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달성농장 대표 박인목씨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

구성원들 대체로 ‘환영’ 분위기, “인격 훌륭하고 교육의지 높다”

서원학원 법인영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임시이사회(이사장 김용준)는 지난 9일 박인목(58)씨를 법인영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난 98년 최완배 전 이사장이 인도네시아로 도주한 이래 계속해서 임시재단 체제로 운영되던 서원학원이 이번에는 법인을 맞아들일 것인지 지역사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까지 영입 대상자로 박인목씨 외에 다른 카드가 없고, 구성원들 대부분이 찬성한다는 점에서 법인영입 작업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에는 서울 명성교회측이 인수 의사를 밝혔으나 학원측과 약간의 의견 차가 있어 더 이상 진전이 안됐다는 후문이다. 모 교수는 “사실 그동안 여러 사람들이 학원 인수를 희망해 왔으나 실사를 나가보면 믿음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우선협상 대상자로 한 명을 선정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며 법인영입 작업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구성원들 박씨 편 들었으나 무산
박인목씨는 지난 5년여 동안 일부 교수들이 강력하게 추천하는 다른 후보에 밀리기도 하고, 임시이사회에서 다른 사람을 선호하는 바람에 여러 차례 서원학원과 인연이 끊어질 뻔 했다. 지난 2001년 10월 교수, 직원, 총학생회, 조교노조, 산하 중고등학교 교직원 등 5개의 단위별 집단은 박씨와 김맹석 금강학원 이사장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 이 때 직원노조만이 ‘학교운영면에서는 박씨가, 부채해결 방법은 김씨가 낫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고 다른 집단들은 모두 박씨 손을 들어주었다.

이 때 결정이 되는가 싶었지만 이해동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던 전 이사회에서는 박씨 대신  김씨를 선호, 학내 구성원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先 부채해결 後 이사장 취임’을 조건으로 내걸었으나 박씨는 이사장 취임 전까지 70%, 취임 후 30%를 해결할테니 시간을 달라는 입장이었고, 김씨측은 취임전 부채해결을 약속했다. 하지만 김씨는 재산 규모와 학교운영 방식에서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는 게 당시 교수들의 말이었다.

이 일로 이 전 이사장과 이사진 전원이 사퇴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당시 이사들의 임기가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은 점을 감안, 사표를 반려했고 가장 연장자였던 이상록씨가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그 만큼 서원학원의 재단인수 작업은 시간적으로도 여러 해 걸렸지만 이 일로 인해 구성원간 갈등도 여러 방면으로 표출돼 왔다. 모 교수는 법인영입 작업 과정 중 김정기 전 총장과 사이가 벌어져 지금까지도 소원한 관계로 남아있다는 후문이다.

“학원 산뜻하게 새출발하자”
그래서 하루빨리 이 작업이 마무리돼 서원학원이 산뜻한 새출발을 해야 한다고 구성원들은 입을 모은다. 안그래도 대학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학생모집도 힘든 상황에서 서원대는 ‘주인없는 대학’으로 지역사회에서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받아 왔고, 산하 중·고등학교는 투자가 안돼 학생들이 열악하기 그지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따라서 더 이상 재단영입을 미룰 경우 조건이 좋은 인수자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도 팽배해 있는 상태다.

박씨는 학원인수 의향서를 접수할 때 부채 100억원 가량과 법인 운영자금 50억원 등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외에 재단이 대학에 진 빚 27억원도 갚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것. 그는 상당한 재력가인 것으로 알려 졌으나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재산가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모 교수는 “얼마전에 구성원 집단 별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는데 2001년과 마찬가지로 박인목씨가 새 재단 인수자로 좋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는 과거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 50억원 짜리 통장과 도장을 구성원이 지정하는 사람에게 맡기고, 대구와 서울에 있는 부동산 87억원 상당을 역시 구성원이 지정하는 사람에게 가등기 해 준다고 약속했다. 그래서 취임 후 3개월 내에 부채를 완전 청산하지 않으면 현금과 부동산을 마음대로 해도 좋다는 각서를 제출했다. 이것은 신뢰의 문제인데 그 만큼 재단인수에 자신감과 의욕을 보인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박씨는 구성원의 의견을 존중해 민주적인 학원을 운영하겠다는 의사도 피력한 바 있어 여러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앞으로 가장 큰 골치거리인 학원부채를 그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첫 번째 시험대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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