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시위, 쓰레기매립장 들어서는 통동리 외면이 이유
경로당 신축·쓰레기차량 지역별 분산운행 요구

음성군과 진천군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음성·진천 광역환경사업소인 쓰레기매립장의 쓰레기 반입을 막아선 통동리 주민들이 시위를 철회했다. 그러나 통동리 주민들은 “아무것도 합의된 것이 없다”며 여전히 불만을 성토하고 있다.

음성군 맹동면 통동리 주민들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음성·진천 광역 쓰레기매립장’의 쓰레기 반입을 저지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 10년간 음성·진천군 쓰레기를 통동리에 매립했는데 앞으로 20년간 매립할 쓰레기 매립장을 추가 조성하려 한다며 추가로 조성할 광역쓰레기매립장 건립을 원천 반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음성군과 진천군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쓰레기 대란 위기에 처했었다. 다행히 박수광 음성군수가 나서 성난 주민들을 진정시키는 등 쓰레기 반입저지를 철회시켰다. 지난해 말에 이어 또다시 쓰레기 대란위기를 넘긴 것이다.

그러나 통동리 주민들의 속내는 다른 곳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인근 지역주민들의 쓰레기매립장 반대 시위로 주민숙원사업을 해결해 주었는데 정작 통동리에는 음성군이 무관심했다는 것이다.
통동리 주민들은 이번 집회를 통해 음성군에 그동안 서운했던 심경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김찬기 통동리 대책위원장은 “군의 요구에 따라 쓰레기 반입저지는 철회했으나, 아직 아무것도 합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통동리 주민들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다. 그 첫째는 인근 지역처럼 통동리의 숙원사업인 경로당 및 마을회관을 신축해 달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딱히 경로당 신축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명확한 확답은 없으나 주민의 대체적인 여론이 그렇다고 군은 파악하고 있다.

두 번째는 쓰레기매립장 출입을 위해 쓰레기를 싣고 통동리를 지나다니는 차량으로 발생하는 소음과 먼지 등의 피해와 과속운행으로 주민들에게 위협을 주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주의와 지역별 분산 운행이 주된 요구인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들은 이들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밤낮으로 주민들과 타협점을 찾고 있다. 우선, 경로당 신축은 현재 통동리 경로당이 오래되어 물이 새는 등 개보수가 필요한 만큼 적극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군 관계자는 통동리 주민숙원사업 우선순위 검토와 음성군의회의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통동리 주민들은 평소 마을 앞을 지나는 쓰레기차량으로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음성군과 진천군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쓰레기매립장을 출입하는 거의 모든 차량이 통동리 앞을 지나고 있다. 이 쓰레기매립장을 출입하는 길은 총 세 가지다. 통동리를 지나는 길과 원남면 쪽에서 들어오는 길, 진천군 초평면을 지나는 길이 있다.

그럼에도 거의 대부분의 차량이 통동리를 지나는 이유는 진천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실은 쓰레기차량이 초평면을 지나는 것을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음성군 원남면 쪽에서 출입하는 길이 큰 고갯길이어서 차량운행을 꺼리고 있다.

군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진천군의 쓰레기 차량은 초평면을 통해 운행할 것을 진천군에 요구할 것이다. 또, 음성읍, 소이면, 원남면의 쓰레기 차량은 원남면을 통해 운행을 해당 환경업체에 권고할 예정이다. 그리고 나머지 금왕, 대소, 삼성, 감곡, 맹동, 생극 지역의 쓰레기 차량만이 통동리 쪽으로 통행시킬 전망이다.

쓰레기매립장 언제까지 쓸 수 있나?
소각시설 낡아 고장 잦아, 매립량만 늘어

지난 주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통동리 주민들은 음성·진천 광역환경사업소의 쓰레기 반입저지 시위를 벌였다. 이때 마침 소각시설이 고장났다. 1994년 설치된 이래로 탈 없이 운영되었지만 시설의 노후화로 최근들어 잦은 고장을 보이고 있다.

환경사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쓰레기매립장은 앞으로 1년을 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건립 당시도 2008년이 사용기한으로 전망했는데, 음성군과 진천군이 최근 공업지역으로 성장세를 보이면서 폐기물 매립량이 늘고 있는 추세다.

또 다른 환경사업소 관계자는 “매립량이 늘고 있는 것을 사실이지만, 제방을 다져놓으면 몇 십센티미터씩 침하하여 사용기한이 예상보다 늘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다하더라도 소각시설이 노후화되어 가연성쓰레기를 소각하는 양이 줄어 매립량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 소각시설은 시간당 1250㎏을 소각할 수 있는 시설이다. 노후화로 현재는 시간당 900㎏을 소각하고 있으며, 하루 13톤 정도를 처리하고 있다.

광역환경사업소는 소각시설의 성능이 저하되면서 소각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매일같이 연장근무를 하여 하루 15시간을 소각하고 있다. 광역환경사업소는 가연성 쓰레기가 하루 평균 20톤 정도 들어오고 있는데 초창기에는 음성, 진천군에서 발생하는 가연성 쓰레기를 100% 처리했었다. 그러나 현재는 하루 15시간씩 소각해도 13톤 정도밖에 처리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가연성쓰레기 발생 양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시설이 노후화되어 처리량이 준 것이 가연성쓰레기 매립량이 늘고 있는 이유다.

통동리 주민들의 쓰레기반입 저지 시위를 벌이던 지난 22일 소각시설이 여과집진기에 균열이 생기는 고장이 발생하여 일주일 만인 29일 재가동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하루 반입되는 20톤의 가연성쓰레기가 7일간의 양이 한꺼번에 들어와 13톤만 소각하고 나머지를 어쩔 수 없이 매립하게 되었다.

한편, 음성군은 2008년 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 현재의 쓰레기매립장을 대체할 차기 쓰레기매립장 건립을 위해 주민설득에 전념하고 있지만, 서둘러도 내년 7월에 첫 삽을 뜰 예정이어서 음성?진천군의 쓰레기 대란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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