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잘나가는 보험인 대표이사 전격 영입
충북일보- 이벤트·노무 전문가, 경영기획 일선

위기에 처한 도내 지역신문 가운데 일부 회사들이 난제를 풀기 위한 해법으로 비언론인 출신의 외인용병을 영입하고 있다. 지금까지 지역신문의 경영구조는 사주가 직접 진두 지휘를 하거나 신문사 내부에서 성장한 사람이 관리를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신문사의 생리를 잘 알아야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지난 3월 속간 이후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충청일보와 비교적 신생의 범주에 드는 충북일보는 비언론인 출신의 경영, 관리직을 영입하는 등 조직혁신으로 해법을 찾고 있다. 새충청일보도 박재규 회장과 인척관계에 있는 박상석(38) 주성대 산학협력단 실장을 감사에 임명했다.

‘사람 하나 들고나는 것이 뭐가 대단하냐’는 평가도 있지만 관례에 비춰보면 충격요법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아직은 언론사 초년병이지만 밖에서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다르다.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서론을 내리고 있다. 본론과 결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하루 세끼 먹듯이 매일 3명 구독확장”
한병수 충청일보 대표이사 전무

▲ 한병수
속간 충청일보의 발행·편집인은 알려진대로 이규택 회장이다. 청원군 내수가 고향인 이 회장은 G7 소프트, FYD 등의 기업을 운영하다 노사대립에 따른 법인청산으로 신문발행이 중단된 과거 충청일보의 제호를 인수해 2007년 3월1일부터 속간에 들어갔다.

하지만 속간 충청일보의 행보는 옛 명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이관해 전 편집국장 등 속간 주체들의 퇴사로 인한 내부 갈등, 인력난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한병수 대표이사의 영입은 서울 사업에도 바쁜 이 회장이 한 대표이사를 내세워 책임경영을 시도하려는 것이다.

한 대표이사는 7월1일자로 관리이사에 임명된 뒤 7월18일부터 대표이사 전무를 맡고 있다. 이 회장과 내수중학교 동창인 한 대표이사는 40년지기 단짝친구다. 한 대표이사는 “기존 언론의 관행과 틀을 깨고 지역을 잘 알고 있는 자신을 통해 경영혁신을 꾀하라는 뜻에서 대표이사에 임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고정관념을 깨고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겠다”고 포부를 나타냈다.

한 대표이사는 그러나 “막상 안에 들어와 보니 구성원들이 틀에 얽매여 있고 지사를 순시한 결과 중앙지에 편승하는 시스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과거 충청일보 전성기의 부수인 4만부 이상을 복원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이사는 부수 확장과 관련해 “지방지는 신문을 파는 것이 아니라 얼굴을 파는 것이다. 하루에 세끼를 먹듯이 하루 3명의 독자는 확보해야 한다. 직원들에게도 이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1983년 현 LG화재의 전신인 범한화재 보험설계사로 보험업과 인연을 맺은 한 대표이사는 LG 화재 지점장까지 승진한 보험업계의 전설적인 인물. 2003년 퇴사한 뒤 LG화재 청원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충청일보는 한 대표이사와 함께 옛 충청일보 출신 임해순 전 전무를 논설실장으로 영입했다.

“블로거 참여 온라인 강화가 위기 탈출구”
충북일보 허민규 경영기획실장

▲ 허민규
지난 3월 매그나칩반도체 노사협력차장이라는 매력적인 자리를 내놓고 위기의 지역신문으로 뛰어든 허민규 충북일보 경영기획관리실장은 39살이라는 나이에 비해 다양한 인생 이력을 지니고 있다. 대학 졸업 후 LG반도체에 입사했으나 노사분쟁으로 퇴사한 뒤 이벤트업체 경영, 매그나칩 반도체에서 노사업무를 담당한 것이 일단 이력서에 들어갈 수 있는 주요 경력이다.

굳이 언론과 인연의 끈을 연결시키자면 충북대 재학 시절 학보사 편집장을 지냈고, 잠시 뉴페이퍼라는 주간지를 발행하기도 했다. 도의원으로 출마하기 위해 한나라당 경선에 출마했다가 박재국 의원에게 패한 것은 아는 사람들만 아는 얘기다. 이밖에도 블로그 활동에 열정을 쏟고 있으며, 네이버에 개설된 청주 맛집멋집 카페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충북일보가 허 실장을 영입한 것은 관리체계에 대기업 경영방식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허 실장은 취임 이후 양식, 보고체계 등을 정비했고, 웹 2.0시대에 걸맞은 홈페이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허 실장은 “홈페이지에 파워블로거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다시 이를 오프라인(지면)에 반영하는 등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종이신문도 중요하지만 인터넷으로 속도전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 실장은 이를 위해 “지금은 신문이 발행된 뒤에 홈페이지에 기사를 올리는 시스템이지만 인터넷 신문을 통해 실시간 기사를 내보내는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모든 지역신문들이 안고있는 ‘종이가 먼저냐 온라인이 먼저냐’하는 논쟁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것. 허 실장은 “매그나칩을 떠나 충북일보로 온다고 할 때 100이면 100명이 모두 반대했다”며 “그러나 한때는 지방신문 기자채용에 응시했다가 떨어진 적이 있을 만큼 언론인의 꿈이 늘 내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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