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키운 건 8할이 춤바람”
사회복지사 전문희씨 춤과 접목한 사회봉사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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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키운 건 8할이 춤바람”
사회복지사 전문희씨 춤과 접목한 사회봉사 ‘꿈’
  • 이재표 기자
  • 승인 2007.09.12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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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작고한 미당 서정주는 1939년 발표한 ‘자화상’이라는 시에서 ‘스물 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바람이었다’고 고백했다. 시작(詩作)을 향한 자신의 주체할 수 없는 끼를 털어놓은 것이다. 27살의 춤꾼 전문희씨를 키운 것도 바람이었다. “춤을 출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를 키운 건 정확히 말해 ‘춤바람’이다.

▲ 사진=육성준기자
전씨가 춤에 대한 타고난 끼를 발견하게 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였다. 증평여중 재학시절 ‘1인1운동’ 차원에서 에어로빅을 했는데, 금세 체육선생님 눈에 들어 전교생 앞에서 시범을 보여야 했다는 것. 전씨는 “남들이 영·수학원 다닐 때 무용학원을 다녔다”며 “대학에서도 무용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고 3때 몸이 아파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 전씨의 끼는 어렸을 때부터 그 싹이 보였다고 한다. 자신은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유아시절부터 재롱이 남달랐다는 것. 전씨는 “가족들이 말하길 ‘엉덩이춤을 추더라도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즐겼다’고 하더라”며 “집안에 춤추길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데 아마도 엄마에게 숨은 재능이 있었던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건강문제로 무용학과 진학을 포기한 전씨는 간호사가 되기로 마음을 먹고 먼저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땄다. 하지만 이 것도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정작 진학한 곳은 청주과학대(현 충주대 증평캠퍼스) 노인보건복지학과였다.

과대표까지 맡을 정도로 학과생활에 열정을 보였던 전씨는 노인지도자 자격증,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땄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따둔 날염자격증까지 합치면 이때 이미 자격증 4개를 확보한 셈이다.

재즈, 라틴, 댄스스포츠 차례로 점령
2002년 대학을 졸업한 전씨는 건강문제로 잠시 거리를 뒀던 춤의 세계로 다시 빠져든다. 3년을 쉬었지만 접목이 되자마자 금방 수액이 흐르고 쑥쑥 자라기 시작했다. 자격증에 대한 집착(?)이 고개를 들었고, 두 달 만에 재즈, 라틴댄스지도자 자격증을 내리 따냈다.

이어서 댄스스포츠 지도자 자격증을 땄고, 춤은 아니지만 요가지도자 자격증도 획득했다. 요가는 춤과 달리 자세와 호흡을 가다듬어 정신을 통일시키는 일종의 수행법이지만 춤의 기본인 유연성을 늘리고, 대학전공과도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도전한 분야다.

전씨는 또 노인건강체조, 다이어트댄스, 나이트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을 섭렵했다. 다이어트댄스는 말 그대로 힙합, 재즈, 태보, 나이트, 벨리댄스 등 다양한 춤을 통해 칼로리를 소모하는 체중감량법이다. 나이트댄스 역시 나이트클럽에서 응용할 수 있는 실전기술을 일컫는 것이다. 전씨는 “직장인들 중에 장기자랑용이나 실전용으로 나이트댄스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며 “하지만 기술만 전수할 뿐 몸소 나이트클럽을 출입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춤 자격증을 차례로 딴 전씨는 현재 15~20군데 사설학원, 헬스클럽, 문화센터, 여성회관, 보건소 등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매일 오전 11시부터 강습을 시작해 밤 11시가 돼야 하루 일과가 끝난다.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기 때문에 실제 춤을 추는 시간은 하루 4~5시간 정도.

수업이 없는 주말이나 휴일에는 서울 등지로 춤을 배우러 간다. 각종 협회에서 주최하는 이른바 ‘작품세미나’에 참가하는 것. 새로운 동작을 눈으로 익히고 동영상을 구입하기도 한다.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익히지 않으면 창조적인 수업이 불가능한 까닭이다.

전씨는 “춤은 나의 일이다. 일을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인정도 받고 물질적인 도움까지 생기니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달 수입을 물으니 망설인 끝에 비공개를 전제로 귀띔해 준다. 밝힐 수는 없지만 좋아서하는 일이라면 결코 적잖은 수준이다.

5~6세부터 노인까지 ‘춤 열풍’
살을 빼기 위한 춤의 대명사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에어로빅’이었다. 에어로빅은 경쾌한 음악에 맞춰 뛰며 몸을 움직이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그러나 최근의 경향은 스트레칭을 통해 난이도를 높였고, 공연예술성까지 가미한 재즈나 라틴댄스, 벨리댄스 등이 대중에게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연령층도 다양해져 전씨로부터 재즈댄스를 배우는 수강생의 연령분포도 5세에서 60대까지 고르게 퍼져있다. 사교댄스로도 불리는 댄스스포츠는 주로 노인용 관공서 프로그램으로 활용된다. 물론 고난도의 춤동작도 있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짝을 이뤄 자이브, 차차차, 살사 등을 발동작 위주로 배우고 실습도 한다.
전씨는 “댄스스포츠는 육체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만 치매 예방 등 정신건강에 큰 효과가 있다”며 “어르신들로부터 ‘아픈 곳이 없어졌다는 얘기를 들으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처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춤바람이 번지는 것은 ‘뚱뚱하면 게으르다’는 말이 명제 취급을 받을 정도로 몸매에 대한 관심이 사회적 현상이 됐기 때문이다.
전씨는 이에 대해 “춤만큼 살을 빼는데 좋은 운동이 없다”며 “2002년 이후로 10kg 정도 몸무게가 줄었다”고 말했다.

전씨는 또 “1년 이상 운동을 한 회원들은 대부분 5kg 이상 감량에 성공했다”며 “굶어서 살을 빼는 것과 달리 요요현상이 훨씬 덜하다”고 강조했다.

재즈댄스 등이 살 빼기 효과를 지속시켜주는 것은 단순한 유산소 운동의 차원을 넘어 몸 구석구석을 자극하는 등 근육량을 늘려주기 때문. 실제로 전씨의 수업은 10~15분 몸 풀기, 10분 걷기와 자세교정, 30분 본 운동, 10~15분 마무리 운동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전씨는 이 같은 과정이 “자전거를 타고 서서히 언덕을 오르다가 다시 내려오는 과정과 같다”고 설명했다.

“언젠가 전공으로 돌아갈 것”
춤은 현재 전씨의 일상이다. 지금은 너무 바빠서 여유가 없지만 벨리댄스 지도자 자격증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협회에서 주최하는 각종 전국대회에도 출전해 여러 차례 우수지도자상을 받았고,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예정이다. 자신처럼 끼가 보이는 수강생들을 전문 지도자로 육성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전씨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을 찾아 어디든 가지만 전씨에게 배워 직접 학원을 연 사람만 10명 가까이 된다.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이 지도자 과정에 관심을 보이지만 강한 트레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그러나 전씨는 “결코 전공(노인보건복지)을 버리지 않을 것이며, 결국엔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씨는 “그 시점을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40~50대가 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하지만 춤 역시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사회복지와 춤을 접목시켜서 봉사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는 얘기다.

전씨는 “이제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안주하는 삶을 살지는 않겠다”며 “지금은 그 기반을 만들어가는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씨의 춤을 엿보고 싶으면 전씨의 개인 홈페이지 cyworld.com/moon2ppp를 찾아가면 된다.

네가 재즈댄스를 아느냐…
추는 사람 신나고 보는 사람 즐겁고


재즈댄스는 미국 흑인들의 춤과 백인들의 춤이 한데 섞여 이루어진 춤이다. 실제로 라틴풍의 맘보, 룸바, 삼바를 비롯해 미국 모던풍의 찰스모던, 모던댄스, 탭댄스 그리고 클래식풍의 발레와 왈츠 등 여러 가지 요소가 포함돼 있다.

재즈댄스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27년 무렵이다. 재즈댄스가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등장해 쇼비즈니스의 세계로 진출한 것은 1930년대 후반. ‘On Your Toes(1936)’, ‘ Brigadoon(1947)’, ‘피니언의 무지개(1947)’ 등이 대표작이고 이후 ‘왕과 나(1951)’, ‘웨스트사이드 스토리(1957)’가 이를 계승한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나타난 디스코와 찰스턴, 트위스트, 고고 등은 재즈댄스에서 변형된 춤들로 대중에게 쉽게 친숙해졌다. 우리나라에는 2차 세계대전 뒤 주한미군에 의해 소개된 트위스트 등이 유행했으며, 1970년대에는 디스코 붐 속에 몽키댄스, 서핀, 고고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일종의 건강댄스로 보급됐다.

재즈댄스는 신체를 건강하게 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그 자체의 볼거리로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최근 백화점이나 문화센터 등에서 인기 강좌의 하나로 꼽힌다.

일정한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춤을 춘다는 점이 특징. 발레나 왈츠처럼 정형화된 동작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재즈음악에서 받는 느낌을 자신의 신체로 표현하는 춤이므로 재즈댄스를 배우기 위해서는 재즈음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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