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區 나무 철저한 관리 시스템 ‘눈길’
‘그린플래그’ 정책으로 좋은 공원 선정

영국 웨스트민스터區 공원관리단에서 일하는 데이빗 케리건(David Kerrigan)과 존 트위들(John Tweddle)은 지난 14일 취재단에게 인반크먼트 가든을 보여주며 현장설명을 했다. 웨스트민스터區는 영국에서 가장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 이들은 정원의 역사와 특징, 관리형식 등에 대해 자세히 브리핑했다. 데이빗은 템즈강 물을 막아 이 정원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통과 역사를 중시하는 민족답게 정원 안에는 역사를 말해주는 동상들이 많았다. 빅토리아여왕의 남편인 앨버트 경이 설계한 이 정원은 도심에 있다. 의자에는 나무 등을 기부한 사람들의 이름을 일일이 써놓았고,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를 인공위성을 타고 관리하는 것이 인상깊었다.

데이빗은 “나무를 언제 심고 거름을 주었는지 인공위성을 타고 사진 찍어 관리한다. 각 나무에는 고유번호가 있고 이런 기록들을 장부에 적어놓는다. 적어도 한 나무당 1년에 한 번씩 사진을 찍는다. 웨스트민스터 區에는 우리가 관리하는 나무가 가로수 7000그루, 공원에 8000그루 있다.

개인 공원에 있는 나무는 제외된 숫자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정원에는 울창한 나무와 아름다운 꽃 외에도 아담한 레스토랑과 날마다 공연이 열리는 야외공연장도 있었다. 지하철 폭발사고 등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위한 기념비도 있고 중간 중간에는 벤치를 설치, 많은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는 또 ‘웨스트민스터 트리 트러스트’라고 하는 시민단체가 나무심기운동을 벌인다고 소개했다.

1년에 5만 파운드의 기금을 모아 구청에 전달해주는데 구청에서는 이를 나무 심는 예산으로 쓴다는 것. 이 기부금을 낸 시민들에게는 세금을 면제해주는 혜택이 있다고. 이어 런던의 대표적인 공원 하이드파크로 가자 넓은 호수에서는 배가 유유자적 떠다니고 있었다. 잔디밭에 둥그런 수로를 만들어놓은 그 곳에서 시민들은 발을 담그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신기하게도 이 곳에 ‘다이애나를 기억하자’는 표지판이 있다.

다이애나의 얼굴 사진이 그려져 있어 관광객들은 너도나도 이 곳에서 사진을 찍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웨스트민스터 구청을 방문한 취재단은 두 사람의 공원 관리 책임자로부터 관련 설명을 들었으나 아쉽게도 영국 전체의 공원관리 정책과 시스템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지방자치를 철저히 하는 만큼 해당 구청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 홍강희 기자

“모든 공원에 그린플래그 다는 게 목표”
|인터뷰/ 웨스트민스터區 존 트위들

영국 웨스트민스터區 공원관리단에서 공원과 오픈스페이스 책임자로 일하는 존 트위들(John Tweddle)은 14일 방문한 취재단에게 공원관리 시스템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다. 존은 “웨스트민스터 區에는 106개의 공원 및 오픈스페이스(울타리 없는 녹지)가 있고 템즈강변에만 54개가 있다. 이런 시설을 관리하는데 연간 180만 파운드가 지출된다”며 말문을 열었다.

영국도 공원과 녹지가 많기로 유명한 나라다. 이어 존은 다른 나라에는 없는 독특한 그린플래그(녹색깃발) 정책을 소개했다. 잘 관리되고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원을 매년 선정하는 것인데 모든 공원에 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 웨스트민스터區 내의 공원 중에는 모두 8개의 그린플래그 공원이 있다.

이 공원을 선정하는 단체는 씨빅트러스트(Civic Trust)인데, 8명의 심사위원들로 구성돼 있다. 그린플래그를 달기 위한 공원의 조건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가, 안전한가, 관리가 잘되고 있는가, 지속가능성이 있는가, 역사적인 유물을 관리할 능력이 있는가, 지역공동체가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가, 어떤 마케팅을 하고 있는가, 관리면에서 서류와 실제 사용 측면이 얼마나 일치하는가 등 8가지. 10년전부터 영국 전역에서 시작된 이 정책은 이제 자리를 잡아 그린플래그를 받았다고 하면 인정받는 공원이라는 게 존의 설명이다.

영국의 이런 정책은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원과 오픈스페이스가 많기도 하지만 관리를 철저히 해서 시민들에게 훌륭한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무리 복잡한 시내 복판에도 어김없이 공원이 있어 숨통을 틔워주고 있었다.

인파가 많은 버킹검궁 앞에도 커다란 공원이 있었는데 영국시민들은 주변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누워 책을 읽거나 대화를 나누었다. 존은 또 “지난해 여름에 심한 가뭄이 들어 우리 구청에서는 개인들이 정원에 물주는 것을 통제하고 먼저 공원에 물을 주었다. 공공시설을 관리하기 위한 대책이었다”고 말해 철저한 관리정책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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