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열의장, 고향사람 챙기기 지나치다 비판

유주열 충북도의회의장의 지나친 인맥 챙기기가 회자되고 있다. 이는 유의장이 오는 10월로 예정된 음성군수 보궐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지적까지 낳고 있다. 급기야 동료의원이 본회의장에서 유의장의 인사 개입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충북도의회 심흥섭의원(한나라당·충주2)는 19일 오후 열린 충북도의회 21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유주열의장이 ‘정실인사’개입을 했다며 맹비난했다. 심의원은 “유의장이 동료의원들과 운영위원장들의 간곡한 건의를 무시하고 승진해서 외청으로 나간지 2개월밖에 안돼 전보 제한 규정에 위반되는 사람을 비서실장에 앉힌 것은 명백한 권력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심의원은 “도민에게 모범을 보이고 솔선수범해야 할 의장에게 그런 권한까지 부여한 것은 아니다. 인사권이 도지사에게 있는데도 의장이 이같이 한 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이번 임시회가 끝나는 오는 29일까지 거취 표명을 확실히 할 것을 유의장에게 요구했다.
심의원의 발언이 3분여 동안 계속되자 유의장은 발언을 제지하고 서둘러 산회를 선포했다.

유의장은 20일 이에 대해 “심의원이 개인적인 신상발언을 하기 때문에 의회운영 36조에 의거 2차례 경고 후 정회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의장은 심의원이 주장하는 정실인사문제와 관련 “의회 사무처 요원의 인사를 규정한 지방자치법에 따라 집행부와 협의를 통해 의회 근무 경력이 있는 직원을 인사했다”며 심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나 심의원의 주장은 이 부분에서부터 다르다. “의장에게 의사 진행발언을 요청했으나 받아주지 않고 5분 발언 이후로 미뤘다. 결국 의사진행발언이 안 돼는 이유가 뭐냐며 단상으로 나가 의장의 인사개입에 대해 발언하자 당황스러우니까 일방적으로 정회를 선언했다. 이에앞서 의원 간담회를 통해 부의장에게 의사봉을 넘길 것을 요청했었다.”는게 심의원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문제가 된 유의장의 인사 개입 및 정실인사의 사실여부를 살펴보자.

충북도는 지난 4월 충북도의회 의회 총무담당이 교통사고로 숨져 공석이 된 자리에 윤재길 의회 비서실장, 의회 비서실장에 공무원 교육원 임모사무관을 지난 2일자로 인사 발령했다. 문제는 신임 임 비서실장이 공무원 교육원으로 승진되어 나간지 2개월밖에 안 되어 전보제한 규정에 어긋나는데도 무리하게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것. 이는 의회 사무처 요원의 인사는 지방자치법에 따라 의회와 협의하도록 되어 있어 의장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지방공무원 교육법에 의하면 교수부에 근무할 때는 2년간 전보 인사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 예외로 하고 있다. 결국 충북도는 유의장의 요청을 ‘특별한 사정’으로 보아 예외로 적용한 셈이다.
당초 유의장은 3명의 사무관 인사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참 사무관 1명을 집행부로 데려가고 강모 행정수도 이전 담당 사무관과 임비서실장을 의회에 배치해 줄 것을 요청한 것. 이에 대해 집행부는 고참 사무관의 경우 곧 명퇴하게 되는 만큼 그대로 두어야 하며 강사무관은 현재 맡은 임무가 막중해 교체 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 임비서실장만 인사 발령했다.

이 과정에서 유의장이 2년 기한의 전보제한 규정을 어겨가며 임비서실장을 임명한 것과 관련 유의장과 임비서실장과의 관계 때문에 소위 ‘말’을 증폭시키고 있다. 둘은 O 고교 동문으로 유의장이 지난 6대 의회 때 기획행정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을 때 그 위원회에서 일했다. 충북도 한 공무원은 “의장으로서 법을 어겨가면서 임실장을 임명한 것은 누가봐도 특정인을 데리고 다니며 봐주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비난했다.
반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심흥섭의원은 더 심층적으로 접근했다. 전임 윤모 사무관을 총무담당으로 보내기 위한 포석에서 임실장은 비난의 희생양이 된 것이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의회 총무담당 자리를 두고 의회내에서 내부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유의장과 동향인 김모 사무관이 총무담당으로 인사 발령 될 것이라는 소문이 일자 일부 의원을 비롯하여 사무처 내에서 반발했다. 이에 따라 김모 사무관의 인사안이 철회되고 윤사무관이 총무담당으로 발령나는 상황에서 유주열의장의 지나친 자기 사람 챙기기에 의회 내부의 반발과 불만이 여러 차례 표출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유의장은 “의회로 오겠다는 직원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의회 근무 경력들을 고려하여 집행부와 협의하에 인사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청내에서는 유의장이 오는 10월 음성군수 보궐 선거 출마에 대비하여 자기 사람 심기를 하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도청 한 직원은 “의장으로서 자기에게 편한 사람을 쓰고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쳤을 뿐이다. 해당 공무원들이 이로 인해 오히려 상처를 입지 않을 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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