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구성원들 “학교 나아질 것” 기대감 ‘잔뜩’
청주대 총동문회는 지난 24일 설립자의 장손인 김윤배 충북석유 대표(43)가 법인의 임명을 받아 취임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총동문회는 적법 절차에 의거 민주적인 방식으로 선임된 총장이면 그가 누구이든 지지하고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이번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4년전보다 진일보해 교수사회에서 어떤 고정된 선입견에 입각하여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뿐더러, 자신만의 주장을 옳다하여 정당한 선임절차를 폄하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단호히 배격되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총동문회는 한마디로 김대표의 총장 임명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반대의견을 인정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대표가 사회적으로 잘 알려진 덕망가도 아니고, 대학행정 경험이 풍부한 경륜가도 아님에도 후보추천위로부터 만장일치에 가까운 표를 받았다는 것은 김대표의 탁월한 경영능력과 설립자의 직계 장손이라고 하는 신뢰감이 모아진 결과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김대표의 총장 임명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재단의 눈치를 보지 않는 ‘실세 총장’이 와서 투자도 늘리고 발전의 기틀을 마련해 학원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있다. 청주대의 모 직원은 “언제까지 재단 눈치보는 총장이 올거냐. 이제 우리학교에도 소신을 가지고 밀어부치는 총장이 필요하다”며 “차기 총장이 너무 젊지 않느냐는 여론이 있지만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고 일축했다.

‘굿이고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되지’

또 일부 구성원들은 김대표가 언제인가라도 전면에 등장할 것이라는 예견은 했지만 다소 이른 감이 있다며 “주인이 운영하면 학교가 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 말을 믿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언급을 회피했다. 대부분의 교수와 직원들도 이미 다 끝난 일을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것은 소용이 없는 일이라고 전제하고 잘 되도록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지역의 모 인사는 “아버지 대에서 설립자의 숭고한 뜻을 살리지 못했지만 손자가 잘해주길 바라고 있다. 대학행정 경험이 없어 믿음은 안가지만 비판을 하더라도 일단 하는 것을 보고 말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짧게 답변했다. 따라서 청주대 관계자들은 사립학교의 특성상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은 채 김대표의 총장 취임을 당연시했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되지’ 라는 모 직원의 말대로 이들은 명확한 입장표명을 극도로 꺼렸다.
한편 일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김대표의 부친인 김준철 전 이사장이 노환으로 건강이 좋지 않아 장남을 총장 자리에 앉히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는 설도 있다. 그래야 김 전 이사장이 학교에서 손을 떼도 믿음직한 줄이 있고 집안에서도 큰 소리를 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역의 특성상 40대 초반이라는 젊은 나이가 핸디캡으로 작용할 것이 뻔함에도 불구하고 김대표가 무리를 해가며 총장에 출마 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청주대는 2002년을 맞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고 차기 총장이 어떤 구도로 학교를 끌고 나갈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김대표가 출마한 계기도 “학교가 더 이상 퇴보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는 것이고 보면 김대표의 총장 취임은 청주대 발전을 확실히 담보하는 것이어야 한다. 청주지역민들은 이를 지켜보고 있다.
/ 홍강희 기자





김윤배 청주대 총장 당선자 인/터/뷰
“학교 퇴보…직접 참여해 발전 이룩하고 싶었다”
전면에 나서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을 터

최근 청주시민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입줄에 오르내리는 사람은 단연 김윤배 청주대 총장 당선자다. 본인은 이런 부분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지만 총장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젊은 나이에다가 설립자 손자라는 점, 그리고 표면상으로는 지난 96년 이사직까지 박탈당하며 학원 일에서 손을 뗐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
더욱이 김 대표는 25명의 총장후보추천위원들로부터 22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3명의 후보중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1등을 한 점도 지역민들은 흥미있는 뉴스거리로 받아들였다. 지난 24일 이광택총장 퇴임식에서 김대표를 만났다.

- 오래전부터 총장에 출마할 계획을 세웠는가.
“아직 나이가 젊어 시간을 가지고 하려 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청주대에는 어려운 일만 계속 됐고, 나는 이런 대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직접 참여를 할 수 없어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 그러다가 총장선출규정을 보고 이번에 출마해도 되겠구나 생각하고 나서게 된 것이다. 오래전부터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었다.”

- 주변에서는 김 대표가 총장선거에 출마해 많이 놀랐다는 여론이다. 어쨌든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왜 놀랐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지난 8년간 많은 구성원들과 학교발전을 위해 대화를 나눠왔는데 왜 놀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해 총장 출마를 구성원들에게 이미 기정사실화 했다는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 무엇보다도 궁금한 것이 왜 총장이 되려고 하는가이다.
“할아버지가 80년 전에 학원을 세웠고 아버지가 그 학원을 지난 50년 동안 운영해왔다. 하지만 학원은 안타깝게도 퇴보의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내가 뒤에서 학원에 관여하는 것은 잡음만 생겨 전면에 나서 반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고, 힘이 닿는데까지 학원 발전을 위해 일할 생각이다.”
한편 교수협의회를 비롯한 일부 교수들이 김대표의 총장 취임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 그는 “그들과 함께 열린 마음으로 학교발전에 노력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이미 김대표는 총장 당선자로 확정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반대여론을 의식한 듯 구성원 화합을 제1순위로 올려 강조했다.
청주고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청주대 대학원을 졸업한 김 대표는 영국 헐대학에서 정치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청석학원 이사를 거쳐 충북석유 대표이사, 국제 피플 투 피플 한국본부 부총재, 청주경실련 자문위원, 대한하키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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