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선거 여론조사 부동층 64% 달해, 대선 ‘곁가지’ 우려
지지도 이기용 21.5%-박노성 14.1%, 고교입시제 이슈화

제14대 충북교육감 선거가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까지 출마를 공식선언한 후보군은 현직 이기용 교육감과 박노성 전 교육위원이다. 박 전 위원(이하 박 후보)은 교육위원직을 사퇴하고 도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뒤 본격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반면 이 교육감(이하 이 후보)은 예비후보 등록을 미룬 채 각종 행사를 통한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교육감선거의 입후보 자격이나 남은 선거기간을 감안하면 두 주자 이외에 제3의 인물은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2005년 보궐선거에서 결선투표까지 벌였던 두 주자간에 재격돌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선거는 대선과 맞물린 주민직선제로 치러지는 만큼 상당한 변수가 예상된다.

<충청리뷰>는 선거 D-50일을 맞은 지난 29일 도내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도교육감 선거에 대한 전화 설문조사(CTS방식)를 실시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미디어리서치를 통해 도내 성인남녀 1004명의 응답을 받았으며 시·군별 인구비율과 남녀성별, 연령별 가중치를 두어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09%포인트다. <편집자주>

설 문 내 용
 충청북도 교육감 선거가 유권자가 모두 참여하는 주민직선제와 과거와 같이 선거인단이 투표하는 간접선거제 가운데 어떤 방식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①주민직선제(55.1%) ②간접선거제(22%) ③모두 부정한다(6.7%) ④모르겠다(15.9%) 
  현재 충청북도 교육감선거에 출마 할 후보 예정자인 박노성씨를 알고 계십니까?
①잘 알고 있다(11.6%) ②이름과 활동 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다(25.8%) ③전혀 모른다(62.6%)
  현재 충청북도 교육감선거에 출마 할 후보 예정자인 이기용씨를 알고 계십니까?
①잘 알고 있다(14.1%) ②이름과 활동 정도는 들어서 알고 있다(25.5%) ③전혀 모른다(60.4%) 
  12월19일 대통령선거와 충청북도교육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데 알고 계십니까? 
  현재 충청북도 교육감 후보로는 박노성 후보와 이기용 후보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앞의 후보들이 충청북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다면 누구에게 투표를 하시겠습니까? 
  충청북도 교육감 후보 중 인물을 평가할 때 어떤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십니까? 
  현재 고교연합고사제 부활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고교평준화인 내신제와 비평균화인 연합고사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설문의 예상 후보자 표기순서는 예상 기호순에 따라 정했다는 점을 밝혀둔다

현직 프리미엄 對 예비후보 선거운동
①  교육감 선거제도에 대한 선호도는 현행 주민직선제(55.1%)가 간접선거제(22.2%)보다 월등하게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교육현장 일부의 주민직선제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반 유권자들의 참여 민주주의에 대한 욕구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대통령선거와 동시선거로 치러지면서 정치바람에 휘말릴 경우 향후 직선제에 대한 부정적 여론 역풍도 우려되고 있다.

②③   박노성 후보와 이기용 후보에 대한 인지도는 예상과 달리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 알고 있다’는 적극적인 응답에서 이 후보가 2.5%정도 앞선 것으로 조사됐고 ‘전혀 모른다’는 응답이 양측 모두 60%를 넘어섰다. 대선에 가린 교육감선거의 문제점이 노정된 반면 박 후보의 예비후보 선거운동이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 보면 박 후보는 청주 흥덕(잘알고 있다 21.7%) 영동군(이름과 활동 알고 있다 47.1%)에서 인지도 높았고 충주시(전혀 모른다 73.7%) 제천시(전혀 모른다 68.4%)가 낮았다. 이 후보는 출생지인 괴산군(잘알고 있다 33.4%)에서 인지도가 두드러지게 높았고 충주시(73.2%) 음성군(68.5%)이 낮게 나타났다.

④ 선거 50일을 남긴 상황에서 12월 교육감선거가 대선과 함께 치러진다는 사실에 대해 응답자의 1/3가량이 모르고(관심없다 포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동시선거로 실시되기 때문에 투표율은 높겠지만 해당 선거에 대한 관심이 정확한 후보자 선택의 관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도선관위와 지역언론의 적극적인 선거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⑤   두 후보에 대한 지지도 조사에서는 이기용 후보(21.5%)가 박노성 후보(14.1%)보다 7.4%가량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잘 모르겠다’는 부동층이 64.4%에 달해 초반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후보가 청주, 충주를 비롯한 8개 시·군에서 높게 나타났고 박 후보는 청원군에서 0.6% 우세한 것으로 집계돼 주목된다. 선거 여론조사를 맡은 한국미디어리서치측은 “부동층이 60%이상인 상황이라서 신뢰할만한 선거분석 자료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부동층이 두텁기 때문에 새로운 변수에 따른 바람선거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⑥   교육감 후보의 선택기준으로는 업무추진 능력(25.6%)-교육자적 품성(21.7%)-사교육비 절감능력(18.4%)순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 지지층은 상대적으로 업무추진능력을 많이 꼽았고 이 후보 지지층은 교육자적 품성을 선택한 경우가 많았다. 연령별로는 20~30대는 업무추진능력을 40대는 교육자적 품성, 사교육비 절감능력을 50대는 교육자적 품성을 최우선 선택기준으로 삼았다. 중등이상 자녀를 둔 40대가 사교육비 절감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⑦   고교 연합고사제 부활에 대해서는 평준화 찬성이 2.5%높아 찬반이 팽팽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절충형에 대한 호감도 14.9%에 달해 이번 교육감 선거과정에서 두 후보간의 고교입시 대안에 대한 정책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별로는 남성의 고교평준화 찬성율(39.4%)이 여성(30.1%)보다 높았고 ‘모르겠다’는 응답은 여성(26.1%)이 남성(10.2%)보다 높았다. 연령별로는 30대가 고교평준화 찬성율(48.0%)이 가장 높았고 연합고사제 찬성율은 50대(40.8%)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40대는 고교평준화 찬성(41.3%) 연합고사제 찬성(31.6%)로 조사됐다. 또한 절충형에 대한 호감도는 60대가 34.8%로 가장 높았다.

이기용 교육감 민간행사장 참석 논란
박노성 후보측은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않은 이기용 교육감과 부인이 각종 단체의 행사장을 방문하는 자체가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박 후보측은 이 교육감이 지난 27일 충북대 총동문 체육대회장에서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 등을 촬영해 선관위에 신고했다.

박 후보측은 “이 교육감은 본인 뿐만아니라 부인까지 선거운동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28일 미호중학교 총동문체육대회에서는 학교장이 교육감 부인을 참석자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다음날인 29일에는 한나라당 청주 지구당 행사장에 역시 나타나 간접적인 지지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선관위는 지난 18일 현직 양성언 제주도 교육감과 부인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경고조치 했다. 제주선관위는 “예비후보자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교육감 부부가 외부 단체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설사 직접적인 지지호소가 없더라도 의도적으로 행사 참석자들과 인사를 행위는 선거운동을 간주돼 공직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의 이같은 해석에 따라 이 교육감은 당분간 외부단체 행사 출입을 자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직 프리미엄보다 선거운동 제약에 따른 손해가 크다고 판단할 경우 예비후보 등록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 선거관계자들은 오는 11월초 이 교육감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면서 본격적인 선거 경쟁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노성 후보 네거티브 전략’ 주장
이 교육감측은 박 후보측이 ‘구태한 네거티브 선거전략’을 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교육감의 외부활동 현장을 미행하며 무단으로 사진촬영을 하고 ‘정체불명의 청년’들을 동원하고 있다는 것. 선거관계자는 “배경이 의심스런 젊은 사람들이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이번에 폭행 허위 고소사건도 오히려 저쪽에서(박후보측) 마구잡이식으로 카메라폰을 들고 시비를 건 상황이다. 박 후보는 고교동기인 모 언론사 대표와 함께 지역 교육장을 만나는등 수상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교육계 선거라면 네거티브 전략은 포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떨어지는 박 후보측은 이 교육감의 예비후보 등록 연기에 대해 ‘반교육적인 선거전략’이라고 꼬집고 있다. 주민 직선제의 취지에 따라 유권자들에게 가능한 많은 후보자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박 후보측은 방송을 통한 이 교육감과 ‘맞장 토론’을 효과적인 차별화 전략으로 삼고 있다.

박 후보측은 “이 교육감측이 예비후보 등록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는 방송사의 후보자토론회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지난번 보궐선거에서 박 후보의 적극적인 토론모습이 어필해 1차 선거에서 최고득표를 한 것 아닌가. 결국 공개토론이 두려워 충북 교육계 수장이 진검승부를 피하려 한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용-박노성, 비서진 ‘폭행시비’ 벌어져

박노성 후보 수행비서가 이기용 교육감의 비서실장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소한 사건이 발생했다. 박 후보의 수행비서인 이 모씨는 지난 27일 오후 증평에서 열린 라이온스충북지구 5지역 월례회에 참석한 이 교육감을 휴대전화기로 촬영하다 이 교육감측 손 모 비서관에게 등을 가격당해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지난 27일 이 교육감은 솔밭공원에서 열린 BBS충북연맹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한 후 충북대 총동문체육대회와 라이온스충북지구 5지역 월례회에 잇따라 참석했다. 박 후보 또한 같은 행사장에 참석하게 됐고 박 전 위원과 동행한 수행비서 이씨가 이 교육감의 일거수일투족을 휴대전화기를 이용해 촬영하는 것이 손 비서관에게 포착됐다.

손 비서관은 촬영을 하지말라며 이씨를 저지했고 이 과정에서 신체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대해 손 비서관은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하는 일이 없다고 대답해 박 전 위원 수행비서인지 몰랐다. 계속 따라다니면서 촬영을 하는 것이 기분나빠 촬영을 하지 말라고 하는 과정에서 등을 살짝 밀쳤을 뿐인데 폭행이라니 어이없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씨는 "행사장마다 직선제 운운하며 이 교육감을 소개하는 등 선거운동 위반사례가 포착돼 촬영을 했다. 그런데 손 비서관이 등을 때려 호흡곤란 증세가 일어났고 다음날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며 서로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다. / 권혁상·오옥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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