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에도 비상대기 해야하는 사위들을 위해 우리가 부대로 왔어요"

딸 셋을 공군 조종사에게 시집보낸 부부가 명절을 부대에서 보내야 하는 사위들을 위해 충주의 제19전투비행단을 찾았다.

19일 부대를 찾은 신흥복(61)·윤영애씨(59) 부부는 둘째와 셋째, 다섯째 사위가 공군 조종사다.

둘째 중자씨(38)의 남편 정한진(40) 소령은 19전투비행단에, 셋째 현숙씨(36)의 남편 김원섭(37) 소령은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에 근무한다. 또 다섯째 상희씨(30)의 남편은 19전투비행단의 한상준(33) 대위다.

딸 여섯을 둔 신씨 부부는 사위 절반이 공군 조종사다. 주변에서는 이 집을 '조종사 사위 부잣집'이라고 부른다.

명절 때 모인 사위들은 공군이나 조종사 이야기가 아니면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조종사가 아닌 다른 사위들도 '이론'으로는 조종사 못지 않다.

수원에 사는 노부부가 이날 충주까지 먼길을 달려 온 것은 추석 연휴기간 동안 비상대기를 해야하는 둘째와 다섯째 사위 때문이다. 방위사업청에 근무하는 셋째 사위도 장인·장모의 부름에 선뜻 달려왔다.

조종사 사위들에 대한 신씨 부부의 배려는 신씨 자신도 미군부대에서 근무한 탓에 군 조직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경력은 위험천만한 직업이라고 손사레를 칠만도 한 조종사를 선뜻 사위로 허락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

이날 신씨 부부는 부대의 배려로 비행시뮬레이터를 체험하고, 사위들과 우리 영공 수호를 위해 한몸이 되는 전투기에도 탑승하는 기회를 가졌다.

또 신씨 부부는 사위들을 위해 준비해 온 명절음식을 부대원들과 나누며 격려하기도 했다.

둘째 사위 정 소령은 “설날이나 추석 때 친가·처가를 가본 기억이 별로 없다”면서 “우리 공군 조종사들의 수고로 국민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명절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신씨는 “딸들이 비행기를 많이 보고 자라서 그런지 조종사에게 매력을 느낀 것 같다”면서 “사위들이 조종하는 전투기가 수 백억원이고, 조종사 한명을 양성하는데 몇 십억이 든다고 하니 조종사를 세 명이나 둔 우리집은 준 재벌”이라며 뿌듯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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