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에서 퇴직하고 유황오리 전문점 낸 사장님의 맛의 비밀

20년만에 열린 청남대에 대한 관심은 과히 폭발적이었다. 개방발표 첫날 도청 홈페이지는 다운됐고, 이미 6월까지 셔틀버스예약이 끝난상태다. 이에 문의주민들은 '청남대 특수'를 기대하고 발빠른 준비를 하고 있다. 청남대 주변 음식점들은 서둘러 리모델링하고,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오마이충북은 청남대, 그 길에 숨겨진 '맛있는 집'을 탐방하고자 한다.

유황오리 전문점, 수라가든

서울에서 공직에 머물렀다는 곽정구씨는 아내의 고향을 따라 이곳 문의까지 내려왔다. 전원생활을 꿈꾸며 물좋고 인심좋은 곳에 터를 잡은 사장님 내외는 유황오리 전문점을 냈고, 이제는 베테랑 요리사부부(곽정구 男57·김성남 女49)가 되었다.

임금님 수라상에서 이름을 따온 '수라가든'은 우리집에 귀한 손님을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든다고 한다. "사람들이 청남대 개방도 했으니까 테이블을 더 놓으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더 욕심부리고 싶지 않아요, 저희집에 찾아오는 손님이 정말 맛있는 한끼를 먹는 것으로 족합니다."

유황오리전문점은 몇 년 사이 꽤나 바람이 불었다. 유황과 한약을 먹고 자란 유황오리는 성인병을 예방하는 건강보양식으로 이름을 날렸기 때문이다. 유황은 독성이 강해서 오직 오리를 통해서만 사람에게 흡수가 가능하다. 유황오리는 성인병예방, 보양식, 피부미용에 단연 으뜸이다.

이곳의 메뉴는 26가지 약재를 넣어만든 한방백숙, 도리탕, 생구이, 주물럭이며 가격은 각각 3만원이다. 오리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근에서 갓 잡은 토종닭으로 동일메뉴를 선보인다. 가격은 2만 5천원. 또 점심메뉴로 우렁된장찌개백반(4500원), 여름에는 냉면(4000원)이 있다.
주 요리는 남편 곽정구씨가 맡고, 반찬과 후식은 김성남씨가 담당한다. "서울에서 요리학원을 다니며 한식요리사 자격증을 따놓았어요, 요리사 취미라서 욕심부려서 따놓았는데 이렇게 실력을 발휘할 줄은 몰랐네요." 손 큰 김성남씨가 특별한 인심으로 이곳의 반찬을 만드는데 보통 15가지 내외를 자랑한다. 그래서 유황오리전문점인지 한식점인지 다소 착각을 일으킨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공직에서 은퇴하고 제 2의 요리사의 길을 걷고 있는 곽정구씨의 음식맛이 이곳의 명물이다. 체육교사로, 한국체육과학 연구회 연구원으로 수십년을 보낸 그가 뜻하지 않게 음식의 길로 접어든데는 눈물겨운 사연이 있다. "처음에는 예전에 주방장을 두고 가계를 운영했는데, 계속 적자가 나는 거예요. 알고보니 주방장이 몰래 음식을 빼돌렸던 거죠, 그때부터 주방장의 길로 들어서게 됐습니다"

곽씨는 전국을 순회하며 비법을 배웠고, 또 한달간 전라도 정읍까지 내려가 요리비법을 전수받고 금의환향했다. "티스푼양까지 정확히 기록했죠, 하던 일이 연구라서 노트정리는 수월했습니다. 처음에 주방에 들어설때는 한손에 노트를 보면서 차근차근 음식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주방에서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을 보고 겁을 내던 시절이 있었죠, 물론 지금은 40∼50명 단체손님이 와도 거뜬합니다."

이러한 열정은 음식맛에 고스란히 배어나왔고, 입소문으로 유명세를 탔다. 손님의 절반이상이 예약손님이다. 한번 온 손님은 꼭 다시 이곳을 찾게 만든다고 한다. 언제나 한결같은 맛이 그 이유다. 특히 어른들은 보양식으로 백숙, 술 안주용으로는 생구이, 여성고객들은 도리탕이나 주물럭을 찾는다고 한다.
고기집의 질을 평가하려면 생고기를 먹어봐야하고, 오리집에 왔으면 오리맛이 생명. 생구이용 고기들은 보기에도 육질이 연하고 비계가 적당히 붙어 있어 신선해 보인다. 오리 특유의 비린내가 나지 않고 고기가 두껍지 않아 살짝 구어 먹으면 단백한 맛을 즐길수 있다. 또한 파절이 대신에 양배추와 채소 10여가지를 섞어 독특한 양념장으로 버무린 수라가든 표 파절이와 쌈을 사면 겨자의 톡쏘는 맛이 부드러운 육질의 맛과 잘 어우러진다. 밥을 시킬 경우 잘 발라랜 오리뼈들로 끊인 매운탕(추가 2000원)과 된장찌개가 나온다. 된장은 시골에서 직접 담근 것. 매운탕은 시원한 마무리로, 된장찌개는 칼칼한 맛으로 인기다. 또 인심후한 두 주인장은 20년동안 담근 인삼주부터 더덕, 죽순, 오가피, 매실, 산수유 술등을 손님들에게 서비스하고, 10여가지 제철과일을 갈아넣어 만든 영양만점 키위주스로 상큼한 마무리를 한다.

가격: 유황오리 3만원, 토종닭 2만 5천원, 점심메뉴 우렁된장찌개백반 4500원 냉면 4000원
예약: 오리백숙의 경우 1시간이 소요되므로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총 좌석은 44석
위치: 문의 외곽도로를 따라가다보면 문의중학교가 나오는데 바로 맞은편에 있다.
전화번호: 043-293-2791
휴일: 매주 월요일 (청남대가 개방되면 2주에 한번씩 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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