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자연보호의식으로 무장, 각 주마다 환경교육센터 설치
어린이들이 곤충·동물 사는 대자연속에서 노는 것 ‘인상적’

한국언론재단이 주관하고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주최한 ‘생태도시와 도시숲 조성’ 해외 현지취재는 영국·독일·오스트리아에서 있었다. 취재단 12명은 영국 런던(본지 6월 29일자 보도)에 이어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몇 몇 도시를 방문했다. 독일에서는 바일바흐 자연보호의 집,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지대에 있는 산림체험장, 뮌헨-님펜부르크의 보타닉가든 등지를 찾아가 여러 가지 설명을 들은 뒤 현장을 확인했다.

도심에서도 흔히 숲을 볼 수 있는 독일은 나무를 얼마나 잘 가꾸어 놓았는지 부러울 정도였다. 도시면적의 3/5이 숲으로 돼있는 금융 도시 프랑크푸르트는 도로변이 모두 녹색지대이고 전철이 지나가는 길조차 잔디로 깔려 있었다. 토끼·다람쥐·노루가 뛰어놀 정도로 생태환경이 좋은 이곳은 나무 자라는 것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가로등을 공중에 매달아 놓았다. ‘공중 가로등’은 후에 방문한 오스트리아에서도 볼 수 있었는데, 나무가 가로등을 가려도 베지 않는 장점이 있다.

독일이 얼마나 환경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는가는 독일의 정책에서 알 수 있다. 독일이 통일 후 처음 시행한 정책은 동독 엘베강 근처의 환경오염 주범 공업지역을 철폐한 것이다. 하천오염 상태가 심각했던 이 곳을 폐지하고 환경보호정책을 쓴 덕분에 현재는 엘베강이 정화됐다는 것. 이는 환경이 뒷전인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기자는 독일 어린이들이 맨발로 곤충·새·동물이 서식하는 대자연속에서 노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 곳에서는 나무와 종이의 관계도 이론으로 설명하지 않고, 그림으로 만들어 놓은 학습자료를 통해 가르치고 있었다.

떠내려온 고사목도 학습자료
또 독일의 바이에른과 오스트리아의 티롤 지방 사이에 걸쳐 있는 산림체험장 지겔비스(Walderlebnis Zentrum Ziegelwies)는 EU통합으로 폐지된 국경지대를 활용한 것이었다. 지난 2002년 두 나라의 국경이 없어진 뒤 조성한 이 곳에는 매년 6만명 이상이 방문한다고. 양 국가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만큼 재정지원도 공동부담하고 있다.

독일 바이에른주 소속 공무원인 헤베트 슈메러는 “산림과 숲에 대한 전시를 하고 회의장도 갖추고 있다. 전시회는 연 200회 정도 한다. 여기서는 숲이 어떻게 살아가는가 현장체험을 하고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그리고 나무가 어떻게 대체제 역할을 하는가도 알 수 있다. 숲은 가만히 있는 게 아니고 다이나믹하게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레히강을 끼고 1시간 동안 숲을 돌면서 슈메러 씨의 강의를 들었다. 숲을 가꾸면 홍수를 방지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2003년 홍수 때 떠내려온 고사목을 그대로 쌓아놓고, 어린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숲을 구경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나무로 만든 놀이시설을 설치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바이에른주 전지역에는 이런 시설이 5군데 정도 된다.

한편 식물 1만6000여종이 자라고 있는 뮌헨-님펜부르크의 보타닉가든에서는 각종 식물을 구경했다. 뮌헨 님펜부르크 대궁전 옆에 있는 이 식물원의 면적은 66만여평에 달하고 식물학연구소도 갖추고 있다. 연구소 인력은 100명이나 된다. 이 곳을 찾는 관람객만도 연간 50만명이라고.

온실책임자인 틸 헤겔은 “200년의 역사를 가진 보타닉가든에서는 각종 정원수를 보여주고 이에 관한 연구를 한다. 독일 전체에 식물원이 100개 정도 되고, 이 곳은 유럽 전역에서 톱 클래스에 속한다. 내년에는 베를린 식물원과 한국의 광릉수목원과도 종자 교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헤겔 씨는 우리나라의 광릉수목원에서도 근무한 적이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 독일=홍강희 기자

“채석장을 확 바꾸었죠”
독일 바인바흐 ‘자연보호의 집’

독일은 어렸을 때부터 환경교육을 잘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독일은 어린이들에게 각종 벌레나 곤충을 손으로 만지게 하고 자연속에서 직접 체험토록 하고 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자연보호의 집이다.
취재단은 지난 6월 15일 독일 헤센주 바일바흐에 위치한 자연보호의 집(Das Naturschutzhaus Weilbacher Kiesgruben)을 방문했다. 이 시설의 책임자인 마티나 태이펠은 한국인으로는 첫 방문객인 취재단에게 2시간에 걸쳐 브리핑을 하고 현장에 나가 직접 설명해주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우리 목적은 어린이들에게 친환경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어린이들에게는 환경의 중요성을 가르쳐주고 교사들을 위한 환경 세미나도 많이 하고 있다. 헤센주에는 이런 자연보호의 집이 10군데나 된다. 우리 시설은 쓰레기매립장이 있는데다 채석장까지 생기자 주민들이 환경파괴를 걱정해 시위를 하게 된 것이 계기가 돼 생겼다.

지역기업가들과 정치인들은 30년전에 먼저 GRKW(바일바흐에 있는 채석장 개발단체)라는 단체를 발족했고, 이 단체에서 자연보호의 집을 만들었다. 기업인들과 정치인들이 기금을 모금하고 파산한 회사 땅을 헐값으로 사들였다”고 밝혔다.

덕분에 환경이 심각하게 파괴됐던 곳이 미생물이 사는 지역으로 변모하고 채석장 전체 부지 중 2/3가 복원됐다는 것. 복원된 곳은 그린벨트지역과 주민들의 농경지, 스포츠센터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나머지 1/3은 복원이 안돼 채석장 형태로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마티나 태이펠은 “현재는 이 곳에서 모래와 돌을 채취해 운영비로 쓰고 있지만 10년 후에는 미생물이 사는 자연으로 복원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1년에 대략 1만5000명을 교육시키는 자연보호의 집은 건립할 때 2억원이라는 적은 돈이 들어갔지만, 현재는 학생과 교사들에게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나무로 퇴비를 만들어 농부들에게 판매도 하는 등 자연도 활용한다.

마침 취재단이 찾아간 날, 약 10명의 어린이들이 자연속에서 놀고 있었다. 이 곳에는 각종 곤충과 새, 산돼지·노루·사슴같은 동물들이 살고 있다. 자연보호의 집은 세미나실을 갖춘 사무실과 널찍한 자연체험장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49만5000평 정도 된다.

저작권자 © 충북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