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수용하는데만 급급했던 병원과 정부 관련기관은 이제 환자의 직업교육과 인성교육 등 재활훈련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청주시내 병원의 한 정신병동
범죄비율 낮지만 끔찍한 사건많고 자살은 심각한 수준
정신과 전문의들은 정신질환자가 범죄를 저지를 확률은 일반인에 비해 상당히 낮다고 말한다. 실제로 저지르는 범죄는 많지 않지만 이들의 범죄가 사회적으로 부각되는 것은 이들이 저지르는 범죄가 사회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을 벌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린아들 2명 흉기살해
20대 아파트 투신자살

4일 오전 8시15분경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 주공아파트309동앞 화단에서 행인 김모씨(25)는 이 아파트 8층에 사는 최모씨(24)가 쓰러져 숨져있는 것을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숨진최씨의 집 안방에서 ‘먼저 하늘나라로 떠나 정말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와 정신질환 치료제가 다량으로 발견됐다며 평소 최씨가 ‘죽고싶다’는 말을 자주했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최씨가 가족들의 외출을 틈타 비관자살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하루전인 지난 3일에는 공주에서 정신질환 증세를 보여온 30대 주부가 아들 2명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자신또한 자살을 기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공주경찰서에 따르면 3일새벽 2시경 충남 공주시 계룡면에 사는 임모씨(41·농업)의 집에서 임씨의 부인 남모씨(33)가 갑자기 일어나 잠자고 있던 아들 현종군(6)과 선종군(4)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자살을 기도, 이를 목격한 남편에 의해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는 것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건현장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남씨를 공주의료원으로 옳겼으나 수십차례나 자해, 상해정도가 심해 혼수상태에 빠져있는 남씨를 충남대병원으로 이송, 치료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씨가 결혼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간질병을 앓아와 평소에도 2-3일에 한번씩 발작증세를 보이며 정신을 잃었다는 가족들의 진술에 따라 정신착란으로 인한 사고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이 들사건의 공통점은 이성적 관점에서 볼 때 정말 끔찍한 사건이 아닐수 없다. 특히 자살은 한 개인을 떠나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점 때문에 사건이 던져주는 충격은 더욱 크다할 것이다.

이제는 감추지 않는다(?)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사회일반의 정신질환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의학이 발달함에 따라 완치의 가능성도 높아졌고 자신의 병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사람이 전보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80%이상의 환자들이 아직도 치료를 거부하거나 타 방법으로 치료를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병원보다 기도원, 요양원 등이나 그냥 집에 방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신경 정신병동의 부정적 시각이 이같은 결과를 가져왔다는게 지배적이다. TV나 메스컴에서 보여줬던 부정적 영향 또한 일반인들이 선입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결과적으로 환자들이 조기치료의 시기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신경정신과의 한 전문의는 “환자나 가족은 병원치료에 더 적극적 이어야 한다”며 “정신분열증 환자가 가족의 지원을 받으면서 1년간 약을 투여하면 80%이상이 정상을 되찾을 수 있고, 우울증 환자도 항우울증 약과 치료를 병행하면 최대 60%가 회복될 수 있으며, 간질환자도 약으로 70%가 치료가능하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의는 특히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주위에서 많이 도와줘야하며 부정적으로 보는것은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청주의료원 신경정신과 신 범 식 과장(36)
자활훈련 “국가차원의 지원 절실하다”
- 정신질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인가

그렇다. 예전에 비해 삶의 여유가 생기면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돼면 스스로 상담을 해오는 환자가 늘고있다.

- 요즘 어떤 환자가 많이 찾나

예전에는 중증의 정신분열증과 불안장애와 같은 환자들만 주로 상담을 했었는데 요즈음은 우울증이나 불면증등의 비교적 가벼운 증상의 환자들도 많이 찾는 추세다.

- 정신질환자들의 범죄나 자살에 대한 시각은

정신질환자들이 저지르는 범죄는 1%도 되지 않을 많큼 미약하다. 따라서 일반인들은 환자에 대한 선입견을 갖지말아야 한다. 치료에 대한 적극성이 범죄를 줄이는 최선책일 것이다.
그러나 자살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심각하다. 우리나라에서의 10대 사망원인 중 자살로 인한 사망은 8번째이며 자살 하거나 시도한 사람중 정신과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95%나 됐다는 결과도 나와 있다. 정신과적 장애가 있는 자살자 중 특히 우울증(80%)과 정신분열증(10%)을 앓고 있는 사람의 자살이 대부분이었는데 증상이 심할때보다는 회복단계에 있을 때 자살을 할 확률이 더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장애자의 치료가 끝나가는 시기에 주위의 더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

- 정신질환자들을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은

의료원 에서는 낮병원(낮에는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밤에는 집에서 생활)을 운영하는 등 환자의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환자를 무조건 입원시켜만 상태가 호전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직업교육 등 다양한 재활프로그램이 절실하다. 그리고 병원 수용인원 또한 포화상태다. 병원의 시설확충 등이 필요하다. 국가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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