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행의정감시연대 이상석 사무국장
시민단체 대안제시도 좋지만 ‘감시가 우선’ 강조

순천참여자치시민연대에 이어 행의정감시연대에서 자치단체의 예산낭비 사례를 집요하게 추적하고 있는 이상석 운영위원장은 “그냥 소설책 보드끼 하루 종일 예산서만 본다”며 농익은 전라도 사투리로 예산감시가 일상적 활동임을 강조했다.

행정정보공개청구제도를 이용해 필요한 자료를 넘겨받은 뒤 소설책을 읽듯이 매달리다보면 곳곳에서 낭비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출결의서에서 발의와 주문, 납품일자가 모두 일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일단 일부터 처리해놓고 나중에 서류를 만들었거나 형식적으로 결재가 이뤄진 증거”라는 것이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잦은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가 턱없이 증액되거나 준공검사 하루 전에 설계변경이 이뤄지는 등 들여다보면 볼수록 문제투성이인 서류들이 부지기수라는 것. 이 위원장은 전남지역 자치단체들의 공사설계변경 내역을 최고액 순위로 집계하기도 했다. 이 내역에 따르면 45억짜리 공사가 130억원대 공사로 바뀌는 등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사례가 대부분이지만 변경사유는 물가변동, 설계변경, 물량증가 등 무책임한 설명에 그치고 있다.

이상석 위원장은 “전남지역에는 20년 동안 태풍피해 공사만 하는 곳도 있다”며 “도시지역은 그래도 언론이나 시민단체의 감시기능이 작용하지만 바닷가나 산중은 이 같은 영향력이 거의 미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이 이처럼 예산 감시에 주력하는 것은 그의 독특한 시민단체론에 근거한다. “대부분의 시민단체가 행정참여와 대안 제시에 주력하고 있지만 오히려 감시와 비판 속에 대안이 있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지론이다.

이 위원장은 “순천참여연대나 행의정감시연대는 도나 시의 각종 위원회 등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그렇다보니 불려다닐 일도 없고 활동도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또 “전국적인 연대를 모색해 봤지만 마땅한 대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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