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햇사레 축제 맞서 일부 농가 감곡 복숭아 축제 열어

미백복숭아의 주산지인 음성군 감곡면에는 두 개의 복숭아 축제가 있다. 하나는 지난 2002년부터 출범한 햇사레 감곡복숭아 연합사업단의 ‘햇사레복숭아 축제’다. 다른 하나는 올해 처음으로 출범하는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감곡복숭아축제’다.

이 두 축제를 추진하는 햇사레연합사업단과 감곡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추진위원단(위원장 신동원)은 서로 엇갈린 주장으로 각자의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어 지역의 특산물인 복숭아를 놓고 생산농가가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감곡농협이 주관하는 ‘햇사레복숭아 축제’가 감곡중학교에서 열렸다. 이 축제에 이어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개최된 ‘감곡복숭아 축제’가 음성 감곡IC 정보홍보관에서 개최됐다.

▲ 지난 11일 감곡중학교에서 개최된 햇사레복숭아 축제에서 복숭아 생산농민들이 복숭아 상자 쌓기 대회를 하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햇사레복숭아 축제에 이어 열린 ‘감곡복숭아 축제’는 농림부에서 추진하는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으로 감곡 권역 안에서 지역 특화작목을 기반으로 지역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의 활성화를 꾀하는 것이 목적이다.

당시 한 지역에 한 농작물로 두 개의 축제가 열려 주위의 관심을 불러 모았다. 지역민들의 관심을 모은 이 축제는 기관에서 주도하는 기존의 농촌 지원사업에서 탈피한 농민이 직접 주도하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이 감곡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은 총 61억5천만원을 농림부로부터 농촌공사를 통해 지원받는다.

이 예산은 감곡권역이긴 하지만 감곡면 전체 농가에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4개 법정리인 문촌리, 오궁리, 상우리, 왕장리 등이 권역에 속한다.
이 사업에 소요되는 예산 61억 5천만원은 한꺼번에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3년 동안 매년 평가를 해서 일정 평가 점수를 넘었을 때 연속 지원을 하는 것이다.

만약, 사업 추진이 부진하거나 사업의 일환인 축제에 주민 참여도가 저조하면 다음 해에는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이처럼 위험천만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불구덩이에 뛰어든 복숭아 생산 농가들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이들 농가들은 햇사레연합사업단이 출범하면서 한껏 기대에 부풀어 명품브랜드 이미지로 고단가를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감곡뿐 아니라 경기도 여주, 이천, 양평, 성남시까지 합세하면서 브랜드화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추진단을 출범시켜 예전의 감곡 미백복숭아의 명성을 되찾겠다고 나선 것이다.
정지태 군의원은 “이 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지도자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을 이끌어 나갈 리더가 필요한데 무보수로 자기 일을 내 팽겨 치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의원은 “감곡면에 총 37개 부락이 있는데 이 중 14개 부락이 이 사업권역”이라며 “이 사업이 성공하면 감곡면 전체로 확산되고, 또 감곡면도 성공하면 전국적인 농가수익 모델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태 군의원, “감곡복숭아 햇사레 탈퇴해야 산다”

올해 초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을 감곡농협에서 하지 않겠다고 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농촌공사에서 올 4월 께 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결정하고 나서자 감곡농협에서 8월4일 햇사레복숭아 축제를 하겠다고 했다는 것.

이미 이달 17일부터 19일까지 축제를 계획했던 농촌마을개발사업 추진단은 농협조합원들의 돈 5천만원을 들여 햇사레복숭아 축제를 하느니 예산지원을 받아 3일동안하는 감곡복숭아 축제에서 하루를 햇사레복숭아 축제를 하고 나머지 이틀을 감곡복숭아 축제를 하자는 제의 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감곡농협은 이를 거부하고 당초 4일에 계획했던 햇사레복숭아 축제를 감곡복숭아 축제 일주일 전인 11일에 축제를 거행해서 주위의 눈총을 받았다고 한다.

정지태 의원은 “자유시장의 원리에 의해 경쟁력 있는 농산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가지 필요충분조건이 있다”며 “첫째는 고품질이고 둘째는 희소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소비자가 가격을 직접 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햇사레연합사업을 하면서 이 두 가지가 다 깨졌다”고 주장했다.

복숭아는 수출입을 하기 어려운 농작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복숭아는 국내시장에서 자국민들끼리 경쟁을 하게 되는데, 한미FTA 기금을 받아 운영되는 햇사레연합사업이 기존에 명성을 갖고 있던 감곡 미백복숭아의 상품성을 오히려 떨어뜨렸다는 여론이 일게 되었다.

농산물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물량을 확보하여 대형 유통시장에 내놔야 한다는 주장과 국내시장에서 경쟁하는 농산물은 희소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경기도 일죽 지역에서도 감곡 햇사레복숭아 박스가 돌아다니고 있다는 정지태 의원은 “감곡복숭아는 햇사레를 탈퇴해야 살수 있다”며 “이미 여주, 이천, 양평, 성남시까지 퍼진 햇사레 복숭아가 어떻게 특화작목이냐”며 목청을 높였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