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무료 사용 보장에 30만원 성금도 전달
소녀가장 이경림양(13·중1)과 동생 상태군(12·초등5)은 이 세상에서 결코 잊혀지지도 않았고 그래서 더욱 외롭지 않았다. 둘이 쓰는 한달 용돈이 고작 1만원밖에 되지 않아도 꺼지지 않는 사회의 온정이 자신들을 감싸고 있고 주위 사람들의 따뜻한 관심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 26일 경림 상태 남매는 전혀 예상치 못한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고는 작은 가슴에 충만해 오는 벅찬 행복으로 부푼 하루를 보냈다.
소년소녀가장으로 단둘이 살아가는 경림 상태 남매의 ‘애틋한 겨울나기’ 이야기가 본보(12월22일자 제210호 7면 기획기사)에 소개되자 한국통신 충북본부는 26일 경림 상태 남매가 사는 수곡2동 영구임대 주공아파트에 인터넷 통신망 ‘메가패스’를 무료로 개설해 줬다. 이날 직원들과 함께 경림 남매 집을 방문한 이홍구본부장은 경림양이 일단 중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앞으로 2년간 메가패스 통신망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본부장은 또 이들 남매에게 30만원의 성금을 별도로 전달하며 건강하고 꿋꿋하게 살아갈 것을 당부하고 격려했다. 이본부장은 경림양에게 “동생 것까지 합쳐 두명의 한달 용돈이 1만원밖에 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무얼 어떻게 도울까 망설인 끝에 작은 성의를 마련했다”며 봉투를 내밀었다. 이본부장이 이날 건넨 성금은 이본부장이 본사에서 주최한 ‘고객가치도 평가’ 실천사례 공모전에서 개인적으로 응모, 우수상에 선정된 대가로 받은 30만원 상금 전액이다.
이날 인터넷 세상 나들이가 가장 큰 소원이었던 꿈을 실현하게 된 경림 상태 남매는 ‘인터넷으로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아직 잘 모르겠다”며 망외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직 실감나지 않는 듯 했다.
한국통신 충북본부 홍보팀 김석창 대리는 “한 대기업체에서 컴퓨터를 후원해 준 덕분에 그동안 친구집에서만 즐기던 인터넷을 할 수 있겠다 싶어 잔뜩 기대감에 부풀었다가 실망했다는 경림 상태 남매의 보도를 보고 한국통신 충북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이들 남매를 돕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작은 뜻이지만 경림 남매에게 좋은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림 상태 남매를 보살피고 있는 수곡2동 사무소의 이현미사회복지사는 “우리 사회에 온정의 샘물이 아직 마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돼 정말 기쁘고 고맙다”고 말했다.
가정불화 끝에 부모가 이혼한 뒤 어머니는 재혼하고 노동일을 전전하던 아버지마저 1년만에 가출하는 바람에 2년전 어느날 초등학교 5학년때 갑자기 소녀가장이 된 경림이는 커서 헤어디자이너가 되는 게 꿈이고 동생 상태군은 119 소방대원 아저씨가 되는 것이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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