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부른궁전·쉔부른궁전이 보여주는 아름다움
“노인·장애인·외국인 전용공원 만들 것”

독일에서 오스트리아로 넘어가는 길은 간단했다. 독일 랜드스버그에서 버스로 3시간 가량 달리니 오스트리아 짤쯔부르크시가 나왔다. EU 통합 전에는 국경지대를 통과할 때 신분증 검사 등을 했으나 이제는 통합으로 같은 나라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런 불편없이 '오스트리아'라는 표지판을 마주했다. 더욱이 오스트리아는 독일과 같은 게르만 민족이었다 분리된 나라이기 때문에 언어도 독일어를 쓴다.

오스트리아는 2/3가 산이다. 알프스 산을 끼고 있는 오스트리아는 물을 사먹지 않아도 좋을 만큼 물이 맑고 깨끗하다. 그래서 이 나라 사람들은 알프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정수해서 그대로 마신다. 모짜르트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먹고 사는' 짤쯔부르크는 정말 아름답다.

그림같은 집과 호수, 자연이 어우러진 도심과 몇 백년된 건물들 자체가 매력적인 관광상품이다. 이 도시는 오스트리아가 자랑하는 모짜르트의 고향이고 1965년 제작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도 이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모짜르트가 초연했다는 빈의 쉔부른궁전 또한 화려하고 아름답기 이를 데 없다. 전체 1144개 방 중 45개를 공개하고 있는데 최초의 여왕인 마리아 테레지아에 얽힌 이야기들이 가장 많다. 미소정상회담과 비엔나회의도 여기서 열릴 만큼 오스트리아 국민들에게는 중요한 곳이다. 빈시에서는 공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미 19세기 말부터 시 공원을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유명한 녹도 ‘빈숲’
빈시의 공공 공원 관리담당자인 후란쯔 첸은 “빈에는 쉔부른궁전·시민공원·국민공원·벨베데르공원·아우가르텐 등 5개의 왕립공원이 있다. 이 공원들은 왕족시대가 끝난 뒤 모두 공공 공원이 됐고 오스트리아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나머지 공원들은 시민들이 필요한 대로 만들어진 것이고 왕립공원과는 구별된다”며 “공원에도 유행이 있다. 처음에는 안전성 위주로 갔는데 이제는 계층에 맞는 공원이 필요한 시대다. 몇 년전에는 소녀들을 위한 공원을 만들었다. 10~20세의 남자들이 공원을 차지하는 것을 보고 만들었으나 지금은 여성파워가 세져 남녀 공동사용 쪽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노인공원과 외국인·장애인 전용공원을 설치하고 거기에 맞는 놀이시설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의 공원정책에 대해 첸 씨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은 기자는 계층별 공원을 만든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계층은 고사하고 대중적인 공원과 녹지가 절대로 부족한 청주시민으로서 부럽기 이를 데 없는 대목이었다. 오스트리아는 EU가 통합하면서 필요없게 된 북부역도 대규모 공원으로 만들었고 빈시 주위의 그린벨트도 해마다 1~2ha씩 늘려나가고 있다고 첸 씨는 말했다.

또 하나 빈시가 자랑하는 것이 빈숲이다. 시내에서 약 20분 정도 걸리는 이 곳은 빈시의 3배 넓이를 자랑한다. 이 숲 입구의 하일리겐슈타트 마을은 베토벤이 1817년 5~7월 약 2개월 동안 살았고, 제6번 교향곡 ‘전원’의 악상을 떠올린 곳이라고 해서 매우 유명하다.

그 중 ‘베토벤 산책로’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빈시에서는 녹지를 늘리기 위해 공공주택 용지에 공원을 만들면 2200유로를 지원해주는 정책을 쓰고 있다. 빈시내에는 약 1000개의 공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오스트리아=홍강희 기자

“시 공원녹지 부서 궁전 안에…자연체험활동지로 활용”
인 / 터 / 뷰  짤쯔부르크시 정원관리부서 책임자볼프강 사이코

취재단은 6월 20일 짤쯔부르크시의 정원관리부서 책임자 볼프강 사이코를 만났다. 짤쯔부르크시는 특이하게도 시청 부서가 한 건물에 있지 않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정원관리부서는 대주교의 여름별장인 헬부른궁전 안에 있었다.

1600~1800년 200년 동안 지어진 이 궁전에는 이탈리아식 물의 정원과 놀이터, 동물원 등이 있다. 장난을 좋아했던 주교 마르쿠스 시티쿠스 폰 호엔엠스는 곳곳에 혼자만 아는 분수를 만들어놓고 손님들에게 물벼락을 내렸다고 하는데, 스위치만 누르면 바닥에서 물이 솟구쳤다. 관광 온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씩 물벼락을 맞고 가곤 했다.

사이코 씨는 "르네상스 건축양식이 있는 헬부른궁전의 면적은 25만여평이다. 유료관광객은 연 30만명에 달한다. 우리 부서에서는 14개의 대공원과 13개의 소공원, 2만2000그루의 나무를 포함해 짤쯔부르크시의 녹지와 묘지를 관리하고 있다. 짤쯔부르크시의 인구는 15만명이고 녹지가 전체의 58.32%에 달한다“고 말해 녹지가 절반을 넘어섰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도시는 온통 나무로 둘러싸여 있고 외곽으로 나가자 산과 호수가 기막히게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취재단과 함께 걸으며 일일이 설명해 준 사이코 씨는 녹색도시 짤쯔부르크시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녹지는 시민·관광객들의 자유공간과 여가, 체험활동 장소로 활용된다. 이 곳에서는 자연친화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우리는 환경보호단체의 협조를 얻어 자연보호지역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최종 의사결정은 위원회에 맡긴다”고 말했다.

시민들 중에 공원을 헌납한 사람도 있다고 소개한 그는 시내에서 숲길을 따라 4km의 녹도가 조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울창한 숲길을 자랑하는 이 곳은 자동차가 다닐 수 없고 시민들의 산책길로 사랑을 받고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뻗은 녹도는 시원하고 상큼한 나무냄새로 꽉차 있었다.

유럽의 궁전들은 이렇게 당시의 역사를 전해주는 동시에 자연체험장 역할도 겸하고 있다. 건물만 단순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잘 가꿔진 정원은 환호성을 지르기에 충분했다. 거기에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위안을 주는 나무와 갖가지 아름다운 꽃, 숲이 있다. 시에서는 또 이런 시설을 잘 가꿔 대단한 관광상품으로 활용,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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