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병원 입장 제각각 ‘장애인만 골탕 먹어’ 불만
이는 장애인이 보장구를 구입할 경우 최고(상한가) 80%까지 국민건강보험료를 보조한다는 내용이다. 이럴 경우 고가인 장애인용 전동휠체어와 스쿠터, 수동 휠체어, 장애인용 구두, 보청기에 대한 저소득층의 자기 부담이 20% 까지 떨어져 경제적 부담이 대폭 줄 수 있으리란 기대였다. 즉 현행 209만원 상당의 전동 휠체어는 167만원까지, 167만원 상당의 스쿠터는 133만 6000원까지 보조를 받을 수 있어 자기 부담이 그만큼 줄게 됐다. 더욱이 수동 휠체어는 48만원, 보청기는 34만원 장애인용 구두는 22만원까지 보조를 받을 수 있어 저소득 장애인들에겐 단연 희소식이었다. 그런데 정작 이런 혜택에 대해 장애인들이 알게 모르게 피해를 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 청주 동부지사의 현행 장애인 보장구 지원 사업은 보장구를 장애인이 자비로 선구입하고 보험에서 부담하는 금액을 공단에 청구하고 있어 장애인에게 일시적인 재정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 여기에 까다로운 신청절차와 제출해야 할 온갖 구비서류가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현행 장애인 보장구 보조금 신청 서류는 장애인 등록증 사본 1부, 보장구 급여비 지급청구서, 보장구 처방전과 검수확인서(의사발행), 영수증(제작업소 발행 세금계산서)등 무려 5가지나 된다. 특히 의사가 발행토록 돼 있는 보장구 처방전과 검수 확인서의 경우 병원들이 온갖 이유를 들어 발부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병원은 “애초 장애인 진단을 내린 병원이 아니라 관련근거가 부족하다.
보장구 처방을 위해선 종합적인 재검진이 불가피하고 이는 추가 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에 장애인 진단을 받은 병원으로 갈 것을 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보장구 처방을 요구하는 장애인은 대부분 뇌 병변 환자로 지체장애를 앓고 있다. 만일 타 지역에서 장애인 진단을 받고 해당 지자체의 장애인 복지카드를 갖고 있을 경우 병원 측의 주장대로라면 이들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보장구 처방을 받기 위해 해당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청주의 한 병원 관계자는 “이는 병원의 이기주의에서 비롯됐다.
한마디로 귀찮아서 보장구 처방을 꺼리는 것이다. 전자차트 등 진료기록의 네트워크가 돼 있지 않더라도 환자의 동의를 얻을 경우 병원은 해당 병원에 진료기록을 요구하고 가벼운 문진 등을 통해 보장구 처방전을 발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11년째 뇌 병변 장애 2급 환자인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J씨(43·여)는 “의사의 보장구 처방전을 받기가 정말 힘들다. 생계에 바쁜 자식들 때문에 집에만 있는 어머니에게 바람을 쐬어 드리려 전동휠체어를 사려 했는데. 한 때 입원 치료를 받은 병원조차 ‘근거가 부족하다’며 처방전 발급을 미루는 실정이다. 지역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상담하니 아무 병원이나 보장구 처방전 발급이 가능하다는 소리에 또 다른 병원을 찾았지만 똑같은 답변을 들어야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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