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교육도시에 도박산업 추진 방관할 수 없다”

마사회, 7개 도시 대상으로 선정 작업 중

마권장외 발매소 입성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 마사회가 지역 경마 고객에 대한 이용편의 및 건전한 여가 선용기회 제공, 지방세수 증대 기여 등을 내세우며 청주를 비롯 전국 7개 도시 중 2곳에 마권 장외 발매소 설치를 추진하고 나서자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사행심 조장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나섰다. 그 논란의 현장을 취재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2월28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마권장외 발매소 임대희망건물 모집공고를 냈다. 대상지역은 청주 대구 울산 전주 마산 경주 포항 창원 중 2개 지역을 개장 추진하겠다는 것.
이 임대희망건물 모집공고에 따라 청주에서는 학산건설이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디자이너클럽을 비롯하여 중부건설이 정봉동 청주역 인근, (주)신정이 명암유원지내 명암체육회관, 상당구 용암동 매직존 건물 등 4개 대상건물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사회측은 디자이너 클럽과 또 다른 한 곳 등 2개 건물이 임대 신청을 했으며 다른 한 곳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중 마사회측의 임대 희망건물에 대한 실사결과 학산건설의 디자이너 클럽이 유력한 후보지로 계획 추진되고 있다.

마사회는 이번달 말까지 건물주와 가계약을 맺고 8월 정식계약과 아울러 농림부에 최종허가를 신청한 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건물이 선정된 부산 장외발매소는 7-8월경에 개장할 예정이다.
마사회가 이같은 지역 장외발매소 개장을 추진하는 것은 지방 경마팬의 경마 접근성 확대로 경마의 대중화를 촉진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경륜, 경정, 카지노 등 경쟁산업 확산에 따른 경쟁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강하게 깔려있다.

마사회는 마권 장외 발매소가 유치되면 엄청난 지방세 수입을 올릴 수 있고 지역 상권 활성화 촉진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마사회측은 경마가 없는 날은 장외발매소를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교실로 운영하여 지역 주민 여가선용 공간으로 활용하고 마권발매소 운영 수익금의 지역 환원사업도 펼치겠다고 밝히고 있다.

도박산업에 따른 사회적 비용 손실은”
그러나 경마는 도박성을 띠어 사행심을 조장하게 되는 등 부정적 측면이 강하다는 점이다. 이에 지난 3월7일 마사회의 장외마권발매소 설치 대상 지역의 대표적 시민사회단체인 충북참여자치연대와 대구참여연대,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울산참여연대,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포항참여자치연구소 등은 건물 모집공고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장외마권발매소 설치를 반대하고 나섰다.

충북참여자치연대회의는 지난 19일 7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마권장외발매소 개장 저지를 위한 시민대책기구 구성에 관한 협의를 하고, 화상경마장 설치로 인한 피해 예상지역을 광범위하게 포괄하는 범시민대책기구 구성 추진을 결의했다.
마권장외발매소 개장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논리는 우선 도박 중독자를 양산 할 것이며 그에 따른 사회불안 요인이 증가할 것이란 점을 들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용역의뢰한 “병적도박 실태조사 및 치료 프로그램(2002)”에 의하면 2001년 기준으로 도박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와 범죄 등 국내의 사회적 손실을 연간 10조로 추산하고 있고 합법적인 도박산업 매출액도 9조원을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사행심과 도박이 성행하는 도시에서 어떻게 자녀를 키우겠는가를 묻고 있다. 마권발매소가 들어서면 향락 퇴폐업소의 동반 입주도 뻔해 생활 환경 파괴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경마의 도박성과 그에 따른 사행심 조장 문제에 대해 한국마사회 측도 부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개인에게 10만원이상 마권 발매를 하지 않는 발매 제한으로 문제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사회 장외사업팀 유성언대리는 “경마의 도박성 문제에 대해 시민사회 단체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 같다. 마권구입 한도를 10만원으로 제한하여 도박화하는 것을 막아보려 하지만 완전한 통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행심 조장 및 도박에 대한 실상은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특히 시민단체는 교육문화와 평생학습의 도시를 지향하는 청주시의 장기발전 구상에 비추어 봐도 청주에 마권장외발매소가 설치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들고 있다. 더구나 마권장외발매소가 가경동 터미널 주변에 입주할 경우 1일 3천여명의 이용객으로 교통 생활 환경이 파괴될 것이며 청주의 관문인 가경동 일대의 소비향락 산업 번성으로 도시 이미지를 실추시키게 될 것이란 점을 들고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마가 건전 레저 스포츠라고 하지만 경마는 경주마에 돈을 거는 도박이다. 하루 3-4천명이 한탕을 노리고 돈을 걸어 몇 십배, 몇 백배의 이득이 생길 수 있는 경마가 주는 환상은 땀흘려 일하는 이들의 의욕을 꺽게되어 국민 정서에도 맞지 않는다.”며 “더구나 교육문화도시인 청주에 마권발매소 도입은 어불성설이다. 타지역의 현황을 조사하여 그 폐해를 밝혀내 반대여론을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가경동 디자이너클럽 유력 후보지

장외마권 발매소는 화상 경마장과 연계된 의미이다. 우리 나라에는 과천과 제주도 등 2개의 경마장이 있고 이곳 경마장에서 경마가 화상으로 전국 28개소 장외 발매소로 중계된다. 장외 발매소는 수도권에 24개가 집중되어 있고 지방에는 부산, 광주, 대구, 대전 등 4개 광역도시에 하나씩 있다.
이번에 마사회는 청주를 비롯한 7개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하여 2개 지역에 장외 발매소 설치를 추진한다. 마사회측은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2개 지역조차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청주는 가장 유력한 대상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측은 장외 발매소 설치 기준으로 교통 접근성, 민원 유발성, 학교 정화구역 여부를 우선 살피고 건물은 250평 내외(바닥면적)에 기본시설설치 가능한 구조 및 옥외 피난 시설 구비 등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학산건설의 디자이너 클럽 건물은 현재 신축 분양중에 있고 가경동 지역의 교통접근성, 이동 인구량 등에서 가장 적합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장외마권 발매소 입주건물 분양이라는 단순한 목적 달성도 이루지만 그보다 그 건물을 포함한 인근의 상권활성화는 물론 부가적인 경제적 이득이 클 수밖에 없어 건물주들이 매달리고 있다. 시외버스 터미널 사업권을 따냈던 신모씨도 터미널에 경마 또는 경륜 장외발매소 설치를 추진했었다.
마사회 관계자는 “청주지역이 장외 발매소 설치지역으로 확정되면 시민단체도 만나 적극적으로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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