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과 함께하는 대학생 창작공연 선보여
문화갈증 해소, 대학 홍보효과 ‘두 마리 토끼’

젊음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 지난 한 주간 연이어 열렸다. 감춰놓았던 실력과 끼를 선보인 대학축제와 졸업발표회가 그것. 지난 22일부터 3일간 축제를 열었던 충청대 학생회는 학과별로 다양한 공연과 작품을 선보였다. 또 지난 27일에는 주성대 뷰티디자인과 2학년 학생들이 지역에선 좀처럼 접하기 힘든 ‘헤어 쇼’를 열었다. 무엇보다 예전엔 그들만의 잔치였던 교내 행사를 지역민과 함께하는 행사로 변화시켰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변화는 시민들의 문화갈증 해소는 물론 자연스럽게 학교홍보에도 기여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젊은 패기가 느껴지는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철당간 광장에서 ‘헤어 쇼’

▲ 대학생들이 준비한 공연들이 잇따라 시민들에게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 위는 주성대 뷰티디자인과 학생들이 준비한 ‘헤어 쇼'사진
기성 공연에 비해 완성도는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들만이 가진 젊음·패기 등은 이러한 부족함을 메우고도 남는다. 이맘때면 공연을 기다리는 마니아들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27일 성안길 철당간 광장에서 열린 주성대 뷰티디자인과의 헤어 퍼포먼스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귀갓길을 서두르던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기에 충분했다. 시민들은 쉽게 접할 수 없는 ‘헤어 쇼’를 보며 연신 휴대전화기를 눌러댔다. 그도 그럴 것이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이 생소하기도 하거니와 신기하기까지 했다. 온몸을 검은색으로 바디페인팅한 모델들이 무대 위를 걷는가 하면, 고양이분장을 한 모델에 머리카락으로 공을 엮어 얹은 헤어스타일을 선보인 모델 등 ‘쇼’가 아니고는 볼 수 없는 복장과 헤어스타일을 한 모델들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다. 공연이 끝나자 자리를 메운 500여명 시민들의 큰 박수가 이어졌다. 한 시민은 “청주시내 한복판에서 이러한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색다른 경험이었다”고 감상평을 했다.

학생들이 처음부터 철당간 광장에서의 공연을 기획했던 것은 아니다. 청주예술의 전당 등 전문공연장을 알아봤지만 학생들이 부담하기에는 경비가 만만치 않았다. 학회장 윤효정 씨는 “야외공연이라 날씨가 어떨지 걱정됐다. 또한 음향·조명 등도 전문공연장만 못해 집중도가 떨어질까 우려했지만 오히려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모든 게 저렴(?)했다. 공연장은 시청에 신고하는 것으로 계산이 끝났다. 수 십 만원을 호가하는 전문모델 대신 창피하다며 사양하던 후배, 친구들을 소주 한 잔에 억지로 무대에 세웠다. 무대의상도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직접 디자인하고 재단해 만들어 입었다. 하지만 결과만큼은 최고였다. ‘인종혼성’이라는 작품을 선보인 김혜선 씨는 “오늘 공연을 위해 친구들과 3개월간 준비했지만 학과에서도 처음 시도하는 공연이라 두려움이 컸다. 하지만 지금은 사회에 나가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충청대, 어린이뮤지컬 구름관중
지난 22일 자녀들을 데리고 충청대 캠퍼스를 찾은 윤성준 씨(41·강외면 오송리)는 “지난해 축제 때 유아교육과 공연을 보고 재미있어 다시 충청대를 찾았다.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뮤지컬이었는데 어른인 나도 눈물이 났다. 지난해보다 학생들의 연기력이나 작품의 완성도도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유아교육과 학생들은 지난해 ‘동물들의 사육제’와 ‘장화 신은 고양이’를 어린이뮤지컬로 만들어 무대에 올렸다. 이전까지는 인형극과 동화구연으로 이뤄졌던 유아교육과 공연이 어린이뮤지컬로 전환된 것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충청대 유아교육과에 입학한 학회장 김광섭 씨(27)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동극단단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김 씨의 경험을 살려 처음 선보인 작품들은 축제기간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이번에 공연한 작품은 ‘불효자 꺼꾸리전’과 ‘강아지 똥’. ‘불효자 꺼꾸리전’은 꺼꾸리가 장난감과 부모를 맞바꾸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는 내용의 작품이다.‘강아지 똥’은 말 그대로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다.

축제기간동안 각각 4회, 3회 공연을 한 두 작품에 2000여명 이상의 관객이 몰렸다. 20여명의 유아교육과 학생들이 방학 전부터 준비한 결과다. 김 학회장은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여러 학생들이 고생은 했지만 많은 분들이 공연을 관람해 주셔서 보람이 있다. 해마다 더 완성된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최근 학생들이 직접 만든 공연·전시 작품들이 시민들에게 선보이며 새로운 대학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충청대 유아교육과 학생들이 공연한 어린이뮤지컬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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