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전공노 기자실 손보자 ‘브리핑 거부’
음성군 제외 시·군, 기자회견 공간만 확보

진천군에 제2캠퍼스를 조성하겠다며 유영훈 진천군수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라종일 우석대 총장이 7월18일 진천군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교육부 허가 등 해결해야할 절차가 남아있어 ‘진천으로 온다, 안온다’ 말이 많은 상황에서 의지만은 분명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방문이었다.

라 총장은 이날 주민들을 상대로 한 ‘생거진천 혁신대학 강좌’에서도 “2009년 개교 30주년을 앞두고 제2창학의 심정으로 제2캠퍼스 부지를 찾고 있었고 마침 진천군의 제의가 있어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됐다”며 “지난 4월부터 진천을 오가며 현지 실사까지 마쳤고 이사회에서도 적극적으로 찬성해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라 총장의 기자회견에는 대부분의 기자들이 참여하지 않았다. 특히 기자단 소속의 5개 일간지 기자는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충청투데이 기자와 방송카메라 1대가 현장을 지켰을 뿐이다. 다음날 신문에 관련 기사를 게재한 신문은 충청투데이와 충청일보 뿐이었다. 두 신문은 관련기사를 지역면이 아닌 인물면에 비중있게 다뤘다.

충청투데이, 충청일보만 기사 다뤄
그렇다면 다른 신문들은 왜 기자회견을 보이콧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은 이틀 뒤 기자단 소속 모 일간지의 기사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기사의 제목은 ‘진천군 전시행정 빈축’이다. 기사의 내용은 단순한 MOU체결이고, 교육부 허가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초청특강이 열린 군민회관에 우석대 진천유치 현수막을 내건 것은 전시행정이라는 것. 또 기자들이 브리핑 자체를 거부해 브리핑룸이 텅비게 되자 홍보실 등 군직원을 동원해 ‘기자 행세’를 하게 했다는 것이다. 브리핑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서는 “최근 기자들의 상주는 물론 기사송고도 할 수 없게 개편한 군의 브리핑 룸에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진천군과 출입기자들의 앙금은 공무원 노조원들이 브리핑룸의 일부 집기를 들어내고 기자 상주를 금지시킨데 따른 것이다. 진천 전공노는 7월2일 브리핑룸에 들어와 기자실 형태로 배치된 집기류를 정리하고 긴의자 등 일부 집기류를 아예 밖으로 들어냈다.

공무원노조가 출범한 2001년 노조원들이 기자실 문에 못질을 하는 등 기자 전용공간을 완전히 폐쇄했다가 2006년 3월 상호 필요성에 따라 브리핑룸 형태로 부활시켰는데 과거의 기자실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자 이날 강제로 집기를 정리하고 기자의 상주를 금지한다는 안내문까지 내 건 것이다. 이에 대해 진천군의 한 공무원은 “전공노가 강제로 집기를 정리한 것 때문에 감정이 상한 것은 이해가 되지만 중요 사안에 대해 취재를 거부한 것은 문제가 있지 않냐”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충북도와 도내 12개 시·군은 전공노 출범 이후 이전의 기자실을 대부분 브리핑룸이나 기사송고실 등으로 개편했다. 다만 충청북도는 지방지, 중앙지 기자실을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음성군의 경우에는 브리핑룸도 갖추지 않고 있다. 문화공보과 한 구석에 칸막이를 치고 컴퓨터 2대와 책상 1개를 마련했을 뿐이다. 음성군은 소회의실 등을 기자회견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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