용희 국회 부의장은 “정동영 후보의 당선에 대해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며 불패론을 피력했다. “30일이 남았다지만 현재의 여론조사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앞으로도 정국이 2~3번은 요동을 칠 것인데, 향후 불거질 정치 이슈 가운데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한 내용은 하나도 없을 것”이라는 게 이 부의장의 주장이다. 단일화에 대한 입장도 명료했다. “1% 수준의 지지율을 가진 이인제 후보가 결국 단일화에 더 적극적일 수밖에 없고 설사 단일화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별다른 악영향도 없다는 것”이다. 문국현 후보에 대해서도 “사실 문 후보가 ‘뿌리가 있냐 뭐가 있냐’며 막상 선거전이 본격화되면 조직 대 조직의 대결의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부의장은 비관적이거나 소극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동료 국회의원들에 대한 쓴소리도 빼놓지 않았다.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것을 보면 불쌍한 생각마저 든다는 것”이다.
이 부의장은 “(이회창 후보가)안 나와도 이길 선거지만 이회창씨까지 나와서 굳이 도와준다는데 뭐가 문제겠냐”며 “12월19일의 결과는 정동영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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