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덮여씌워 강제 차용증 작성

유흥업소 여 접대부를 돈 주고 사서 다른 유흥업소로 되파는 일을 하던 K씨와외지(타 시도)에서 아가씨들 운반을 담당하던 J씨. 이들은 청주시 외 다른 지역 다방이나 룸싸롱 등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빚이 있는 아가씨들을 돈 주고 데리고 온 다음 이자를 더 붙여 다른 업소로 팔아넘기는 일을 하고 있었다.
지난 3월 14일 충남 홍성에서 업소 종업원(M모양)을 600만원에 사 온(?) 이들. 이자를 받고 팔아 넘길 요량으로 아가씨들이 숙소로 사용하고 있던 청주 서문동에 있는 모 파크에 그녀를 데리고 있었다.
여자는 곧 돈이었고, 노래방 접대부 등 최근 수요가 많아 장사가 성황을 이루자 한 몫 확실히 챙기기 위해 보도방 확장 계획까지 세워 놓은 터였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며칠동안 얌전히 있던 그녀가 관리소홀을 틈타 사라진 것이다. 수소문을 다 해보았지만 찾을 수 없었고, 그녀를 사 온 돈 600만원이 날아갈 판이었다.

손해보고 살지 않는다’
K는 인터넷 채팅으로 만나 알게된 김모양(22·여·청주시 상당구 탑동) 등 5명과 함께 빚을 대신할 대상을 물색한다.
그들은 마침 고등학교를 자퇴한 뒤 보도방 등에서 얼굴을 익힌 정모양을 지목해 계획에 돌입했다.
지난 3월 21일 새벽 0시 30분, 언니와 함께 살고 있던 정양의 집(청주시 우암동)에 이들이 들이 닥쳤다. 그들은 그녀의 좌측 팔을 끌고 밖으로 나가 미리 대기하고 있던 승용차 뒷좌석 가운데에 태웠다.
도망가지 못하도록 쓰고있던 안경을 벗겼고 좌·우측에 끼어 앉았다.
그들은 정양에게 “000와 친구들이 가출을 했는데 왜 너와 같이 있느냐. 집에 보낸다고 해놓고 왜 거짓말을 했냐”며 폭행을 가했다.
정모양의 집에 도착할 당시 초인종을 눌러 문이 열렸는데 그곳에 정양이 남자들과 같이 있자 이를 꼬투리 잡아 그자리에서 발로차 그녀를 넘어뜨렸고, 주먹으로 몇차례 더 폭행한 다음 차에 태웠다. 그곳에서 자고있던 남자2명은 도망간 후의 일이었다.
잘못했다고 애원하는 정양을 강제로 차에 태운 그들은 차를 달려 약 1시간 후인 새벽 1시 30분 대청댐부근 도로변 벌판에 도착했다.
인적이 없고 한적해 그들이 원하던 장소였다.
“너 내가 새끼 마담생활만 6년을 했는데 어디서 네까짓게 까불어? 너 한번 어떻게 되는지 두고 봐라”며 김양은 후배 박모양(19·여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등 2명을 시켜 차에서 약 50M떨어진 곳으로 끌고갔다.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
김양과 후배들은 끌고간 정양을 무릎꿇게 하고는 주먹과 발로 온몸을 폭행했다. 몇대를 맞았는지 감각이 없어지고 정신이 몽롱하여 쓰러지면 다시 일으켜 세워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다.
약 2시간 30분 가량 계속 반복된 폭력. “정말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이었어요. 죽는 줄로만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살아났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저를 때린다음 제가 신고를 하거나 구원요청을 못하도록 휴대전화를 빼앗았고, 다시 저를 타고온 차에 태웠습니다”
폭행이 이루어 질 때 보도방 사장 K씨 등 3명은 잘(?)때리는 시범을 보였고, 근처에 혹시 차나 사람이 오는지 망까지 보았다.
순간 “차가 온다.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그리고 조용히 시켜”라는 말을 듣고 시계를 보니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사람들 움직일 때가 되고, 차들도 많이 지나다니니까 방 잡고 때리든, 어딜가서 때리든, 다른데로 가자”고 하는 J씨의 권유에 다시 정양을 차에 태우고 청주방면으로 있던 여관으로 들어갔다.
피투성이가 되고 온 몸에 멍이든 정양을 여관주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그들은 차안에서 모자를 씌웠고, 여관에 들어설때는 신고를 막기위해 주인이 보지 못하도록 카운터를 몸으로 가로막아 정양을 가렸다.
다행(?)히 주인은 정양을 보지 못했고, 일행은 무사히 여관방으로 들어갔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지 않게 화장실로(정양을) 끌고가라”는 김양의 말에 후배 2명은 욕실로 그녀를 끌고가 무릎을 꿇렸고, 피하거나 움직임 틈도 없이 만들었다.
그때부터 3명이 교대로 그녀의 얼굴, 머리 등을 마구 때리거나 걷어찼고, 그녀는 반항할 힘조차 없었다.
“물을 틀어놓고 때리면 소리가 밖에서 안들린다”는 남자들의 말에 그들은 샤워기와 욕조 물을 틀었고, 남자들 중 누군가가 수건으로 입에 재갈을 물리기도 했다.
그들은 뜨거운 물을 틀어 상처가 난 머리에 뿌려댔고, 그녀를 욕조에서 꺼내 세면기에 물을 가득 채운 후 머리채를 잡고 얼굴을 물속에 밀어넣어 숨을 쉬지 못하게 하다가 발버둥을 치면 꺼내고 또 다시 집어넣기를 반복했다.
“니들 제대로 안때리면 대신 맞아 죽을 줄 알아”라며 남자들은 때리는 소리에 따라 5점 또는 10점씩 점수를 매겼고, 때리는 소리가 작으면 반대로 점수를 깎았다.
“니네 하루가 걸리든 이틀이 걸리든 100점을 채울때까지 때리고, 못채우면 니들이 우리손에 죽으니까 빨리 채우고 니네도 쉬고, 우리도 쉬자”며 그녀들을 종용했던 것이다.
세면대에 얼굴을 넣을때 코피와 함께 세면대는 핏물이 되었지만 그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배를 때려야 표시가 안난다. 밑에서 위로 때려야 소리도 덜나고 고통이 심하다.” 남자들은 여자애들을 코치하며 공포감을 조성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들은 젖어있는 정양의 옷을 모두 벗겨 방안으로 끌고왔다.
알몸인 상태로 남자들이 있는 방안으로 끌려온 그녀. 그들은 그녀의 무릎을 꿇어 앉힌 후 반성하라며 손을 들게 했다.
“쟤도 하도 많이 맞아 감각이 없을 테니 잠깐 쉬었다 하자”는 한 사람의 제안에 그 상태로 그녀를 둔 채 그들은 맥주를 시켜 마셨다.
새벽 6시 30분 경. 이미 날이 밝아 해가 뜬 상태였다.
여관안에서 약 2시간 30분 가량 물고문과 구타를 당한 것이다.
정양을 무릎꿇린 채 맥주를 마시고 있을 때 정양의 휴대폰이 울렸다. 정양의 목소리가 들릴것을 우려한 이들은 그녀를 다른방으로 데려갔고, 김양이 전화를 대신 받았다.
그녀는 정양의 행방을 몰라 걱정하는 언니에게 “우리도 지금 00를 찾고 있다. 00가 빚이 많아 휴대폰을 놓고 도망을 갔다”며 전화를 끊었다.

섬으로 팔려가기 직전 구출  차용증 강제 작성
정양이 다른방으로 이동한 후 그들은 도망치지 못하도록 그녀의 손목에 목욕 타월을 묶고 의자로 출입문을 막았다. 얼마쯤 지났을까 그녀를 깨운 그들은 운동복을 그녀에게 입혔다.
그들의 감시하에 도망을 못했던 정양은 여관에서 나와 다시 청주 봉명동에 있는 K씨의 집으로 끌려갔다.
오후 4시쯤 볼펜과 편지지가 정양에게 건네졌다. “너를 보증인으로 하여 똑같이 옮겨 써라” 자신과 전혀 알지도 못하는 00라는 사람이 쓴 차용증을 옆에 놓고는 보증을 서라는 것이었다.
왜 그것을 써야 하는지 이유도 묻지 못하고 그녀는 공포에 떨며 그들의 요구에 따라 1600만원짜리 차용증을 써 주었다.
유흥업소에서 사온(?) 접대부가 도망을 가 600만원을 손해보자 여기에 1천만원의 이자를 더해 받아내려 한 것이다.
“쟤(정양) 팔아 넘길곳을 알아봐야 되는데 아는곳 있으면 얘기해 봐라” 그 중 한명이 차용증 작성 후 이렇게 얘기했고, 섬에 팔자는 사람, 강원도에 아는 사람이 있어 강원도 쪽으로 넘기자는 사람 등 의견이 오갔다.
차용증은 ‘K씨 에게서 1600만원을 빌려 그 이자와 함께 한달에 100만원씩 갚는다. 1년동안 K씨와 함께 일한다. 모든일을 K가 시키는 데로 한다’등의 내용이었다.

언니의 신고로 검거
그 후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정양의 언니에게서 ‘바로 연락을 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문자메세지가 박양의 휴대전화로 왔다.
문자메세지를 받자 그들은 ‘이딴식으로 해봐라. 네 언니 가만두지 않겠다. 특히 네가 행동을 잘못하면 모두다 죽는다”며 감시를 더욱 철저히 했다.
다음날 약을 사다 발랐지만 상처가 너무심해지자 이들은 정양의 상처를 빨리 낫게 해 다른 곳으로 팔아 넘길 요량으로 정양을 병원에 데려 갔다. 그리고 갈 곳이 결정이 됐는지 ‘너 강원도로 가야 되는 것 알지’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병원에 가던 날 김양의 후배 2명은 바람좀 쐬고 오겠다며 허락을 받고 그들에게서 빠져나왔다. 그들은 정양의 몸 상태가 너무 좋지 않자 겁을 먹고 그녀의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지금 00가 강금되어 있는데 너무 많이 맞아 상태가 좋지 않다. 밖에도 못나오고 지금 찾지 않으면 강원도로 팔려가니 빨리 찾아라”며 연락을 준 것이다.
언니의 신고에 의해 이들은 경찰에 연행 됐고, 끔찍했던 납칟폭력·강금 사건은 일단락 됐다.
정양은 현재 뇌진탕과 두피 개방창의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 그녀는 정신적 충격으로 그때 상황과 시간 등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그녀는 “사건이 있었던 이후 지금까지 단 몇시간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또 잠이 들더라도 자꾸만 꿈속에서 악몽으로 나타난다”며 “이 사건으로 가족들 모두 겁을 먹고 있으며 특히 대학 다니는 언니의 경우 휴학계를 내고 살고있는 방까지 처분한 후 서울에 도망을 가 있는 상태다. 모쪼록 보복이 없도록 만 해달라”고 울먹였다.
동부서 신지욱 반장은 “그들로 부터 빠져나온 다음 5일후에 찍은 사진(고소장에 첨부한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온몸에 피멍이 들고 머리도 찢겨져 피가 나는 등 얼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끔찍하다”며 “정신적 충격으로 아직도 공포상황에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보도방 업자들이 정양을 강원도로 데리고 가기위해 관리하던 도중 정양이 말을 듣지 않자 가출한 애들을 집에 보내지 않았다는 것을 트집잡아 납칟폭행·강금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직업소개소를 가장한 보도방들이 음성적으로 활개를 치고 있지만 이들은 워낙 은밀히 이루어지는데다 처벌규정 또한 미약해 이의 근절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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