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검거된 동업자 황정웅씨 범인인도받아 영장청구
경찰 '혐의사실 박씨에 떠넘겨' 21일 영장실질심사 예정

90년대 도내 최대 어음사기 사건을 일으키고 박영자씨와 함께 미국으로 도피했던 황정웅씨(73)가 한국 경찰에 인계돼 청주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한전아줌마' 박영자씨(67)의 동업자이자 사돈인 황씨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당국에 검거돼 18일 오후 7시 인천공항에서 한국 경찰이 신병을 인도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매일>은 황씨 검거기사를 21일자 신문에 단독보도했다.

박-황씨는 1994년 2월 어음과 당좌수표를 발행하고 부도를 내 총 200여억원 규모의 피해를 끼친 것으로 추정되며 부도직전 미국으로 도피하는 바람에 수사가 진행되지 못했다.

황씨는 경찰 조사에서 모든 혐의사실을 박영자씨가 주도한 것으로 주장하며 동업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0일 박씨를  꾸민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황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해 21일 오후 2시 영장실질심사가 열릴 예정이다.

황씨는 94년 미국으로 도피했기 때문에 그 시점부터 공소시효가 정지돼 있는 상태로, 시효기간이 지났지만 처벌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매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으로 도피한 황씨는 수십억원의 채권자인 청주 D건설 송모씨가 12년간 추적끝에 꼬리를 잡혔다. 황씨의 소재를 파악한 송씨는 지난해 9월 미국 오렌지카운티 지방법원에 '원금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당시 미국 법원은 황씨에게 1994년 송씨에게 빌린 원금 16억원(약 167만 달러)에다 2년 전인 2004년 한국법원에서 승소판결이 나기까지의 이자를 연 18%씩 계산해 약 30억원을 갚도록 판결했다. 이후 황씨는 지난 1999년 말 발효된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현지 경찰에 검거돼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경찰에 인도됐다.

박-황씨의 미국 도피직후 드러난 부채는 충북투금 76억원을 비롯 5개 상호신용금고와 시중은행에서 100여억원의 대출금과 50~60여명의 개인 사채 100여억원 등 모두 200여억원대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들이 발생한 어음과 당좌수표 270여장 가운데 은행에 제시된 것은 34장에 50여억원에 불과했다. 이같은 이유는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지역 유력인사들이 신분노출을 꺼려 어음과 수표 추심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황씨의 재산은 본인 명의의 집 한채뿐인 것으로 알려져 채권자들의 채권확보는 여의치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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