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연구가 조기언씨는 지난 95년부터 서원대에서 다도를 가르치고 있다. 조씨가 교육자료박물관장인 허원교수(역사교육과)와 인연을 맺으면서 시작된 다도 강좌는 올해 7회째를 맞았다. 수강인원이 20∼40명으로 소규모 강좌이긴 하지만 이미 이 곳 박물관의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학생들에게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조씨는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차 다리기뿐 아니라 물과 도자기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전해준다. 그의 강좌는 형식적이거나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는 것이 특징. 그래서 다도 강좌에 참석한 학생들은 둥그렇게 앉아 직접 차를 만드는 기회도 갖는다. 조씨는 “생활속에서 차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차를 내오는데 2시간씩 걸리고 한복을 입으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형식적인 것을 싫어해 요즘 학생들에게 맞게 가르친다. 그러다보니 2∼3번씩 듣는 학생들도 있다”며 “차를 통해 ‘빨리빨리 문화’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빠르게 움직인다는 것은 불안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학생들은 30초 이상 같은 화면을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 급하다. 아마 이런 아이들을 자리에 앉혀 놓을 수 있는 것은 다도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가족들이 차를 마시면 대화가 늘어 화목해진다”고 말했다.
그가 차를 알고 즐기며 산 것은 30년 가까이 된다. 어릴 때부터 절을 찾아 다니며 배웠다는 그는 부산에 ‘소화방’이라는 전통 찻집을 냈다. 녹차를 마실 수 있는 대규모 찻집으로는 이 곳이 처음이었다는 것. 그 뒤 90년에 청주에 전통찻집 ‘삼화령’을 오픈하고 서울 대학로와 인사동에도 ‘삼화령’이라는 찻집을 만들었다. 그외에도 그는 해군사관학교와 원광대 사회교육원 등지에서 다도 강사로 활동했다. “녹차가 UN에서 정한 ‘인류에게 유익한 음식’ 네 번째를 차지했다. 녹차가 몸에 좋은 점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라고 ‘녹차예찬’을 하는 그는 “차는 기호식품이 아니고 정신세계와 관계된 것”이라고 정의했다. 오는 5월 조씨는 다도 강좌 수강생 35명을 이끌고 화계 쌍계사 쪽으로 ‘차문화기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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