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복대 강세·용암동 10% 신장·충대 중문 주춤

“한 여름 얼음가게 매출과 맥주 소비량을 보면 상권 경기를 알 수 있다” 지난주 기자는 체감 경기를 알 수 있다(?)는 업소 사장들의 제보전화를 받았다. 청주 주요 상권 음식점들과 거래 하고 있는 대표적인 얼음가게와 주류상사의 매출 추이를 통해 뜨는 상권과 지는 상권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다는 얘기였다. 이들의 제보를 통해 청주 주요 상권의 체감 경기를 알아보았다.

여름철 얼음소비량 역시 최다
얼음 소비량이 많은 무더위가 찾아 왔다. 연일 30도 안팎을 넘나드는 찜통더위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빼앗고 건강마저 잃게 하기 쉽다. 간간이 내려 주는 빗줄기가 그나마 더위를 식혀 주고 있지만 그래도 하루 동안 오를 대로 오른 직장인들의 스트레스와 더위를 잊게 해 주는 것은 역시 얼음이 가미된 시원한 생맥주와 찬 음식이다. 바로 이런 별미를 제공하기 위해 식당가에 꼭 필요한 얼음을 제공하는 가게는 청주에서 몇 군데나 될까?

동종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청주에는 모두 10여개소의 크고 작은 얼음가게가 있다. 이 중 33년 동안 대를 이어 청주 서문동에서 ‘서울 얼음집’을 운영하고 있는 방두석 사장(34). 장인의 수십 년 생업을 이어받은 그는 현재 청주의 주요 상권인 용암·금천동과 율량·사천동, 충대 중문과 가경·하복대 상가지구, 성안동 시내 일원에 얼음을 납품하고 있다.

가경동과 용암동 일원의 주요 거래처는 1종 업소, 호프집부터 일반 음식점까지 다양한 거래처를 갖고 있다. 하복대는 라이브 카페, 충대 중문과 청대 먹자골목, 성안동과 북문로 극장가에는 패스트 푸드점과 토스트집, 생과일 쥬스를 판매하는 커피숍을 주로 거래하고 있다. 방 사장은 3㎏에 800원 하는 칵테일 얼음(각 얼음)을 놓고 볼 때에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하루 평균 300봉지(24만원), 겨울철에는 50∼60봉지(4만원∼4만8000원)를 납품하고 있다.

물론 이는 1장당(5관) 3000원꼴 하는 아이스박스용 얼음 매출을 제외한 것이다. 방 사장은 올해 상반기(7월 현재) 용암동 일원의 상가지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정도 신장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1종업소와 호프집, 주점, 노래방이 대부분인 이 지역의 상권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반면에 충대 중문 상가지역은 40% 정도 매출이 줄었다고 전했다. 대학가로 저렴한 음식 값에 젊음의 거리로 한 때 인기를 끌었지만 갈수록 경기자 좋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젊어진 성안길 매출도 쑥쑥
방 사장은 “이 지역 상가 사장들도 어려움을 토로 한다”며 “하복대 지구가 살아나고 최근 산남 3지구 지역이 새롭게 조성된 이유인 듯하다”고 덧붙였다. 방 사장은 “북문로 쥬네스 로데오 거리는 최근 젊음의 거리로 급부상 하면서 패스트푸드점과 토스트, 생과일 쥬스 판매점을 중심으로 꾸준히 얼음을 찾고 있다”며 “이 지역은 세대교체를 통해 번성했던 예전의 모습을 되 찾아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방 사장은 “유흥 상권 1번지의 명성을 자랑하는 하복대는 꾸준히 장사가 되는 듯하다”며 “봉명동은 예전의 명성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장사는 되는 편이다”고 전했다. 하복대와 가경동 상가지구에 주로 얼음을 납품하고 있는 가경얼음집 윤정환 사장은 “하복대 상가지역은 얼음 소비량이 꾸준하다”며 “얼음가게도 성수기와 비수기가 있는 만큼 잘 따져 봐야 한다”고 전했다.

방 사장은 “여름 한철 장사해서 겨울철 먹고 사는 것이 얼음가게다. 더구나 요즘 대형 업소들은 자체적으로 제빙기를 갖추고 있어 갈수록 얼음을 찾는 가게가 줄고 있다. 하지만 무더위에 제 구실을 못하는 제빙기도 많아 아직까지 얼음가게들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어떤 얼음가게는 여름 한철 얼음 장사를 하고 겨울철에는 석유 판매까지 하는 실정이다”며 “서늘한 기온이 계속되던 지난여름과 달리 올해는 조금 나은 편이다”고 말했다.

주류상사 매출도 체감경기 지수?
체감경기를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지표가 있다. 바로 주류상사의 매출현황이다. 청주·청원의 주류상사는 13개소, 후생사·체인본부(5개소)와 수입 양주 판매점(5개소)까지 합치면 모두 23개소의 도·소매점이 있다. 이 중 청주·청원 주류의 올해 6월말 현재 전체 평균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19.5%다. 조명환 전무는 “주로 소주, 맥주, 양주를 취급하고 있다”며 “매출신장의 변수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경기가 살아나는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청주 주류는 A지구인 우암, 내덕, 율량, 오창, 운천, 신봉, 봉명동 일원이 전년 대비 22%의 매출 신장률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하향세를 면치 못하던 C지구인 용암, 용정, 문의, 금천, 영운동도 D지구인 하복대, 가경, 개신동 20%에 버금갈 정도로 매출이 늘고 있다. 이 밖에 B지구인 사창, 봉명, 성안동 일부도 다른 지역에 비해 소폭이지만 12%의 매출신장을 기록해 전반적인 경기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청주·청원 주류 최봉우 회장(58)은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매출이 좋아 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능력 있는 영업사원의 충원과 경쟁업체의 부도로 인한 시장의 확대 등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어 전반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올해 들어 경기 호조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정권에 따라 울고 웃는 주류시장
대통령 즐기는 술이 시장판도 좌지우지

주류업계는 대통령이 좋아하는 술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고 말한다. 역대 대통령 중 술 잘 마시기로 소문난 이는 전두환 전 대통령. 술 좋아하기로 유명한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둘 다 군 장성 출신으로 와인 잔 밑 둥을 잘라 술 마시기 내기를 하기도 했었다 한다.
밑둥치가 잘린 술잔은 제대로 서지 않아 내려놓을 수 없고 계속 마셔야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술 하면 박정희 대통령이다. 배고픈 서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막걸리 잔을 기울였다. 그래서 막걸리 정치란 말이 나왔다. 그렇지만 정작 박 대통령이 즐겨 마시던 술은 양주 ‘시바스 리갈’이었다. 한 때 대통령의 술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김영삼(문민정부), 김대중(국민정부) 대통령 시절 유행한 술은 와인이다. 술을 잘 못 마시던 두 대통령은 와인을 즐겼고 젊은이들 사이에 신 풍속도를 낳으면서 전국 주요 시내에 와인 바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참여 정부 들어서 서민의 술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역시 ‘소주’공식석상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소주 예찬론을 펼친 것이 소주 시장의 활기를 띠게 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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